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권의 시집이 본심에 올라온 시부문에서는 『천일馬화』(유하 作)와 『지리산』이 심사위원들의 주목을 받았다. 『천일馬화』는 경마장이라는 천민자본주의의 현장을 돋보이는 언어구사로 신랄하게 풍자하고 있다는 점이, 『지리산』은 시인이 땀흘리며 온몸으로 답사한 백두대간의 한 자락을 치열한 사유를 거쳐 개성있게 그려놓은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논의 끝에 유하의 시가 내적 침잠을 거쳐 한차원 높아지기를 기다리기로 하고, 지리산에 관한 한 완벽한 산행시집인 이성부의 작품을 수상작으로 결정하였다.
심사위원들은 본심에 올라온 10권의 소설을 대상으로 논의한 끝에 『손님』을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손님』은 공산주의와 기독교 사이의 갈등이라는 근대사의 예민한 주제를 우리에게 생소한 북한쪽의 자료를 활용해 영혼들이 증언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펼쳐보이고 있다는 점, 주제를 형상화하는 데 있어 작가의 노련함이 돋보인다는 점, 문체가 활달하고 서정적이라는 점, 그리고 작가의 오랜 노고와 관록도 마땅히 존중되어야 한다는 점 등이 고려되었다. 이와 함께 불교적 사유를 철학적인 문체로 깊이있게 형상화한 『꿈』(김성동 作)의 문학적 성과에 대해서도 진지한 논의가 있었다.
희곡부문은 총 7편의 본심작 중 「쥐」(박근형 作), 「쪽빛 황혼」(류기형 作), 「나는 꿈에 莊周가 되었다」(김광림 作), 「화려한 家出」(이근삼 作) 등이 주요 검토대상이 되었고 이중 특히 시공(時空)과 유무(有無)의 경계를 허문 동양철학적 사유를 연극화한 「나는 꿈에 莊周가 되었다」와 명퇴라는 사회문제를 통해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을 보여준 「화려한 家出」이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결국 작가정신의 넉넉함으로 관객과의 감동의 폭을 넓히고 있고 원론적 작품으로서의 의의를 가지고 있는 「화려한 家出」을 수상작으로 선정하였다.
심사위원들은 본심에 오른 7권의 평론집들을 심사한 결과 박학다식을 바탕으로 한국문학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선보인 『기억의 계단』(김인환 作), 투명하고 안정감 있는 문체로 현장비평에 대한 애정을 충실하게 표현한 『디지털 욕망과 문학의 현혹』(김주연 作), 단단하고 견고한 논리로 거시적 안목에서 한국문학을 분석한 『문학의 귀환』 등 세권으로 논의를 좁혔다. 이중 단어 하나 문장 한줄을 공들여 쓰고 있으면서도 나름대로의 주장을 탄탄하면서도 예리한 논리의 구축을 통해 더욱 설득력 있고 울림이 큰 문학론으로 바꾸어 놓은 점을 높이 평가해 『문학의 귀환』을 수상작으로 선정하였다.
번역부문의 본심 대상작은 영어권 3편, 불어권 4편, 독어권 3편, 스페인어권 3편 등 총 13편이었다. 수상작으로 선정된 『Talgung 달궁』은 한국어 원작의 실험적인 형식과 섬세하고 독창적인 언어구사 때문에 서양어로의 번역이 지난함에도 불구하고 원작의 메시지와 글의 재미를 비교적 잘 번역을 해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출판사인 쇠이유(Seuil)에서 출판되었다는 점도 수상작 선정의 한 이유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