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꿀같이 환한 노을이 여름의 끝자락을 달굽니다. 여전히 가을은 멀고 여름은 깁니다. 그러나 초록이 지쳐 곧 단풍이 들 때처럼 우리들은 도서관이나 서점의 책속으로 들어갑니다. 그곳에서 책은 나의 애인이 되고, 나의 품격이 되기도 합니다. 광화문 교보문고가 새 단장을 하여 이번 가을에 다시 문을 연다고 합니다. 그곳은 “네가 자주 가는 곳”이고 “네가 읽은 책들”로 가득합니다. 책과 가까이 하는 가을은 기쁨을 주는 유희이자 신성한 도락이겠지요. 자, 그럼 “너를 말해주는” 정갈한 책의 향기를 음미하러 같이 가보실까요?
이번 가을편 문안 선정을 위해 인터넷 공모와 선정위원들의 추천을 통해 총 32편의 후보문안이 올라왔다. 총 7명의 선정위원(노재현 중앙일보 논설위원, 은희경 소설가, 이지희 포스트비쥬얼 대표, 최승호 시인, 윤상철 교보생명 고문, 박치수 교보생명 홍보팀장, 곽효환 재단 사무국장)이 이를 대상으로 3번의 투표를 거쳐 괴테의 명언을 변용한 글과 김기택 시인의 시 「풀벌레들의 작은 귀를 생각함」 가운데 괴테의 명언 변용문을 가을 문안으로 최종 결정하였다. 지난 여름 힙합 가사를 인용한 광화문 글판에서 느껴진 젊음의 힘과 신선함이 월드컵 거리 응원전을 더욱 뜨겁고도 시원하게 만들었다면, 이번 가을 글판은 역사적인 광화문 복원과 함께 역시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오래된 진리를 다시 찾는 계기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