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심을 통해 넘어온 9권의 시집들을 정리하고, 김광규의『처음 만나던 때』와 이성복의『아, 입이 없는 것들』이 최종적으로 논의되었다. 김광규를 수상자로 정하도록 한 것은 그의 '연륜'의 힘이었다. 과거의 이분법적 단순함과 결별하고 활달한 감성과 능청스러우면서도 섬뜩한 삶에 대한 관찰이 자리 잡은 『처음 만나던 때』를 수상작으로 선정하였다.
예선에서 선정된 10편의 작품들 중에서 은희경의 『상속』, 성석제의 『인간의 힘』, 송기원의 『사람의 향기』 등이 본심에서 집중적인 논의의 대상이 되었다. 이 작품들을 대상으로 문학성의 성취와 새로운 탐구라는 두가지 측면을 심도있게 검토한 결과 절망적이고 초라해 보이는 주변인들의 삶을 풍부하고 그윽한 삶의 결을 담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낸 『사람의 향기』를 수상작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1차 심사에서 추천된 작품은 7편이었다. 이미 관객들에게 널리 알려진 작가 박근형은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삶의 미세하고 은밀한 부분을 찾아내는 데 특장(特長)을 지녔다. 동시에 그러한 삶을 섬세하고 진솔하게 표현함으로써 감동을 이끌어내곤 하였다 7편 중에서 가장 주목을 받아 장시간 논의되었지만 작품 자체의 내적인 요인으로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오른 대상작은 총 8권, 그중 작년에 이미 올랐던 것이 5권이니, 새로 추가된 것은 정작 3권에 지나지 않았다. 1차 회동한 심사위원회는 전체를 다시 읽되 새로 오른 김인환 정효구 김성곤을 더 집중적으로 검토하기로 하였다.그러나 심사위원회는 이 중에서 수상작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새로이 나올 평론집을 기다리기로 의견을 모으면서 수상작을 내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금년도 대산문학상 번역 부분 본심에는 모두 8편의 작품이 후보로 추천되었다. 최종 심사에는 독어권의 『새』와 스페인어권의 『젊은 날의 초상』이 경합 했는바, 『새』가 수상작으로 결정되었다. 『새』가 수상작으로 결정된 것은 원작이 유럽 독자들의 정서에 충분히 부응할 수 있다는 판단, 원작의 서정적 정조와 절제된 언어가 놀랍도록 정확하게 독어로 옮겨진 사실, 출판사의 성의 있는 편집 작업과 홍보 활동,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번역 작품이 독일에서 리베라투르상(Liberaturpreis)을 수상한 사실 등이 결정적 요인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