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창작기금

사업결과

2005년
수상작
수상작
부문 수상자 작품명 출판현황
김경주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 랜덤하우스중앙
김일영 「삐비꽃이 아주 피기 전에」 실천문학사
전정순 「고무장갑」 세계사
소설 김서령 「작은 토끼야 들어와 편히 쉬어라」 실천문학
김애란 「달려라 아비」 창비
김재영 「코끼리」 실천문학사
희곡 김수미 「4악장」 연극과인간
평론 김영찬 「비평극장의 유령들」 창비
아동
문학
배다인 「은골무」 고요아침
이문희 「해님이 보는 그림책」 꿈소담이
심사위원
- 시(시조) : 김정환(시인, 한국문학학교 교장), 문정희(시인), 최승호(시인)
- 소설 : 이경자(소설가), 이순원(소설가), 임철우(소설가, 한신대 교수)
- 희곡 : 박상현(극작가,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오태영(극작가)
- 평론 : 이남호(평론가, 고려대 교수), 황광수(평론가)
- 아동문학 : 권오삼(동시작가), 김서정(동화작가, 아동문학평론가), 윤수천(동화작가)
심사평

올해의 심사대상은 210명의 시집 원고였다. 이름을 모르는 채 작품만을 보아야 하는 심사의 장점은 아마도 이름으로 인한 선입견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작품을 볼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50편이 넘는 한 개인의 작품을 읽으면서 대부분의 응모자들이 저마다 일정한 문학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문학은 그저 그런 작품을 만들어낼 줄 아는 평범한 능력 이상의 어떤 새로움을 요구하는 법이다.

심사과정에서 시의 지나친 산문화 경향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사유의 겹을 이루지 못하는 단순한 사고들, 무절제한 감정의 토로, 상식과도 같은 당연한 진술, 설익은 잠언들은 시에 있어서 너무나 구태의연한 것들로 지적되었다. 신인은, 그리고 시인이라면, 그런 구태의연함을 등지고 자신만의 새로운 스타일과 작품세계를 창조할 용기와 열정이 있어야 할 것이다.

심사의 척도에 여러 잣대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새로움’이 중요한 척도였음을 밝혀야겠다. 이 심사는 등단 심사와는 다르다. 무난함이 아니라 비록 불온하고 위험하고 낯설어 보일지라도 전위적인 개성화의 길을 가려는 언어예술가에게 후한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

마지막까지 논의된 작품은 김경주의 「내 워크맨 속 갠지스」 외 49편, 김일영의 「젖이 큰 할머니」 외 49편, 전정순의 「고무장갑」 외 54편이었다.

김경주의 시는 젊고 패기가 있다. 거침없는 언어들이 시적 효과 속에서 기운생동한다. 자유로운 의식이 자유로운 표현을 창조해내는 장면을 보는 듯하다. 걱정스러울 정도로 뛰어난 시적 재능이 있다.

김일영의 시는 맛깔스럽다. 아주 섬세한 언어요리사를 만난 느낌이다. 의미보다는 음미 쪽에 시의 무게가 가있다. 내공이 만만치 않고 작품을 만드는 데 무엇보다도 공을 들인 흔적들이 역력하다.

전정순은 새로운 문법을 모색한다. 주제는 단절 혹은 고독에 관한 것이다. 일상을 소재로 하는 그의 시는 건조하고 낯설고 그로테스크하다. 그러나 그의 산문시들이 기존 산문시와 크게 다른 무엇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