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창작기금

사업결과

2022년
수상작
수상작
부문 수상자 작품명
강우근 「너와 바꿔 부를 수 있는 것」 외 49편
김은지 「여름 외투」 외 49편
신진용 「심해의 사랑」 외 49편
소설 박이강 「어느 날 은유가 찾아왔다」 외 7편
정선임 「요카타」 외 7편
희곡 기하라 「황금망치」 외 7편
평론 성현아 「이차원의 사랑법」 외 26편
아동문학 김성진 「민들레 씨의 첫 비행보고」 외 49편
성욱현 「우리 교실 뒤편에는 이불이 깔려 있어」 외 12편
심사위원
- 시 : 김소연, 남진우, 박형준
- 소설 : 백민석, 심윤경, 정지아
- 희곡 : 김정숙, 박근형
- 평론 : 김진희, 방민호
- 아동문학 : 김지은, 남호섭, 양연주
심사평

177명의 시인들의 작품 속에는 무섭도록 다변하는 이 세계를 응시하는 저마다의 비결이 담겨 있었다. 촘촘하고도 다부지게 감각하고, 새로운 지평으로 나아가려는 의지가 생생하게 전달되었다. 심사위원들은 새로운 세대의 새로운 시선을 공부하는 마음으로 시를 읽어나갔다. 2차 심사에서 9명의 시인들의 작품을 윤독한 후, 3명의 지원대상자를 큰 이견 없이 결정하게 되었다. 총 177명의 9천 편 가까운 시편들에 대하여 심사위원들은 우선 간략한 소회를 나누었다. 정치적 실천에 대한 직접적인 목소리가 퇴조하고 있다는 점, 이미지나 운율로 시를 운영하려는 경향이 사라져가고 있다는 점, 개인적 서사를 이미지와 결합하며 사변적이거나 직관적인 진술들로 시를 밀고 나가는 것이 새로운 경향으로 파악된다는 점, 그리고 주류적인 시의 태도가 어떠하다고 요약하기 불가능할 정도의 개성이 쉼없이 발명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여름 외투」 외 49편’은 우리 주변에 가까이 매복해 있는 아이러니를 소소한 이야기 속에서 공처럼 굴리며 나아간다. 나아가는 힘이 좋은 시편들이었다. 처음의 자리로부터 그리 멀리 나아간 것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낯설고도 정교한 도약과 반전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는 진풍경, 아기자기하면서도 흥미진진한 전개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호기심과 감각이, 두 눈이 아니라 두 발의 흥겨운 스텝 속에 담겨 있는 느낌이었다. 그 발걸음 속에 깃든 명랑함이 콧노래처럼 흘러나오는 것 같았다.

  ‘「너와 바꿔 부를 수 있는 것」 외 49편’은 ‘자연’이라고 칭할 만한 것들이 지닌 힘을 집요하게 천착했다. 암시와 교훈을 적정선에서 드러내고 또한 감추는 솜씨가 정성스럽게 시의 긴장을 높였다. 아주 작은 이야기가 반복되고 변주되면서, 웅장한 이야기가 되어가는 풍경이 자주 등장했다. 인간을 둘러싼 수수께끼보다 자연적인 것 속에 숨은 비의를 펼쳐보이려, 끝까지 고루 촘촘한 힘을 발휘하여 감동에 이르게 했다.

  ‘「심해의 사랑」 외 49편’은 개인의 서사를 다루는 최근의 경향을 가장 멋지게 대변하는 시편들이 아닐까 싶다.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나가는 방식 속에 개인의 서사가 맞물려 있는데, 자신이 창조해낸 우주 속에서 시가 “우리만의 우주”를 발명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는 점을 멋지게 증명해낸다. 이 세계에 대한 불신을 믿음직스럽게 구축하기 위한 그만의 사변과 직관들에 설득되었다.
지원 대상작으로 선정된 위 세 시인의 세계는 비슷한 지점이라고는 전무하다고 표현해도 될 만큼이나 서로 다르다. 그 다름의 남다름에 특히 주목하게 되었다. 우리 시의 다채롭고 풍요로운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는 믿음이 갔다. 시의 지형을 이만큼이나 넓히고 있다는 것, 덕분에 시의 지형이 이만큼이나 단단하게 넓어지고 있다는 것에 감사를 표한다. 더 바깥으로, 더 멀리로 그 힘이 뻗어나가는 데에 자그마한 격려가 되시길 바란다. 축하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