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문화

소설 주인공보다 더 극적인 발터 벤야민의몇 가지 장면에 관하여

디지털 현실 속에서 구원과 신성을 성찰하다

라이따이한에 관한 거짓 혹은 진실

삶의 주인이 되는 길

선택과 배제를 넘어서

“내가 세상을 견뎌낼 수 있었다면, 그것은 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시대의 해방구 학교 앞 막걸리집 산골소녀들은지금 어디에 있을까 레드 콤플렉스 번쩍했던 순간들 환멸의 기원

책상은, 책상이다?

운명, 미워하지 않는다

폭설 속에 새긴 궁핍한 시절의 꿈 하나

빈자리

신촌, 유령이 떠도는 거리

눈이 오는가 북쪽엔 함박눈 쏟아져 내리는가너를 남기고 온 작은 마을에도

일제하 최고 베스트셀러,박계주 소설 『순애보(殉愛譜)』

문학은 시대를 성찰할 수 있는가 시 부문 - 낭만적 과잉의 시쓰기 소설부문 - 삶과 역사에 대한 노작가의 견인주의 평론부문 - 문학 , 밀거래된 꿈을 유통시키는 최후의 통로 번역부문 - 유려한 문장으로 원작 재창조

詩샘

판의 미로 데자뷰

밤에 듣는 밤 이야기

뻐끔담배 우산을 꽃이라 불러보는 오후 새들은 어디서 날아오나 시간을 담는 용기 흔해빠진 자살 여행

문학현장

평론부문 - 문학 , 밀거래된 꿈을 유통시키는 최후의 통로

글 | 정효구_평론가, 충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1959년생
평론집 『존재의 전환을 위하여』『시와 젊음』『20세기 한국시와 비평정신』『몽상의 시학 : 90년대 시인들』 등

남진우 평론집
『폐허에서 꿈꾸다』

문학, 밀거래된
꿈을 유통시키는
최후의 통로

남진우가 한꺼번에 무게감 있는 두 권의 평론집을 출간하여 문단에 대한 애정과 실력을 과시하였다. 그 두 권의 평론집은 『나사로의 시학』과 『폐허에서 꿈꾸다』이다. 전자가 시를 대상으로 삼은 평론집이라면 후자는 소설만을 대상으로 삼은 평론집이다.
이번 대산문학상 평론 부문의 수상작으로 선정된 평론집은 위의 두 권 가운데 『폐허에서 꿈꾸다』이다. 이 평론집을 읽으며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미덕을 새삼스러울 정도로 새롭게 음미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첫째는 평론의 처음도 중간도 마지막도 문장의 힘에 있다는 사실이다. 그의 평론은 예민한 감수성과 지적 사유의 깊이와 넓이를 지닌 자가 보여줄 수 있는 우아한 세련미를 자랑하였다. 그의 평론집을 읽는 내내 이 문장의 힘이 견인하고 추동하는 힘은 상당히 강력하고 매력적인 것이었다.
둘째는 자칫하면 ‘화자우월주의’에 빠지기 쉬운 평론가의 태도와 어조를 극복하여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소통의 장으로 들어갈 수 있게 하는 분위기를 창조하였다는 점이다. 그의 글은 차분했고 그는 계몽하거나 재단하려 들지 않았다. 이른바 수평사회가 도래한 이 시점에 그의 이와 같은 태도와 어조는 시의적절하였다.
셋째는 평론이 궁극적으로 예술이자 문학창작의 한 영역에 속하는 것일진대 심미적 안목과 문학적 감성을 수준 높게 갖추고 있다는 것이 평론 창작에도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실감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남진우가 평론가이기 이전에 시인으로서 상당한 경지를 열어보였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 것이다. 이런 그의 시적이며 문학적인 감성은 그가 평론 활동을 하는 데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 문학작품이 지닌 미적 성감대에 접속할 수 있는 능력, 그것은 평론을 살아 있게 만드는 중요한 자원이다.
넷째는 성실한 독서의 힘이다. 성실한 독서를 하였다는 것은 평론가의 글쓰기가 작가의 문학작품 이상으로 새로운 텍스트 생산에 성공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읽는 것이 곧 쓰는 것이며, 작가와 평론가는 공저자의 위치에 있다고 생각할 때, 작품의 구석구석까지 성실하게 답사하는 평론가의 모습은 글에 대한 신뢰감을 높여준다.
다섯째, 문학에 대해 끝까지 자존심과 희망을 놓지 않는 그 마음과 믿음이 돋보인다는 점이다. 남진우는 “개인이든 공동체이든 미래에 대한 비전 없이 계속 살아갈 수는 없다. 문학은 우리 시대에 밀거래되고 있는 꿈을 유통시키는 최후의 통로로 남을 것이다”라고 책머리의 글을 통하여 문학에 대한 그의 소견을 피력하였다. 여기서 확인되는 ‘자존심’은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문학적 고고함이다. 그리고 ‘희망’이란 폐허 속에서도 길이 있다고 믿으며 그 길을 찾는 적극적이며 낙관적인 자세이다.
위와 같은 점들과 더불어 한 가지 더 언급하자면 이 책 속에서 보여주고 있는 한국 근대문학사 100여 년에 대한 심층 구조의 조감도가 인상적이라는 점이다. 남진우는 다소 도식적이기는 하나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헤테로토피아의 세 가지 개념으로 우리근현대문학사의 전개과정을 일람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독법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그가 헤테로토피아에 주목하면서 현재의 우리 문학을 푸코적인 의미에서의 실향증과 실어증의 현상으로, 그리고 현란한 유희이자 미로의 중첩 현상으로 읽고 있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
이제 글을 마칠 때가 된 것 같다. 글을 마치면서 남진우의 『폐허에서 꿈꾸다』에서 느껴지는 한 가지 아쉬움을 언급해야 할 것 같다. 그것은 그의 독서경험과 그의 상상력이 너무나 서구중심적인 것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근대 예술가이자 지성인의 전범으로 손색이 없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가 통과해온, 그리고 그를 성장시키고 훈련시킨 서구적 교양과 지식 세계는 이제 다른 것에 의해 보충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