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만 해도 터키의 문학 관련 상의 숫자는 열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적었다. 그런데 최근 10년 동안 30개 가량의 문학상이 신설되었다. 과거에는 문학상이 적다는 것이 문제가 되었는데, 지금은 과도하게 많다는 이유로 불평하는 이들도 있다. 물론 문학상이 적으면 독자들이 우수한 작가와 작품을 접하는 데 걸림돌이 되지만, 반대로 문학상이 너무 많으면 혼란이 야기되기도 한다.
터키에서는 공화국민당이 1945년에 소설문학상, 그리고 1946년에 시문학상을 수여함으로서 최초로 문학상 제도가 시작되었다. 최초로 공화국민당 소설부문상을 수여 받은 작품은 할리데 에딥 아드와르(여류 소설가, 1884～1964)의 『시넥리 바칼 골목 사람들』이었으며, 시 부문에서는 자힛 스트크 타란즈(시인, 1910～1956)의 『서른 다섯 살』이란 제목의 시집이었다. 위 두 작가는 터키 소설사와 시사에 커다랗게 자리 매김된 위대한 작가로서 중․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서 항상 언급된다. 1950년대에는 잡지가 주관하는 시문학상이 한두 개 있었고, 1970년대에 들어서는 대부분 작가의 이름을 딴 문학상이 제정되기 시작했다.
터키에서는 문학상의 권위 여부에 대한 논쟁이 많다. 그 이유는 터키 작가들 대부분이 우익 계열 작가, 좌익 계열 작가, 이슬람 계열 작가, 민족주의 계열 작가로 분류되어 있고, 각 이념에 맞는 신문이나 문예지 등이 자신들의 성향에 적합한 작품 및 작가들에게 상을 수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이 글에서 터키의 하나의 특정한 문학상만을 언급하는 것은 객관성을 무시하는 것이기에, 이들 중 모든 사람들이 문학적 권위를 인정하는 문학상을 선별해 장르별로 언급하고자 한다. 이런 방식은 터키 작가들이 다양한 이념을 갖고 그것에 따라 작품 활동을 한다 하더라도, 작가들 혹은 독자들이 인정하는 대표적인 문학상이 따로 존재하며, 따라서 그것들에 의거한다는 것을 밝혀둔다.
그 문학상들을 제정 연도별로 순서에 따라 소개해 보면 아래와 같다.
첫 번째로, 이미 터키의 유수한 작가들 중 여러 명이 수상한 ‘유누스 나디’ 문학상이 있다. 유누스 나디(1880～1945)는 현재까지도 터키 지식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유수 일간지인 줌후리엣(공화국) 신문을 창간한 사람이며 줌후리엣 신문사는 그의 사후 1947년부터 ‘유누스 나디’ 문학상을 수여하기 시작했다. 수여 부문은 시, 단편소설, 장편소설 그리고 사진이 있다. 터키에도 우리나라처럼 각 신문사가 주관하는 문학상들이 있는데 그 중 위에서 언급한 ‘유누스 나디’ 문학상과 밀리예트(민족) 신문이 주관하는 ‘밀리예트’ 문학상이 가장 알려진 문학상들이다.
터키의 문학상들 중 독자들이 인정할 뿐만 아니라, 작가들도 수상하길 염원하는 문학상으로는 각기 단편소설과 시 부문에 수여하는 ‘사잇 파익’ 문학상과 ‘베흐쳇 네자티길’ 시 문학상이 있다. 사잇 파익 문학상은 터키의 대표적인 현대 소설가인 사잇 파익이 타계한 다음 해인 1955년에 제정되었으며, 한 해 최고의 단편 소설을 선정하여 상을 수여하고 있는데 터키 단편 소설의 이정표 같은 역할을 해오고 있다. 또한 수상한 작품들과 작가들은 터키 단편 소설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 베흐쳇 네자티길 시문학상은 터키 현대시의 기틀을 잡은 베흐쳇 네자티길을 기려 1980년 제정된 것인데 현재까지 터키 시문학상 중 최고 권위를 자랑하고 있다. 이 상의 첫 수상작은 일한 베르크(1916～ )의 『이스탄불 책』이었다. 터키의 모든 시인들은 이 상을 받는 것을 최대의 영광으로 여기고 있다.
이외에도 꽤 알려진 문학상으로는 ‘오르한 케말’ 소설문학상, ‘세다트 세마위’ 문학상, ‘제말 슈레이야’ 시 문학상, 상금 액수가 터키 내 최고로 알려진 ‘아이든 도안’(터키 유수 일간지 휴리에트 신문의 재단) 문학상 등이 있다. 이들 문학상의 대부분은 작가의 이름을 딴 것들이다. 또한 터키에서 수여되는 문학상들의 심사위원들의 대부분은 우리나라처럼 과거 그 문학상을 수상했거나, 수상하지는 않았지만 저명한 작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