폴 클로델은 이 시인에 대해 “19세기의 가장 위대한 시인”이라고 존경어린 목소리로 외쳤으며 랭보는 그가 “최초의 견자(見子), 시인들의 왕, 진정한 신(神)”이라고 선언했다. 이 찬사는 어느 시인에게 바쳐진 것일까? 이 찬사는 마리화나와 아편, 최음제를 가장 많이 사용했던 시인 중의 한명인 보들레르에게 바쳐졌다. 이 진정한 신, 이 성인의 작품들은 거의 2세기 동안 시를 사랑하는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을 매혹시키고 있다.
개인적인 경험을 이야기하자면, 대학 초년 시절, 나는 피에르 루이스의 감미로운 시에 매혹되어 있었다. 그는 정부(情婦)가 부려 2천5백명이나 되었다. 내가 18살 때 읽었던 『아프로디테』에서 그는 “사랑은 음악처럼 예술이다. 그것은 예술과 마찬가지로 섬세하고 감미로운 감동을 준다”라고 썼다. 현대 문학비평에 따르면 그는 이제까지 존재했던 가장 풍요롭고 극단적인 포르노 작가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에 아주 잘 알려진 「미라보 다리」의 시인 기욤 아폴리네르도 성(性)의 전문가였는데, 그는 보들레르의 시집 『악의 꽃』에 서문을 쓰면서 “라클로, 사드, 레스티프 드 라 브르톤느, 네리시아를 비롯해서 18세기 말의 모든 철학작가들은 현대문학을 형성했던 정신의 근원에 놓여 있다”라고 적은 바 있다. 아폴리네르가 인용한 모든 작가들은 포르노, 마약, 칸다리딘 같은 최음제를 사용했던 작가들이다. 아폴리네르는 “프랑스 문학의 명예는 작가들이 자유로운 작품들을 생산하여 위선자들에게 충격을 주었다는 점에 놓여 있다”라고 지적한다. 프랑스 작가들의 작품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방탕한 성과 사람과 꿈 사이에 존재하는 밀접한 관계를 주제로 제시하고 있다.
비록 마약중독자이고 자유연애가들이긴 하지만 프랑스와 그리고 전 세계가 자랑하고 있는 이 작가들에 대해 한국인은 어떤 판단을 내릴 것인가? 작가들의 사생활이 난잡하다고 하여 그들을 도덕적인 관점으로 비난할 것인가, 아니면 사생활과 작품을 구분하고 오직 작품으로만 그들을 이해할 것인가?
성을 강조하는 프랑스 문학의 특성은 20세기에 들어 사라지기는커녕 그 영역을 넓혀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아무런 제약 없는 자유를 행사하는 것은 예술 창작에 있어 거의 이론의 여지가 없는 전제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장 콕토는 아편 흡연과 동성애를 풍요로운 문학을 생산하기 위한 토대로 간주하고 있다.
콕토와 마찬가지로 동성애를 행했던 장 주네는 이러한 방탕의 태도를 다음과 같은 용어로 설명한다. “경이와 변화를 체험하고 위험을 감수하며 불명예에 몸을 맡기는 것은 사회적 제약과 코미디에 반(反)하는 것이다. 프루스트나 지드와 같은 동성애자가 이 코미디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받아들인다면 그때 그들은 작가 자신을 속이고 그들이 이야기하는 모든 것은 거짓말이 되는 셈이다. 나는 사기를 거부한다. 주인공의 행동과 모험을 끔찍하고 음란한 쪽으로 밀고 나감으로써 내가 과장하게 된다면, 그것은 진실을 향해 나가기 위함이다.”
이 모든 것은 아마도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도덕적 착란이 결국 하나의 다른 유형의 순응주의가 아닐까 하고 반박할 수 있지 않을까! 그때 전통적으로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도덕에 엄격하게 매혹되어 있는 한 나라, 가능한 한 미풍양속을 권장하고 괴상한 행동을 억누르고자 하는 나라의 문학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사실 한국에 대해 말하자면 도덕성이라는 용어보다는 엄숙함이라는 용어로 말해야 할 것이다. 아직까지도 한국에서는 섹스숍이나 포르노영화가 극히 드물다. 반면 이미 35년 전에 일본의 아사쿠사 거리에서는 이 섹스산업이 번창하고 있었다. 심지어 공무원 응시자용으로 만들어진 한국문화에 관한 한 책자에서 13세기에 불교가 쇠락하게 된 주된 이유 중의 하나로 몽고에 의한 탄트라교의 유입을 들고 있다. 이 탄트라교의 요소들은 무엇보다도 지금은 경복궁에 있는 경천사지 13층 석탑을 장식하고 있는 조각에 반영되어 있다. 탄트라교에 대한 현대 연구에 따르면 서구문학에서 서술하고 있는 많은 특징들, 즉 성, 마약, 다양한 유형의 위반과 같은 속성들이 나온다.
나는 여기에서 한국문화에 스며들어 있는 이 엄격함의 여러 요소들에 대해 장황하게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 예술철학가 고유섭(1904～1944) 씨는 『한국미술평론집』의 35쪽에서 “근본적으로 고상함의 필요성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한국 예술작품은 모든 색채가 없어져야만 한다”라고 지적했다. “3가지 색채, 5가지 색채, 7가지 색채 이론들은 이루 예술가들에게 아무런 흥미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색깔들을 제거하려는 끈질긴 노력은 적막미의 미학, 쓸쓸한 희열을 고양하는 미학을 만들어냈다.”
격렬하고 찢어진 우리 시대는 위안도, 길고 쓸쓸한 희열도 추구하지 않는다. 우리 시대는 어떤 빛, 순수함, 신선함을 위해서 도덕적 또는 종교적 교조주의를 부정하고 증오하며 강하게 밀쳐버린다. 그런데 이 신선함은 연꽃처럼 만개하기 위해서 죄악의 진흙에서 나오는 악취를 요구하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