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의 종합문학상인 대산문학상의 2010년도 예심이 마무리되었다. 지난 6월부터 3달 동안 진행된 예심 결과 시 부문에 10작품, 소설부문에 8작품이 본심 대상작으로 선정되었다(표 참조). 심사 대상 기간은 2009년 8월부터 2010년 7월까지였으며 심사위원은 시 부문 안도현(시인, 우석대 교수), 이형권(평론가, 충남대 교수), 최정례(시인), 소설부문 박성원(소설가, 동국대 교수), 심진경(평론가), 우찬제(평론가, 서강대 교수), 천운영(소설가) 이었다.
올 예심 결과를 정리하면 시 부문에서 중견급 시인들의 활약이 두드러졌고 소설 부문에서는 신진급 작가의 약진과 다양한 방식과 주제를 아우른 작품들이 선정되었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시 부문에서는 전체 10작품 중 과반수가 40~50대 중견 이상의 작가들이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고형렬, 마종기, 정진규 등 시단을 이끌어 온 저력 있는 시인들의 필력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고, 도발적인 실험 정신보다는 정통 서정에 기대면서 차분하게 내실을 기하는 작품들이 우세하였다. 젊은 시인들의 시집들을 더 많이 포함시키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미래파 이후의 또 다른 새로움을 암중모색하고 있는 신진들의 작품 분위기가 감지되어 일말의 기대감을 갖게 하였다.
장편만을 대상으로 한 소설 부문에서는 중견 작가들뿐만 아니라 30대 신예들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이는 한국문학의 세계화에 대한 요청, 독자와 좀 더 가깝게 소통하려는 작가의 욕망, 그리고 문학 시장의 요구 등에 부응한 결과로 질적으로도 수준 높은 작품의 생산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장편소설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최종 후보작에 오른 작품들은 특유의 긴 호흡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세계를 조망하는 작가 특유의 개성적 시각, 깊어진 내공에서 오는 탄탄한 구성 등으로 심사위원들을 사로잡았다. 일일이 거명할 수는 없지만 본심에 오르지 못한 좋은 장편소설이 두드러졌다는 평이다.
본심은 단심제로 운영되는 희곡, 평론, 번역 부문을 포함해 9월부터 두 달 동안 진행되며 수상작은 11월 초에 발표된다. 시상식은 11월 26일(금) 오후 6시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 시 부문(10편) 작가 작품 출판사 고형렬 나는 에르덴조 사원에 없다 창비 김소연 눈물이라는 뼈 문학과지성사 마종기 하늘의 맨살 문학과지성사 박주택 시간의 동공 문학과지성사 손택수 나무의 수사학 실천문학사 윤의섭 마계 민음사 이정록 정말 창비 장석주 몽해항로 민음사 정진규 공기는 내 사랑 책만드는집 최승자 쓸쓸해서 머나먼 문학과지성사
■ 소설 부문(8편)
작가 작품 출판사 구경미 라오라오가 좋아 현대문학 김미월 여덟 번째 방 민음사 박형서 새벽의 나나 문학과지성사 신경숙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문학동네 이문열 불멸 1, 2 민음사 정이현 너는 모른다 문학동네 하성란 A(에이) 자음과모음 한 강 바람이 분다 가라 문학과지성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