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 청소년문학상은 청소년들의 정서순화와 전인교육에 기여하고 내일의 한국문학을 이끌어 나갈 문학영재를 발굴 육성하기 위해 지난 1993년부터 시행하여 금년으로 8회째를 맞는 청소년 문예장학사업이다.
올해는 전국의 중고교생 가운데 문예자질이 뛰어나 소속학교장의 추천을 받아 시와 소설 부문에 응모한 2,058명의 학생 가운데 60명을 선발하여 지난 8월 1일부터 4일까지 3박 4일간 교보생명 인재개발원에서 문예캠프를 개최하였다.
이 기간 동안 학생들과 함께 생활한 6명의 심사위원들이 캠프 마지막날 한자리에 모여 대산 청소년문학상 및 청소년들의 문학교육에 관한 좌담회를 가졌다.
대산 청소년문학상과 문예캠프에 대하여
- 박범신 : 3차산업인 보험업을 하는 교보생명이 대산문화재단을 통해 문화예술의 1차 산업이라 할 수 있는 문학에 관심과 투자를 아끼지 않는 점에 작가의 한명으로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 김명인 :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하는 대산 청소년문학상은 그동안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모든 분야와 마찬가지로 장차 우리 문단의 주역은 지금의 청소년들이며 그중에서도 대산 청소년문학상을 거쳐간 많은 학생이들이 중심 역할을 해주리라 믿습니다.
- 권택영 : 저는 무엇보다도 3박 4일의 캠프 동안 갑자기 젊어졌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솔직이 캠프 첫날에는 4일동안 여기서 어떻게 지내나 했는데 이제는 이 60명의 청소년들과 함께라면 얼마든지 여기서 재미있게 더 지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임철우 : 근래에 와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많은 문학 경연대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산 청소년문학상은 문예캠프를 통해 다른 대회와는 달리 심사위원들에게도 배움의 장이 되고 있습니다. 저의 경우 올해와 작년 두차례에 걸쳐 예심과 문예캠프를 함께 하며 오히려 학생들로부터 얻은 것이 많았습니다. 요즘 아이들의 생각이 무엇인가를 직접 경험할 수 있었고 이들의 눈빛을 통해 이들의 소중함을 깨달았습니다.
- 김승희 : 이번 문예캠프에는 예심을 통과한 60명이 참여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60명 이전에 이번 행사에 응모한 2천여명의 소중한 학생이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않될 것 같습니다. 일부에서는 문학이 죽었다고 하지만 사실은 이들 2천여명의 응모 학생만큼 우리 문학은 개간되었습니다. 이들에 의해 개간된 우리 문학이 큰 결실로 이어질 수 있도록 대산문화재단은 캠프 참가자들 뿐 아니라 응모자 모두에게도 관심과 배려를 아끼지 않았으면 합니다.
- 강형철 : 무엇보다도 대산 청소년문학상은 문학에 뜻을 둔 학생들에게 참여의 기쁨과 좌절의 아픔을 모두 경험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문학인이 되기 위해서는 도전하고 좌절하기도 하며 다시 도전하는 체험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대산 청소년문학상의 선발 및 시상 제도에 대하여
- 김승희 : 응모에서 탈락한 2000명의 학생들에 대한 혜택이 전혀 없는데 반하여 수상자들에게 주어지는 장학금 규모가 너무 큽니다. 문학의 보상이 결코 경제적인 것은 아님에도 어린 학생들이 문학을 돈으로 평가하게 하는 비교육적인 측면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 강형철 : 대상, 금상, 은상, 동상 수상자 규모를 줄이고 장려상을 신설하여 문예캠프에 참가할 수 있는 학생의 규모를 60명에서 100명 정도로 늘렸으면 합니다.
- 박범신 : 대학 졸업까지 등록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급받는 대상 수상자에 대한 혜택이 너무 큰 것이 사실입니다. 대상 수상자에게 돌아가는 장학금 규모를 줄이고 이를 금상이나 은상 수상 학생에게도 배분하여 보다 광범위하게 인재를 육성해야 합니다.
- 김명인 : 일부에서 대산 청소년문학상만이 가진 교장 추천제에 대해 이견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교장추천에 의한 응모 제한에도 불구하고 응모자가 2천명을 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현재와 같이 소속학교의 추천, 심사위원 예심, 문예캠프 백일장의 3단계 선발방식은 유지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다만 열의를 갖고 응모하는 학생들에게도 뭔가 혜택이 돌아가야 합니다. 최종 수상자들의 장학금 규모를 줄이고 응모자 모두에게 작품집을 보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 임철우 : 현재 문예특기자 입시의 활성화에 따라 대산 청소년문학상 수상자들이 각 대학 입시에서 많은 혜택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커다란 보상이라 생각하며 장학금 규모는 축소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문예캠프 프로그램에 관하여
- 박범신 : 캠프기간 동안 심사위원의 자리가 너무 높은 것 같습니다. 학생들과 심사위원이 함께하는 프로그램이 대부분 공식적인 일과뿐입니다. 진정한 의미의 함께 생활하는 캠프가 되었야 할 것입니다. 시인이 되고 싶은 학생은 시인과 함께, 소설가가 되고 싶은 학생은 소설가와 함께 식사도 하고 자유로운 대화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합니다.
- 김명인 : 특별히 캠프에는 참가학생 이외에도 역대 문예캠프에 참가하였던 대학생들이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이들은 절정문학회라는 동인모임도 결성하여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산문화재단이 지향하는 지속적인 문학인재 육성을 위해 이들에 대한 지원도 확대해야 할 것입니다.
- 임철우 : 짧은 캠프 기간 동안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려다 보다 학생들에게 미리 짜여진 일과표대로 움직이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생들이 캠프에서 규제에 의해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자율적으로 일정을 꾸려가게 했으면 합니다.
- 강형철 : 주최측의 통제에서 오는 경직됨도 있지만 학생 스스로도 수상을 앞둔 경쟁에 매여 자유로운 캠프생활이 어려운 것 같습니다. 최근 빈번하고 있는 대형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불가피한 통제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것을 고려하면서도 학생들이 자유롭게 문학을 체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었으면 합니다.
입시위주의 학교교육 속에서 우리 청소년들의 올바른 문학교육 방향에 대해
- 권택영 : 학생들과 대화하며 느낀 가장 큰 문제점은 우리 학생들이 우리 문학에 무지하다는 것입니다. 최근 우리는 우리 역사와 전통의 우수성을 강조하며 교육에도 이러한 면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문학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의 많은 좋은 문학작품들이 학교교육과 출판사들의 외면을 통해 학생들과 단절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역사와 전통의 우수성을 논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올바른 문학교육을 위해 무엇보다도 우리문학을 실질적으로 많이 읽을 수 있도록 해 주여야 합니다.
- 김승희 : 동감입니다. 그래도 이번 캠프 기간 중 개최한 문학의 밤 순서에서 한 학생이 김수영의 ‘사랑의 변주곡’을 낭송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다른 대부분의 학생들도 주옥같은 우리문학 작품을 찾아 소개하는 것을 보고 안도감을 느꼈습니다. 어차피 문학작품은 누구의 강요가 아니라 스스로 찾아읽어야 합니다. 이번 문예캠프와 같은 행사를 통해 학생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우리 문학을 발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합니다.
- 강형철 : 역시 가장 효과적인 교육방법은 독서인 것 같습니다. 이 기회에 대산문화재단에서 중․고등학생들을 위한 독후감 경연대회를 신설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