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문학상

사업결과

제21회(2013년)
수상작
수상작
부문 수상자 수상작 번역출판현황
진은영 훔쳐가는 노래
소설 김숨 여인들과 진화하는 적들
희곡 고연옥 칼집 속에 아버지
번역 최양희 The Jehol Diary 열하일기(박지원作, 영역) 영국 Global Oriental
심사위원(예심)
- 시 : 강정, 김수이, 이영광
- 소설 : 권지예, 서영채, 소영현, 전성태
심사위원(본심)
- 시 : 김우창, 김혜순, 남진우, 이시영, 정현종
- 소설 : 권오룡, 김인숙, 윤후명, 이승우, 조남현
- 희곡 : 박상현, 안치운, 오태석, 정복근, 한태숙
- 번역 : 서지문, 서태부, 안선재, 장경렬, 정정호
선정 경위

1차 회의에선 예심에서 골라준 11권의 시집을 놓고, 각 시집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개진하였다. 2차 회의에서는 고형렬의 『지구를 이승이라 불러줄까』, 김승희의 『희망이 외롭다』, 김영승의 『흐린 날 미사일』, 김정환의 『거푸집 연주』, 진은영의 『훔쳐가는 노래』, 황병승의 『육체쇼와 전집』 6권을 선정했다. 이 시집들이 우리나라 시 문학 장르의 교사가 될 만한가 하는 질문도 있었고, 수상작을 내는 행위 자체에 대한 토론을 먼저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리고 다시 3차 회의에서 난상토론을 거쳐 김승희의 『희망이 외롭다』, 진은영의 『훔쳐가는 노래』, 황병승의 『육체쇼와 전집』 3권을 최종적으로 거론해 보기로 했다.
논의에서 개진된 바를 축약하면 다음과 같다. 김승희의 『희망이 외롭다』에는 여성적 세계관으로 세상을 싸안는 할머니의 품처럼 넉넉한 확장의 언술과 리드미컬한 언어 사용, 척박한 도시에서 힘겹게 끌어올리는 희망의 안간힘이 있었다. 절절하게 휘몰아치는 장단들이 두꺼운 일상의 벽에 물이 새기고, 바람이 그리는 무늬 같은 언어들을 물결치게 했다. 문장을 왜곡없이 편안하게 배열하는 데도 그 말들로 절망을 다스리는 안간힘이 있었다. 그러나 반복과 나열이 많다는 지적이 있었다.
황병승의 『육체쇼와 전집』에는 한국시단에 새로운 화자를 출현시켜 다른 세계를 열어젖힌 발견이 있었다. '실패의 위대성'을 향해 자신의 몸을 투구하는 용기도 돋보였다. 시적 화자가 시적 완성을 찾아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극단에 이르기 위해 모든 것을 상실시키는 화자의 태도, 그 독백의 무한이 시 장르의 저변을 확대시켰다고도 말할 수 있었다. 과장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는 단순하고 직선적인, 불량한 언어 사용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진은영의 『훔쳐가는 노래』는 낯선 이미지의 구축이 신선한 수수께끼를 발생시키고 있으며, 지적인 진실성이 시들에 스며들어 있었다. 낯선 이미지와 비유들이 시 한 편에 그려진 그림들을 다채롭게 만들고, 시적 화자의 정성스럽고 고결한 태도가 시를 품격 있게 만들었다. 사회적 실천과 미학적 탐구를 동시에 진행하려는 시인의 의지에 따른 결과라는 견해들이 있지만 오히려 시에 그려진 이미지의 무늬로서 펼쳐지는 포기하지 않는 희망의 돋을새김이 한국시에서는 드물게 아름다웠다. 비유를 사용해서 만들어진 불연속적인 이미지들을 동일한 라임으로 묶는 방식의 개성도 있었다. 그렇지만 이국적인 사물들로 열리는 감각의 지평과 동화적으로 비유되는 현실, 시인에게 영향을 끼친 시들 등이 논의되기도 했다. 장시간의 토론 끝에 투표하였다.
마지막으로 한국시의 미학적 지평을 새롭게 열어 보인 진은영의 『훔쳐가는 노래』를 수상작으로 결정하였다. 기쁜 마음으로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