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심에 올라온 시집들 중 최종 논의대상작으로 선정된 세 편의 시집, 손택수의 『목련 전차』, 이영광의 『그늘과 사귀다』 그리고 남진우의 『새벽 세 시의 사자 한 마리』는 성격이 확연히 구분되었다. 『그늘과 사귀다』와 『목련 전차』는 시적 느낌의 측면에서 돋보였고, 『새벽 세 시의 사자 한 마리』는 시적 전통의 혁신이라는 면에서 탁월했다. 이 세 시집들은 모두 장점 못지않게 단점 또한 확연해 심사위원들은 장시간의 난상공론을 거쳐야 했다. 결국 두 번의 투표를 거쳐 남진우 씨의 『새벽 세 시의 사자 한 마리』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는데 이는 무엇보다 남진우 씨의 신비에 대한 오랜 탐구가 마침내 ‘부정의 정신’으로 생의 지배(紙背)를 철(徹)하는 경험적 진실 속에 뿌리내렸다는 데에 심사위원 모두가 동의했기 때문이다.
열 편의 본심작은 2차 모임에서 『리나』(강영숙), 『전갈』(김원일), 『리진』(신경숙), 『핑퐁』(박민규), 『사육장 쪽으로』(편혜영), 『남한산성』(김훈) 등 여섯 작품으로 압축되었다. 이 작품들은 예외 없이 높은 수준과 뚜렷한 개성을 소유하고 있었고 우리 문학사에 뚜렷한 족적을 그려온 원로 작가에서부터 현재 한창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중견작가, 그리고 등단 십년 이내의 의욕에 넘치는 젊은 작가들까지 골고루 포진해 있었다. 장시간의 논의와 투표를 거친 끝에 다시 논의대상작은 두 편으로 최종 압축되었다. 편혜영의 『사육장 쪽으로』는 일상에 편재된 삶의 폭력성 탐구라는 주제를 통해, 젊고 힘 있는 이 작가의 ‘한 단계 진화된’ 세계관을 보여주는 의욕적인 성과물이라 할 만 했다. 김훈의 『남한산성』은 무엇보다 극적구조의 탁월함과 단순명쾌한 문체의 매력이 돋보였다. 문자화된 역사를 살아있는 생생한 살과 피의 형상으로 복원해 내는 능력도 단연 놀라워서, 작가 자신의 여타 소설에 비해서도 훨씬 알찬 문학성까지 확보해낸 작품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결국 최종 투표 결과 김훈의 『남한산성』이 영예의 당선작으로 결정되었다.
올해 희곡 부문에서 심사위원들의 관심은 단연 한 작품, 배삼식의 「열하일기 만보」에 집중되었다. 그것은 이 작품이 사유의 폭과 깊이, 연극적 감수성과 상상력, 그리고 언어적 형상화라는 점들에서 근래 희곡계에서 보기 드문 성취를 보였기 때문이었다. 최근의 연극계는 뮤지컬 산업의 급속한 번창 아래 다소 위축되어 있으며 그나마 피상적인 일상성이나 포스트모던 풍의 가벼운 해체적 유희에 머무는 희곡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배삼식의 희곡은 오늘 한국의 연극계가 가장 목말라하는 인문학의 깊이와 향기를 지니고 있었다. 이 작품은 최근 재평가되고 있는 연암 박지원의 글쓰기와 그가 살던 시대적 배경에 주목하면서 그 문제점을 보다 보편적인 사유로 펼쳐내는 동시에 탈근대라는 오늘날의 철학적 전망으로 이끌고 있다. 비록 다소 안전한 우화적 양식을 취하고 있다는 단점이 지적되기는 했지만 이 작가가 이미 발표한 다른 희곡들을 통해 인간과 상황의 구체성과 생동감 역시 뛰어나게 그리는 작가임을 입증한 바 있어 수상작으로 선정하기로 결정하였다.
첫째 모임에서는 최근 1년 동안 발표된 작품들(단행본 평론집 66권) 중 12편을 가리었다. 둘째 모임에서는 이 작품들을 대상으로 활발한 상호 토론과 투표를 거쳐 김영찬의 『비평극장의 유령들』, 김성곤의 『글로벌 시대의 문학』, 이광호의 『이토록 사소한 정치성』, 임규찬의 『비평의 창』 등 4편이 최종심으로 넘겨졌다. 마지막 모임에서 비평적 관점의 유연성, 비평적 통찰력, 문제의식의 치열성, 비평언어의 개성 및 견고성, 작품 해석의 밀도 등의 면모를 기준으로 토의한 결과 김영찬, 이광호의 두 편이 최종 논의대상으로 남았다. 또 한 번의 토의와 투표를 거친 결과 김영찬의 비평집이 만장일치로 수상작으로 확정되었다. 이 비평집에는 1990~2000년대 한국문학의 불유쾌한 유령 같은 소설적 증상들과의 애정 어린 비평적 고투가 한눈에 역력하다. 촘촘한 ‘해석의 그물망’, 정치한 분석, 견고하고도 탄력적인 비평언어 등이 돋보이며 어정쩡한 절충주의를 거절하고 오늘의 특정 문학현상에 파당적으로 쉽게 쏠리거나 그것을 근거 없이 내치는 차원을 시원스레 벗어나 있는 점도 수상 요인이었다.
이번 독어권 번역 심사에 올라온 작품은 모두 38권이었다. 심사위원들은 우선 이 가운데서 10권을 일차로 선발하고, 이를 다시 5권, 2권으로 압축해 나갔다. 이렇게 해서 최종선에 오른 것이 『Mogelperspektive 이상 선집』과 『Die Geschichte des Herrn Han 한씨 연대기』였다. 두 작품은 모두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잘 된 번역이었는데 토론에 토론을 거듭한 후 결국 『Die Geschichte des Herrn Han』이 수상작으로 결정되었다. 『Mogelperspektive』도 원문의 분위기가 잘 전달되었고, 현대 한국시를 서양에 전달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는 평을 받았다. 수상작인 『Die Geschichte des Herrn Han』의 역자들은 원작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의미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독일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융통성을 발휘해 번역을 진행하였으며, 원작 특유의 입담과 향토색 짙은 언어, 우리 고유의 역사적 상황에서 파생된 용어를 잘 전달하고 있다. 또한 평이하면서도 수준 높은 독일어의 사용은 이 작품의 예술적 수준을 충분히 반영한 것으로 평가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