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무방과 들병이와 장삼이사들을 만나다-김유정의 실레이야기마을
지식산업의 중심, 출판의 안과 밖 해방 후 상업출판사의 형성과 발전 그리고 베스트셀러를 만드는 네 가지 전략 전집(全集), ‘모두’를 모아 읽게 해주려는 로망 순문학의 죽음과 이야기의 탄생
조선 재건에 헌신한 농사꾼 출신 영의정의 궤적-김육의 『잠곡유고』
문학의 풍경 자동차 이력서 진실은 반박당하기 쉽다 낙서의 기술
수상작 선정｜ 어둠 속에도 빛을 발한 2015 한국문학의 별들 제23회 대산문학상 수상자 인터뷰 수상작 리뷰 시 부문｜타국에서 촉발되는 혈연의식과 간절한 언어 수상작 리뷰 소설 부문｜나는 서 있어 이 이야기 앞에 수상작 리뷰 희곡 부문｜'딱 중간에 서는 인생' 의 연대기이자 현대사 수상작 리뷰 번역 부문｜제3세대 번역가의 탄생
장서표 산책
‘실천문학’. 김남일 하면 우선 떠오르는 단어이다. 현재 그가 몸담고 있는 도서출판 《실천문학》 때문이기도 하지만, 말 그대로 그는 작가로서 ‘실천문학’의 길을 걸어 왔다. 80년대 이후 문학운동의 현장에는 언제나 그가 있었다. 1983년 《우리 세대의 문학》으로 등단한 그는 ‘자유실천문인협의회’의 편집간사를 시작으로 ‘한국작가회의’에서 국제, 노동위원회와 사무국장과 사무총장 등을 두루 거쳤다. 그리고 ‘베트남을 이해하려는 젊은 작가들의 모임’과 ‘한국-팔레스타인을 잇는 다리’ 그리고 ‘아시아문화네트워크’ 등을 만들어 활동하면서 제3세계의 작가들과 문학적 연대를 모색했다. 또 그는 소설가로서 장편소설 『청년일기』, 『국경』, 소설집 『일과 밥과 자유』, 『천하무적』, 『세상의 어떤 아침』, 『산을 내려가는 법』 등의 작품을 꾸준히 발표했다. 특히 근년에 상재한 ‘문명과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들에게 토끼인간의 입을 빌려 경고’하는 내용의 장편 『천재토끼 차상문』은 많은 평자와 독자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그러다가 쓰러졌다. 세상과 세월이 그의 건강을 갉아먹고 있었던 것이다.
‘정저지와(井底之蛙)’. 그에게 소설가의 삶을 가져다준 사자성어이다. 고등학교 새내기 첫 국어시간, 선생님의 질문에 그만이 그 뜻을 대답해서 칭찬을 받았다. 그 후 당연히 국어시간이 즐거웠고 자연스럽게 문학의 바다에 빠졌다. 한국문학 전집 100권을 독파하면서 그는 평생 글 쓰면서 살게 될 것 같다는 예감을 했다. 또 대학 신입생 때는 오발탄의 작가 이범선 선생에게 작문을 배웠는데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제목의 수필로 출석금지(?)를 당했다. 당시 장발 단속의 실태를 문제제기한 글이었는데 그의 글이 얼마나 훌륭했던지 ‘너의작문은 이미 학점 A+이니 수업에 들어오지 말라’는 선생의 엄명에 하산(?) 경험을 했던 것이다. 과연 학창시절의 일화가 소설가답다.
‘신화’와 ‘아시아’. 요즘 김남일의 두 가지 키워드다. 그는 2010년 수술을 받고 몸조리를 잘해서 다행히 의사로부터 거의 완치 판정을 받았다. 당시 병상에서 삶과 죽음의 문제를 천착할 수밖에 없었던 그는 ‘신화’에 관한 책을 놓지 않았다. 얼마 전에 후배 소설가 방현석과 함께 출간했던 『백 개의 아시아』는 그가 지금까지 관심을 가져왔던 ‘아시아’와 ‘신화’의 조우를 통한 문화 가치 탐구의 결과물이었다.
그에게 ‘실천문학’은 첫 직장이자 마지막 직장이다. 1982년 무크지로 발행되었던 실천문학의 첫 편집장이었던 그는 2014년부터 대표를 맡고 있다. 하지만 곧 대표직을 내려놓을 예정이다. 건강상의 이유이기도 하지만 그는 항상 ‘들꽃’을 만날 수 있는 길 위에 서있고 싶기 때문이라고 한다.
10여 년 전에 새긴 그의 장서표에는 들꽃과 함께 길 위에 서 있는 그의 바람이 담겨져 있다.
길 위의 ‘실천문학’ - 소설가 김남일
글과 판화 남궁산 ㅣ 판화가. 1961년생
생명연작 판화와 '장서표'(EX-LIBRIS)제작에 몰두, 저서 『생명, 그 나무에 새긴 노래』 『인연을 새기다』 등
길 위의 ‘실천문학’
소설가 김남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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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문학’. 김남일 하면 우선 떠오르는 단어이다. 현재 그가 몸담고 있는 도서출판 《실천문학》 때문이기도 하지만, 말 그대로 그는 작가로서 ‘실천문학’의 길을 걸어 왔다. 80년대 이후 문학운동의 현장에는 언제나 그가 있었다. 1983년 《우리 세대의 문학》으로 등단한 그는 ‘자유실천문인협의회’의 편집간사를 시작으로 ‘한국작가회의’에서 국제, 노동위원회와 사무국장과 사무총장 등을 두루 거쳤다. 그리고 ‘베트남을 이해하려는 젊은 작가들의 모임’과 ‘한국-팔레스타인을 잇는 다리’ 그리고 ‘아시아문화네트워크’ 등을 만들어 활동하면서 제3세계의 작가들과 문학적 연대를 모색했다. 또 그는 소설가로서 장편소설 『청년일기』, 『국경』, 소설집 『일과 밥과 자유』, 『천하무적』, 『세상의 어떤 아침』, 『산을 내려가는 법』 등의 작품을 꾸준히 발표했다. 특히 근년에 상재한 ‘문명과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들에게 토끼인간의 입을 빌려 경고’하는 내용의 장편 『천재토끼 차상문』은 많은 평자와 독자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그러다가 쓰러졌다. 세상과 세월이 그의 건강을 갉아먹고 있었던 것이다.
‘정저지와(井底之蛙)’. 그에게 소설가의 삶을 가져다준 사자성어이다. 고등학교 새내기 첫 국어시간, 선생님의 질문에 그만이 그 뜻을 대답해서 칭찬을 받았다. 그 후 당연히 국어시간이 즐거웠고 자연스럽게 문학의 바다에 빠졌다. 한국문학 전집 100권을 독파하면서 그는 평생 글 쓰면서 살게 될 것 같다는 예감을 했다. 또 대학 신입생 때는 오발탄의 작가 이범선 선생에게 작문을 배웠는데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제목의 수필로 출석금지(?)를 당했다. 당시 장발 단속의 실태를 문제제기한 글이었는데 그의 글이 얼마나 훌륭했던지 ‘너의작문은 이미 학점 A+이니 수업에 들어오지 말라’는 선생의 엄명에 하산(?) 경험을 했던 것이다. 과연 학창시절의 일화가 소설가답다.
‘신화’와 ‘아시아’. 요즘 김남일의 두 가지 키워드다. 그는 2010년 수술을 받고 몸조리를 잘해서 다행히 의사로부터 거의 완치 판정을 받았다. 당시 병상에서 삶과 죽음의 문제를 천착할 수밖에 없었던 그는 ‘신화’에 관한 책을 놓지 않았다. 얼마 전에 후배 소설가 방현석과 함께 출간했던 『백 개의 아시아』는 그가 지금까지 관심을 가져왔던 ‘아시아’와 ‘신화’의 조우를 통한 문화 가치 탐구의 결과물이었다.
그에게 ‘실천문학’은 첫 직장이자 마지막 직장이다. 1982년 무크지로 발행되었던 실천문학의 첫 편집장이었던 그는 2014년부터 대표를 맡고 있다. 하지만 곧 대표직을 내려놓을 예정이다. 건강상의 이유이기도 하지만 그는 항상 ‘들꽃’을 만날 수 있는 길 위에 서있고 싶기 때문이라고 한다.
10여 년 전에 새긴 그의 장서표에는 들꽃과 함께 길 위에 서 있는 그의 바람이 담겨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