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속의 들꽃’이 피었던 길을 걷다, ‘황혼의 집’에 이르렀다
살아온 기적이 살아갈 기적이 된다고 사노라면 많은 기쁨이 있다고
기획특집 ｜ 가깝고도 먼나라, 새로운 한국과 일본 ①열 채의 이불까지는 준비하지 못하더라도 ②진짜 자기문제로 돌아가는 순간은 타자의 인생을 통해 자신을 발견할 때 ③차이와 상호 무지에 대한 인정 ④독재가 통하지 않는 외교무대
①어느 한 詩人의 음악사랑 ②잠시 기다려주세요, 신호가 끊겼습니다 ③지도와 여행
①한국문학은 여전히 건재하다 ②제28회 대산문학상 수상작 리뷰 ③영역 『푸른 수염의 첫 번째 아내』 미국 《퍼블리셔스 위클리》 ‘올해의 책 톱 10’ 선정
①기러기가 남긴 말
윤대녕
소설가, 동덕여자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 1962년생
장편소설 『옛날 영화를 보러 갔다』 『추억의 아주 먼 곳』 『미란』 『호랑이는 왜 바다로 갔나』 『피에로들의 집』 등
1
“그새 까맣게 세월이 흘렀으니, 너는 그 군산(群山) 집을 기억할지 모르겠구나. 월명공원으로 올라가는 비탈길에 있던 그 오래된 집 말이다. 곧 무너질 듯 낡은 데다 안이 늘 습하고 어두웠지. 마당에 버려진 정원이 있었더니라. 사람 손을 타지 못해 잡초만 무성했지. 그래도 비가 온 뒤면 그 속에서 꽃들이 다투어 피어나곤 했어. 나는 그 집에 갈 때마다 마루 기둥에 걸려 있는 거울에 비친 적막한 정원을 바라보곤 했지. 가끔 그 꽃들을 가위로 잘라 커다란 중국 화병에 꽂아 놓곤 했는데, 집주인은 맹인이라 볼 수가 없었단다. 하지만 냄새를 맡고 귀신처럼 알아차리더구나. 그 사람은 항상 예민한 짐승처럼 굴었지.”
숨이 찬지 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창밖으로 진눈깨비가 보풀처럼 날려가고 있었다. 내 시선을 따라 그녀도 베개 위에 놓인 얼굴을 창이 있는 쪽으로 기울였다. 이제는 그조차 힘겨워 보였다. 염색기가 다 빠진 머리칼은 검불처럼 변해 있었다. 평소에 그녀는 자식들이 자신을 닮아 머리숱이 많은 거라며 뿌듯해했었다. 숟가락으로 뜬 물을 받아 마시고 나서 그녀는 말을 이었다.
“한옥은 한옥인데, 격자무늬 유리문을 양쪽으로 열어야 마루로 올라갈 수 있었어. 도르래가 달린 여섯 개의 유리문이 대청을 가리고 있는 이상한 집이었지. 마루에서는 늘 삐걱거리는 음산한 소리가 났고, 마루 끝에는 다락으로 올라가는 사다리 모양의 계단이 있었더니라.”
초등학교 1학년 때의 일이지만, 나는 다 기억하고 있었다.
“다락에는 온갖 잡동사니들이 쌓여 있었는데, 아무 쓸모가 없는 것들이었어. 근데 말이다, 그 다락에도 보자기만 한 여닫이창이 나 있었단다. 나는 그 집에 갈 때마다 거기서 바깥을 내다보곤 했단다. 군산 시내와 금강 하구가 한눈에 내려다보였지. 바다 건너 제련소의 커다란 굴뚝도 보였고…… 나는, 그 시간이 무척이나 좋았단다. 다락방에 온전히 혼자 숨어 있는 그 시간이. 그때만큼은 주위가 밤처럼 적막해지고, 하늘에 등불이 하나 떠 있는 느낌이 들었어. 그게 어떤 느낌인지 너는 모를 거다.”
나는 먼지가 겹겹이 쌓여 있는 어두운 다락방에서 그녀가 바깥세상을 내다보는 모습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때 그녀의 나이는 서른 중반이었을 터였다.
머리숱이 유난히 많은 젊디젊은 여자.
“그 조그만 창으로 계절이 차례차례 지나가는 걸 지켜보았더니라. 비바람이 불어가고, 벚꽃이 순식간에 피었다 지고, 어디선가 안개가 차올랐다 사라지고, 눈보라가 사납게 몰아쳐가고, 별들이 떴다 지고, 또 한겨울 맑은 날에는 기러기 떼가 아득히 날아가는 광경을 목격하곤 했단다. 왜, 세모꼴로 떼 지어 날아가는 기러기들 있잖니. 그걸 두고 뭐라고 하더라만.”
“……편대요?”
“편대? 아니, 그게 아니고…… 너는 명색이 작가라는 사람이 왜 그런 딱딱한 말을 쓰는 거냐.”
“그럼, 안행(雁行)이요?”
마른 눈을 반짝 뜨고 그녀가 되받았다.
“안행? 그래, 안행이로구나.”
그녀의 쪼그라든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다시금 숨을 힘겹게 몰아쉬고 그녀는 눈을 감았다 떴다. 그만 쉬었으면 좋으련만. 나는 조바심이 났다.
“그런데 어느 날 말이다. 다락방에 엎드려 창밖을 내다보고 있는데, 돌연머리 위에서 꽥꽥거리는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오더니, 바로 코앞으로 커다란 날갯짓을 하며 기러기 떼가 날아가는 게 아니겠니? 순간, 천둥소리를 들은 듯 얼마나 놀랐던지…… 가슴이 마구 요동치는데, 차마 숨을 쉴 수조차 없었단다. 불현듯 두려운 느낌이 들어 몸을 벌벌 떨기까지 했단다. 한참 만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내가 울고 있더구나.”
그녀는 명태처럼 마른입을 벌리고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숟가락으로 물을 떠서 다시 그녀의 입가에 흘려 넣었다.
“한 모금만 더 다오.”
의사는 더 이상 물조차 마시게 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주의를 주었지만, 나는 그녀의 요구대로 했다. 뒤미처 윽, 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코에 연결된 투명한 튜브로 갈색이 뒤섞인 퍼런 체액이 역류하여 침대 옆에 달린 비닐 주머니 안으로 흘러들어갔다. 그제야 지친 듯 그녀는 스르르 눈을 감았다.
“내가 이제 잠을 좀 자둬야겠구나. 다리도 그만 주무르거라. 아프구나.”
2
세상을 떠나기 전에 그녀는 내게 되도록 많은 얘기를 들려주려고 애썼다.
나와 얘기를 주고받는 동안 그녀는 갈퀴처럼 몸을 욱죄고 있는 고통을 잠시 잠시 잊는 듯했다. 그때 주고받는 모든 말들이 마지막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그동안 서로 완전히 몰랐거나 잘못 알고 있었던 것들을 새삼 확인하고 깨달을 수 있었다. 그것은 더없이 소중한 순간들이었다. 시간에 휩쓸려 곧 영원히 사라져버릴 것들을 기억에 담아두는 일이었으니까. 또한 어쩔 수 없이 서로 물리적인 타인으로 변하게 됨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일이기도 했다. 남은 시간은 많지 않을 거였다. 대장암 말기 선고를 받은 지 세 달이 지나고 있는 중이었다.
타고난 성정이 예민하고 감정적 동요가 심했던 그녀는 죽음을 감지하고부터는 오히려 우물에 고인 물처럼 깊은 고요에 빠져 있었다. 이후 숨이 멎은 순간까지 주위 사람들에게 고통을 호소하거나 사소한 불평조차 토로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그녀가 죽음을 온전히 자신만의 것으로 가져가려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다는 것을 느낄 때마다 서운한 감정이 들기도 했으나, 결국 그녀의 태도와 의지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 할지라도 죽음은 더불어 나누어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온전히 당사자의 몫일 뿐이었고 서로가 완전한 타인이 돼 가는 과정이었다.
그녀는 지방의 한 대학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의사의 말에 따르면, 끝내 물조차 마실 수 없는 상태가 되면 임종이 가까워졌다는 뜻이라 했다. 암 선고 이후 그녀는 하루 두 끼를 국수만 먹었다. 가끔 과일이나 육고기가 먹고 싶다 했으나 씹어 삼키지 못하고 도로 뱉어내곤 했다. 한 달쯤 지나서는 하루 한 끼로 줄여 죽을 먹기 시작했고, 그 즈음에 그녀는 어렸을 때 자주 먹었다던 간월도 어리굴젓을 애타게 찾았다. 이후 선식과 차로, 마침내 물로 연명하게 되고 말았는데, 그 마저도 이제는 간호사가 수시로 체크하며 보호자에게 주의를 주었다. 나는 죽음이 그녀의 육체를 좀먹어 들어가는 순간들을 지켜보며 대략 이십칠 년 후에 찾아올 나의 죽음을 예감하고 있었다. 그녀가 스물일곱 살에 나를 낳았으므로.
외조부는 해방 후 남로당 일을 거들다 한국전쟁 때 처형됐다고 들었다. 그에게는 딸만 셋이 있었는데, 그녀는 그중 장녀였다. 전쟁이 끝난 후 외조모는 기독교에 귀의해 평생 예수 그리스도를 섬기다 내가 중학교 때 낡은 성경책을 가슴에 끌어안고 세상을 떠났다. 장녀인 그녀는 겨우겨우 여중을 졸업하고 출가할 때까지 실질적인 가장 역할을 했다. 외조부는 유산으로 산비탈의 작은 과수
원을 남겼는데, 사과를 팔아 네 식구가 근근이 연명했다. 첫째동생은 스무 살에 장항선 기차를 타고 무작정 상경하는 중에 만난 휴가 나온 군인과 눈이 맞아 그가 제대하자마자 결혼해 인천으로 가버린 후 친정을 찾지 않았다. 유일하게 대학을 나온 막냇동생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어느 날 훌쩍 일본으로 가버린 다음, 몇 년인가 지나 재일교포와 결혼을 하게 되었다는 짧은 편지를 보내온 후에는 두고두고 소식이 없었다. 외조모는 차라리 잘된 일이라며 출가외인들이니 그만 잊고 살자고 했다.
결국 그녀만이 외롭게 남겨졌다. 외조모는 작은 몸집에 매무새가 새처럼 깔끔하고 차가운 성격이었는데, 평소엔 묵묵히 지내다가 명절 즈음만 되면 장녀를 들들 볶아댔다. 마치 자신의 인생이 그녀 때문에 비틀리기라도 한 것처럼. 이를테면 외조모에게는 때로 분노하고 증오하고 한탄하고 원망할 대상이 필요했던 것인데, 그게 다름 아닌 첫째 딸이었고 그럴 만한 다른 사람을 평생 찾지 못
한 채 시집을 와서부터 살았던 작고 어두운 방에서 쓸쓸히 삶을 마감했다.
그녀는 당시로서는 다소 늦은 나이인 스물다섯 살에 중매로 출가하여 면서기 집의 둘째 며느리가 되었다. 웬일인지 그녀는 결혼이 극구 꺼렸는데, 외조모가 우리 처지에는 과분한 혼처이니 두 말 말고 출가하라고 윽박지르며 닦달했다. 그러나 막상 시댁에 들어와 보니 살림이 옹색한 데다 시숙은 결혼을 해서 자식을 둘이나 둔 채 집을 나가 감감무소식인 상태였다. 안 그래도 시집살이가 고된 터에 윗동서는 자식들을 데리고 어느 신새벽에 친정으로 가버렸다. 그녀는 그렇게 또 홀로 남겨졌다. 남편이라는 사람도 역마살이 낀 형을 닮아서 농사는 도무지 짓지 못하겠다면서 걸핏하면 집을 나갔다가 계절이 바뀔 때쯤에나 돌아오곤 했다. 시어머니란 사람 또한 성격이 묵은 수세미처럼 뒤틀리고 고약해 갓 시집온 며느리를 한시도 그냥 놔두지 않았다. 애비 없는 여식, 근본 없는 집안출신이란 말을 입에 고춧가루처럼 달고 살았고 잠시라도 그녀가 앉아 있는 꼴을 보지 못했다. 그녀는 그래도 다 참고 견디었으나, 애비 없는 여식이라는 말만큼은 그때마다 가슴에 못이 되어 박혀와 몸서리를 치곤했다.
내가 두 살 때가 되겠다. 그해 봄에 집을 나갔던 남편이 가을 무렵에 어디서 무얼 하다 왔는지 멀끔하게 양복을 차려입고 돌아왔다. 그녀는 이때다 싶어 남편의 팔을 붙잡고 같이 집을 나가자 했다. 그게 안 되면 당분간 친정으로 보내달라 읍소했다. 친정 얘기는 꺼내지 않는 편이 나았을까. 그래도 남편이니 일말의 기대를 품고 한 말이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일종의 하소연 섞인 시위. 그는 대문 앞에 아이를 업고 서 있는 그녀를 무섭게 노려보더니, 자신의 어미가 지켜보는 가운데 아내를 주먹으로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갈 테면 어디 가보라고 하면서. 애비 없는 여식이라더니, 과연 그렇군. 그녀가 혼겁하여 대문 앞에서 비틀거리고 서 있자, 그는 왜 가지 않느냐며 거푸 주먹질을 해댔다. 그 순간 그녀의 영혼은 갈라진 논바닥처럼 변했고, 그 이전으로는 결코 돌아갈 수 없는 상태가 되고 말았다. 그날 이후로 그녀는 자신의 등에 업혀 있던 나에게 평생 원죄의식을 품게 되었다고 했다. 내 처지에서 봐도 확실히 그날의 일은 그녀와 운명을 공유하게 된 사건이었다. 비록 먼먼 훗날에 알게 된 사실이긴 하지만.
3
그녀의 남편은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다(철학을 전공했다고 한다) 중퇴한 뒤 미군부대 수송부에서 운전병으로 복무한 뒤 고향으로 돌아와 결혼했다. 제대 전에 이미 부모가 정해 놓은 일이었다. 그는 자신을 늘 냉정하게 대하는 부모에 대해 깊은 원망을 품고 있었고, 그 때문인지 처자식에게조차 좀처럼 정을 붙이지 못했다. 그리고 그날 폭행 사건이 있고 나서 며칠 뒤 부모로부터 한 푼도 받지 못한 채 고향집에서 쫓겨났다.
그녀는 하는 수 없이 남편을 따라나섰다. 그들이 처음 정착한 곳은 금강하구를 사이에 두고 군산과 마주 보이는 장항이었다. 일제강점기에 건설된 제련소가 있는 충청도 서남쪽 바닷가에 위치한 지방이었다. 남편은 미군부대에서 인연을 맺은 사람의 알선으로 그 즈음 장항에 새로 들어선 제지공장에 취직했다. 장항에 터를 잡은 이듬해 그녀는 딸을 낳았고, 이 년 후에 다시 막내딸을 낳
았다. 비록 셋방살이였지만 생을 통틀어 불가해할 정도로 조용하고 무탈한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녀의 마음속에는 늘 불안이 똬리를 틀고 있었다. 아니나다를까. 장항으로 온 지 오 년째, 봄이 다가오는 시기에 그녀의 남편은 제지공장을 그만두고 다시 집을 나갔다. ‘내 당분간 어디를 좀 다녀와야겠소.’란 짧은 메모와 그 달치 월급봉투를 남겨놓고. 그는 한곳에 오래 머무르지 못하는 성격이었고, 그게 처자식일지라도 매정한 마음을 버리지 못했다. 그녀는 예감하고 있었던 듯 담담하게 그 상황을 받아들였다.
우선 그녀가 한 일은 주인집 과부 할머니에게 어린 딸들을 맡기고 종일 여기저기를 쏘다니는 것이었다. 그녀는 항상 나를 데리고 다녔다. 그래야만 뭇사람들의 시선에서 웬만큼 벗어날 수 있었고 예기치 못한 위협을 피할 수 있었을테니까. 우리가 자주 들렀던 곳은 군산으로 건너가는 도선장 근처의 생선 냄새가 진동하는 비좁은 시장 골목이었다. 물때가 변하면서 무섭게 휩쓸리는 기수역의 바다를 바라보고 앉아 있다 날이 저물면 그녀는 내 손을 붙들고 시장통으로 들어갔다. 우리는 식당을 겸한 허름한 선술집에서 끼니를 때웠는데, 그녀는 대개 술을 마셨다. 옆에서 흘끗거리는 사람들이 있었으나 그녀는 전혀 상관하지않는 눈치였고 내가 옆에 있었으므로 치근덕거리는 자들은 없었다. 나는 그녀가 시장통에서 먹고살 궁리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막연히 짐작했다. 아마 그랬을 것이다. 우리 모자를 딱하게 봤던지 국밥을 파는 식당 아주머니가 어느 날 주방 일을 거들게 해주었고 그녀는 한동안 거기서 일했다. 저녁참이 되면 나는 그 식당으로 갔다. 그때마다 그녀는 안으로 나를 데리고 들어가 국밥을 먹인 다음 동생들에게 줄 음식을 챙겨주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갈라치면 물기 어린 손으로 내 볼을 한 번씩 세게 꼬집는 것이었다. 이상한 일이지만, 그 시기에 나는 오히려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야릇한 안도감에 빠져 있었다. 그건 무엇 때문이었을까?
이듬해 나는 초등학교에 들어갔고 그즈음 그녀는 주인집 할머니의 소개로 군산에서 파출부 노릇을 하게 되었다. 할머니의 먼 친척이라고 했다. 젊어서 남편을 잃은 주인집 할머니는 자식마저 없었는데, 우리 가족을 끔찍하게 보살펴주었다. 이때까지도 나는 그 주인집 할머니가 우리 가족에게 구원이었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있으며, 그녀가 베풀어주었던 마음을 여전히 뜨겁게 간직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곤궁함을 면할 수는 없었다. 우리는 수제비나 남은 밥을 넣고 끓인 김치죽으로 끼니를 때우기 일쑤였고 가끔 굶을 때도 있었다. 주인집 할머니도 사는 형편이 어렵기는 마찬가지여서 끼니 때마다 우리와 같이 한 방에 모여 밥을 먹었다.
(후략)
*본 원고의 전문은 대산문화 <겨울호>를 통해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