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문화재단 웹진

한국문학의 두 얼굴, 김동리 박목월을 낳은 경주

- 동리목월문학관과 동리목월문학상

글 / 장윤익_문학평론가. 동리목월문학관장. 경주대학교 명예교수. 1939년생

저서 『문학현장의 이론』『북방문학과 한국문학』『열린문학과 닫힌문학』『지방화시대의 문학』『경주의 소설문학』『산 넘고 물 건너』 등

나는 1984년부터 약 2년간 프랑스에 체재하면서 발자크문학관, 빅토르 위고 문학관, 스탕달문학관, 찰스 디킨스 문학관, 셰익스피어문학관 등 십여 개의 문학관을 찾아보았다. 작가들이 남긴 문학적 업적과 생활은 그 자리에서 예술의 영원한 가치와 숨소리를 전달하고 있었다. 그 숨소리를 듣는 순간, 경주에도 김동리 선생과 박목월 선생의 문학관이 건립되어야 한다는 막연한 생각이 떠올랐다.

그 후 1995년 2월 경주대학교 총장으로 부임하여 4년의 총장임기를 마치고,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돌아가면서 나는 유럽 문학관 방문 때의 감동으로 동리목월문학관 건립사업을 시작했다.

문학을 애호하고, 김동리, 박목월 선생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아 2001년 2월 ‘동리목월기념사업회’를 조직하고, 경주시와 협력하여 경주시비, 경상북도비, 국비 지원 등 43억여 원의 비용으로 건물과 조경, 유품전시가 완성되어 2006년 3월 24일 ‘동리목월문학관’이 개관되었다.

개관식과 더불어 시작된 제1회 동리목월문학제는 제2회, 제3회, 제4회로 이어지면서 동리목월문학심포지엄, 동요경연대회, 동리목월백일장, 음악회 등 다채로운 행사로 전 국민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다음 해 2007년 2월 3일에는 소설과 수필 창작을 공부하는 동리반과 시 창작을 공부하는 목월반으로 편성된 ‘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이 설립되어 제1기생 76명 졸업, 2008년 2월 제2기생 100명 졸업, 금년에는 제3기생 130명이 입학하여 4개 반으로 편성되어 문예창작수업을 받고 있다. 동리반과 목월반은 한국 중진 소설가, 수필가, 시인, 문학평론가 8명의 교수가 강의를 담당하고 있다.

▲ 동리목월문학관 전경

매월 마지막 주일에 실시하는 특강에는 강석경, 권지예, 김주영, 김지연, 박범신, 서영은, 오탁번, 윤후명, 황충상, 강석호, 박양근, 정목일, 문인수, 신경림, 신달자, 신세훈, 오세영, 유안진, 이건청, 이근배, 이기철, 정진규, 허만하, 허영자 등 한국의 저명 소설가, 수필가, 시인 등이 강의를 담당하고 있다. 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은 2년 동안에 35명이 문단에 등단하고, 올해 4개 신문 신춘문예에 당선하여 경주시민들과 문인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동리목월의 시와 소설을 찾는 강연과 음악축제〉행사가 경주의 콩코드 텔, 대구의 계명아트홀, 포항의 효자아트홀에서 3회째 계속되고, 6회의 〈시낭송회〉, 〈시낭송 강좌〉, 〈동리와 목월의 작품소재를 찾는 문학기행〉, <초중고 교사 문예창작 특수교육 연수>를 실시하여 경주를 비롯한 인근 도시는 물론 전국에 알려진 문학예술의 요람지가 되고 있다.

‘동리문학상’은 동리 선생이 서거한 후, 문하생들 모임인 동리기념사업회가 기획하고 동리 선생의 아들들이 후원하여 상금 1천만 원과 부대비용 5백만 원 정도의 비용으로 10회까지 지속되어 왔다.

그러나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주관하는 각 5천만 원의 상금이 걸린 ‘동인문학상’과 ‘황순원문학상’에 비하여 동리 선생의 문단적 위상만큼 품격을 인정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었다.

이러한 사실을 안타깝게 여긴 동리목월기념사업회장, 경주시장, 한수원 (주)월성원자력본부장과 대외협력실장 등이 모여 동리문학상 5천만 원, 목월문학상 5천만 원, 심사비 및 시상식 비용 3천만 원 등 총 1억 3천만 원을 월성원자력본부가 해마다 지속적으로 협찬한다는 협약서를 작성하고, 2008년 8월 기자회견을 통하여 ‘동리목월문학상’ 제정을 공표했다.

한국의 중진 소설가 10명, 시인 10명의 예심위원이 대상 작품을 엄선하여 소설 10권, 시집 20권을 본심 심사위원위원회에 넘겼다. 동리문학상 본심위원은 최일남, 박완서, 윤후명 소설가와 이어령, 권영민 문학평론가 등이 위촉되고, 목월문학상 본심위원은 김종길, 문정희, 이기철 시인과 최동호 문학평론가 등이 위촉되었다. 본선에 올라온 작품은 두 차례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동리문학상은 이제하 소설가, 목월문학상은 허영자 시인이 결정되었다. 동리목월문학상은 전 국민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12월 5일 경주에서 성대한 시상식이 거행되었다.

올해 동리목월문학상은 지난해처럼 그대로 지속된다. 문학인들과 국민들에게 더 사랑받는 문학관과 문학상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