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문청들의 등용문, 대산대학문학상이 11회 수상자들을 발표하였다. 대학생 특유의 패기와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발굴하여 한국문단에 새로운 얼굴들을 꾸준히 공급해 온 대산대학문학상은 교보생명의 후원을 받아 대산문화재단과 창비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올해 수상자 선정을 위해 2012년 9월부터 11월 중순까지 시, 소설, 희곡, 시나리오, 평론, 동화 부문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작품을 접수 받았다. 그 결과 총 7백66명이 1천9백37편의 작품을 응모하여 부문별 1~3명의 심사위원을 위촉, 투명하고 공정한 심사를 진행하였다. 어느 해 보다 흥미롭고 독특한 작품이 많아 심사위원들에게 읽는 재미와 선정의 부담감을 함께 안겨주었던 이번 대학문학상은 부문별 수상자 1명씩을 선정하고 수상자들에게 등단 자격 및 상금 5백만 원 그리고 해외문학기행의 기회를 수여하였다.
수상작품의 면면을 살펴보면 ▲시 부문은 거침없고 활달한 언어들이 쏟아져 나와 전투를 치르는 언어의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언어의 물욕, 언어의 사심, 언어의 돌출과 이물감이 사물들을 느닷없이 헤집고 벌려놓는 장면이 신선한 권지연(서울예대 문창과 1)의 「폭력의 역사」외 4편 ▲소설 부문은 길들여지지 않은 상상력이 압도적이고 타협하지 않고 끝까지 밀어붙이는 패기가 돋보인 장희태(광주대 문창과 3)의 「시안, 쥐와 함께 잠들다」 ▲희곡 부문은 젊은 나이답지 않은 예스러운 조숙함이 노력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자신만의 개성으로 승화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한 손유미(동덕여대 문창과 3)의 「달무리」 ▲평론 부문은 난해한 배수아의 소설세계를 섬세한 문체로 점검해 나가고 배수아의 급진성을 정확히 지어낸 김선우(동아대 철학과 4)의 「독학자 그리하여 이행하는 자의 산문 - 배수아와 이행하는 말과 이야기들」 ▲시나리오 부문은 이야기 구성이나 등장인물들에게서 개성과 힘이 느껴지고 소시민의 삶을 따뜻하게 지켜보는 작가의 시선이 인상적인 이호선(서울예대 극작과 1)의 「내 이모」 ▲동화 부문은 활달한 어조와 과장된 상황, 그러면서도 전복적 상상력으로 웃음과 울음의 의미를 짚어보는 주제의식 등에서 신인다운 패기와 의욕이 엿보인 정수민(숭실대 국문과 3)의 「언제나 웃게 해주는 약」 외 1편이 선정되었다. 수상작과 수상소감은 《창작과비평》(동화는 《창비어린이》) 2013년 봄호에 수록되었다.
시상식은 1월 10일(목) 광화문 교보빌딩 23층 세미나실에서 개최되었다. 1백여 명의 하객이 모인 이번 시상식에서는 강영숙 소설가가 심사 경과와 수상자들에 대한 문학적인 충고를 총평을 통해 건네주었다. 최원식 평론가는 격려사를 통해 문단의 새내기들을 환영하는 한편 끊임없이 정진해줄 것을 당부하였다. 5회 대산대학문학상 희곡 부문 수상자인 지경화 작가는 축사자로 참여하여 좋은 출발을 하게 된 후배 수상자들을 축하해 주었다. 수상자들 역시 수상소감을 통해 짧은 소회를 밝혔는데 오랜 기다림과 자신과의 싸움 끝에 대산대학문학상이라는 격려를 얻게 된 수상자들의 소감에 많은 하객들이 공감하고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이후 수상자들은 2013년 1월 23일부터 2월 2일까지 해외문학기행을 실시하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베를린, 프랑스 파리, 리옹, 영국 런던 등지에서 진행된 이번 문학기행을 통해 수상자들은 요코 다와다 작가와의 간담회, 리옹3대학교 한국학과 학생들과의 만남 등의 문학 프로그램에 참가하여 문학적 지평을 넓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이번 대산대학문학상 심사위원은 다음과 같다.
• 시 : 김기택(시인), 이수명(시인), 이정록(시인) • 소설 : 강영숙(소설가), 김숨(소설가), 김종광(소설가) • 희곡 : 최창근(극작가, 연출가), 최치언(극작가, 연출가) • 시나리오 : 이정향(영화감독) • 평론 : 최원식(평론가, 인하대 교수) • 동화 : 김이구(아동문학가), 노경실(동화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