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오형엽 ㅣ 평론가,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계간 ≪대산문화≫ 편집자문위원, 1965년생
평론집 『신체와 문체』 『주름과 기억』 『환상과 실재』, 저서 『문학과 수사학』 『한국 모더니즘 시의 반복과 변주』 『현대문학의 구조와 계보』 등
2019년 3월 1일은 우리 민족이 일제 강점기에 자주독립의 기치를 내세운 「3·1독립선언서(기미 독립선언서)」를 선포한 지 100주년이 되는 날이다. 「3·1독립선언서」는 1919년 3월 1일 독립 만세 운동 때 민족 대표 33인이 한국의 독립을 선언한 글이다. 당시 우리나라는 일제에 의해 강제 병합된 뒤 항일 구국운동이 국내외에서 비밀리에 전개되고 있었다. 손병희·권동진·오세창·최린 등의 천도교 측 중진들은 1918년 말부터 독립 운동의 3대 원칙으로 대중화·일원화·비폭력 등을 주장해 왔고, 실천 방법으로 독립선언서와 독립청원서·국권반환 요구서 등을 작성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거족적인 운동으로 확대하기 위해 기독교·불교·유림(儒林) 등 각 종교 단체를 망라하는 민족 대표를 내세우기로 합의하였다. 「3·1독립선언서」는 최린이 추천한 최남선이 작성하였고, 지금 전하는 독립선언서 말미의 공약3장(公約三章)은 후에 한용운이 추가했다는 유명한 설이 있다. 이렇게 하여 작성된 독립선언서에 천도교 측 15인, 기독교 측 16인, 불교 측 2인 등 33인이 민족 대표로 서명하였다. 독립선언서의 원고는 오세창을 통해 천도교에서 경영하는 보성사 인쇄소 사장 이종일에게 전달되었다. 이종일은 2만1,000장를 인쇄하여 경운동 자기 집으로 운반하였고, 선언서는 2월 28일부터 전국 각지로 전달·배포되면서 거족적인 3·1운동을 전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총 1,762자로 된 「3·1독립선언서」는 조국의 독립을 선언하는 내용과 인도주의에 입각한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민족자결에 의한 자주독립의 전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본지는 3·1 독립선언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독립선언서 막전막후’라는 특집을 기획한다. 이 기획은 「3·1독립선언서」의 작성 과정, 영역과 배포, 독립선언서와 여성, 독립선언서의 문제점 등에 초점을 맞춰 「3·1독립선언서」의 역사적 사실과 그 의미 및 의의 등을 미시적인 관점으로 재조명하고자 한다. 「3·1독립선언서」의 ‘작성 과정’은 최우석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연구원이, ‘영역과 배포’는 김도형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연구위원이, ‘독립선언서와 여성’은 김정인 춘천교대 교수가, ‘독립선언서의 문제점’은 이윤상 창원대 교수가 각각 맡아 주셨다. 이 기획특집이 우리 민족의 자주와 자립을 통해 세계 평화에 기여하려는 3·1 독립선언의 정신을 되살리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