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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대산창작기금 수혜자 선정
글쓴이 : 운영자 날짜 : 14.08.04|조회 : 9426


※ 2014 대산창작기금 수혜자

 


부문

성명

작품명





시조

김해준

「모르는 얼굴」 외 49편

이장근

「거품에 대한 명상」 외 49편

임 윤

(임윤식)

「겨울 치술령」 외 49편

소설

유희란

「먼 동행」 외 5편

최은미

「창 너머 겨울」 외 5편

희곡

김지훈

「전쟁터를 훔친 여인들」 외 4편

평론

서희원

「분노의 날」 외 24편

아동문학

김개미

(김산옥)

동시 「커다란 빵 생각」 외 49편

문부일

동화 「발치」 외 5편


 

※ 심사위원

 

- 시‧ 시조 : 백무산(시인), 송찬호(시인), 황인숙(시인)

- 소       설 : 공선옥(소설가), 구효서(소설가), 박상우(소설가)

- 희       곡 : 고연옥(극작가), 배삼식(극작가, 동덕여대 교수)

- 평       론 : 김미현(평론가, 이화여대 교수), 이형권(평론가, 충남대 교수)

- 아동문학  : 고정욱(동화작가), 김경연(아동문학평론가), 이준관(동시작가)



 

※ 심사평

 

<시 부문>

이번 2014년도 대산창작기금 지원 대상작 모집에 모두 190명의 시인들이 작품을 보내왔다. 지난해보다 응모자 수가 대폭 늘어난 셈이다. 심사는 다음과 같이 3단계로 진행하였다. 먼저 세 명의 심사자들이 원고를 나눠서 읽은 다음 각 2~3권씩 작품을 추천했다. 이렇게 추천된 9권의 작품들을 심사자들이 다시 읽고, 마지막으로 이들 중에서 3권의 기금 지원 대상작들을 선정했다.

선정된 작품들을 밝히기 앞서, 2심에 오른 9권의 추천작들을 먼저 적는다. ‘「철쭉의 거처」 외 49편’, ‘「좀비가 달린다」 외 49편’, ‘「모르는 얼굴」 외 49편’, ‘「몽유록」 외 51편’, ‘「겨울 치술령」 외 49편’, ‘「떠도는 문장」 외 49편’, ‘「다국적 밥상」 외 49편’, ‘「노 모얼 블루」 외 53편’, ‘「거품에 대한 명상」 외 49편’ 등이 그것들이다. 그중에서 「몽유록」(이하 표제작만 언급)과 「떠도는 문장」은 미련이 남는 작품들이다. 이들 작품의 미덕을 이야기하는 쪽과 아쉬움을 지적하는 쪽의 심사자들 간 의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결국 오랜 논의 끝에, 「모르는 얼굴」, 「겨울 치술령」, 「거품에 대한 명상」을 기금 지원 대상작으로 선정하고, 이들이 각자 개성적인 길을 걷고 있는 한국 시의 미래들임을 심사자들 모두 동의했다. 선정작들에 대해 오고간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모르는 얼굴」은, 시편마다 풍부한 어휘력과 다채로운 이미지를 거느리고 있고 시의 체력도 다부져 보인다. 언어의 밝기와 상상력의 높낮이를 조절하는 감각도 좋다. 무엇보다, 백지에 시를 앉히기까지 사물과 오래 대결하는 끈기의 자세가 돋보인다. 문득, 이들 작품을 만드는 시의 공방이 궁금해진다. 분명, 거기는, 시를 쓰는 자의 몸은 젊으나, 시의 운명에 사로잡힌 늙수그레한 영혼이 등을 보이고 앉아 무언가 쓰고 있으리라.

「겨울 치술령」은, 삶과 시의 자리를 돌아보게 하는 단단한 진술의 힘이 있다. 그리고 시의 곳곳에 스며있는 이방인의 감수성과 디아스포라적 정서는 이들 작품을 쓴 시인의 천성인 듯하다. 그러므로 시와 삶의 좀 더 나은 자리를 향한 시인의 시적 이주의 모험은 끝없이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웬만한 시들이 다 꽃 피우고 떠난 시의 휴경지(休耕地)에 후일담처럼 남아서, 인간과 세계의 근원에 대해 노래하는 시인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거품에 대한 명상」은, 시에 관한 분명하고도 개성적인 안목이 돋보인다. 시의 행간에 배인 호흡은 간결하고 이미지는 선명하다. 주변의 소소한 일상에서 시를 구하되, 통속에 빠지지 않는 절제의 힘이 빛난다. 나아가 요즘 일부 시인들의 지나치게 자폐적이고 난해한 시들과도 구별된다. 특히 응모한 50편의 시가 전체적으로 고르고 일관된 시학을 견지하고 있다. 시인이 말한, ‘바닥을 모시는 자’들이 꼭, 시의 바닥을 모시는 그 자신을 가리키는 듯하다.

 

<소설 부문>

대산창작기금 소설 부문에는 모두 91건의 작품이 접수되었다.

본선에 올라온 작품은 ‘「포식의 기술」 외 6편’, ‘「먼 동행」 외 5편’, ‘「창 너머 겨울」 외 5편’, ‘「청색시대」 외 6편’, ‘「끌」 외 5편’, ‘「검은 설탕의 시간」 외 6편’ 등 총 여섯 사람의 단편들이다. 사실 작품의 우열을 가린다는 것은 무망한 일이다. 하여, 어쩔 수 없이 심사하는 자의 자의성이 반영될 수밖에 없으리라는 점을 미리 밝혀서 최종 결정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자 한다.

「포식의 기술」(이하 표제작만 언급)을 포함한 단편들은 대단히 잘 읽힌다는 장점을 가졌다. 한순간의 지루함도 허용하지 않는 솜씨를 지닌 작가다. 중독성 강한 외산 드라마를 보는 듯 흥미진진하나 바로 그 점이 이 작가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창 너머 겨울」은 일상 속에 숨은 무심하고도 치명적인 비수가 무엇일까를 차분히 또박또박 표현한 작품인데, 그 자체가 상당히 유머러스하기도 하다. 함께 실린 다른 작품들의 편차에도 불구하고 이 작가는 단순히 이야기를 흥미롭게 ‘요리(?)’하기만 하는 작가가 아니라 작품 밖에서 이야기를 ‘요리’하는 작가 자신을 바라보는 훈련이 되어 있는 듯도 하다.

「먼 동행」은 '고독한 죽음과 고독한 삶'의 병치가 빼어난 작품이다.

「청색시대」는 현실에 착지하지 못하는 한 생들을 역설적으로 '청색'으로 명명한 것이 새롭기는 하나 그 '청색 삶'의 구체성이 좀 더 세밀하게 묘사되지 못한 아쉬움이 있는 작품이다.

「끌」은 우리 생의 수많은 국면들 속에서 늘 반복되기도 하는 어떤 끝과 시작에 관한 이야기로 읽혔다. 주인공에게서 얼핏얼핏 일상을 벗어난 초연함의 태도가 거슬렸던 것은 그것이 작가의 태도일지도 모른다는 의구심 때문이었을 터.

「검은 설탕의 시간」은 삶의 쓸쓸한 단면을 잘 포착한 작품이나 지나치게 회고조의 어법을 구사한 것이 문장력의 미숙성을 드러내고 있다.

각 작품들이 가지고 있는 장단점들이 실은 그 반대가 될 수도 있음을 충분히 고려하면서 「먼 동행」과 「창 너머 겨울」을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당선작으로 뽑는다.

 

<희곡 부문>

올해 희곡 부문에는 16명의 작가가 지원하였고, 현재 가장 주목받는 글쓰기의 주인공들이 대거 눈에 띄었다.

1, 2차 심사를 통해 압축된 작가와 작품은 ‘「그날이 도적같이」 외 1편’, ‘「평상」 외 2편’, ‘「우연한 살인자」 외 4편’, ‘「전쟁터를 훔친 여인들」 외 4편’이다.

 ‘「그날이 도적같이」 외 1편’을 제출한 작가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삶과 죽음을 통찰하는 완성도 높은 작품을 쓰고 있지만, 소재와 주제의식이 일정한 틀 안에 머물러있는 듯 해 아쉬웠다.

‘「평상」 외 2편’의 작가는 인간과 집이라는 한정된 세계 속에서 왜곡된 인간과 그 관계를 독특한 질감의 언어로 포착하는 힘이 좋은 만큼, 좀 더 도발적이고 개성 있는 이야기꾼으로 성장하기를 지켜보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신인답지 않은 내공으로 구조로써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미덕을 갖추었지만, 몇몇 인물들이 작위적이며 작품 간의 편차가 크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전쟁터를 훔친 여인들」 외 4편’을 제출한 작가는 관념과 현상을 잇는 신화적 글쓰기를 통해 한국 연극에 새로운 부피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반면 작가의 해석적 틀만 있을 뿐 극적 긴장감을 유지하는 서사가 부족하다는 점, 그렇게 도달한 인식이 과연 우리 시대에 의미 있는 통찰이라고 볼 수 있을지 고민스러웠다.

오랜 논의 끝에, 새로운 언어에서 새로운 지형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연극성을 드러내고 있는 ‘「전쟁터를 훔친 여인들」 외 4편’을 선정하기로 합의했다.

‘동굴 속의 제의’ 같은 혹독한 언어가 머지않아 또 다른 ‘극장의 제의’를 실현할 것으로 믿는다. 아울러 이번 심사에는 등단 10년이 넘거나 당해 타 출판 지원을 받은 작가를 배제하였음을 밝힌다.

 

<평론 부문>

응모작의 편수가 응모작의 수준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도 아니고, 현재의 위치나 가치를 객관적으로 의미하는 것도 아니지만, 올해 평론 분야의 응모작이 6편으로 예년에 비해 감소했다는 사실 자체가 여러 가지 생각을 불러올 수 있다. 문학의 위기를 지나 문학 평론의 위기를 논하는 기류 자체도 이미 식상해져 버린 세태를 간접적으로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고, 그런 가운데서 문학 평론 내부에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 문학을 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문학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평론을 한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평론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는 사실을 재확인시켜주는 심사였다.

어떤 평론이 필요한가는, 어떤 평론이 읽히는가에 대한, 그리고 어떤 평론이 영향력을 행사하는가에 대한 질문이자 대답에 해당된다. 그러하기에 단순히 분량이 채워졌다거나, 다양한 내용이 골고루 담겼다는 것으로는 평론집의 외양만 갖췄을 뿐 그 의미와 가치도 채워졌다고 하기는 곤란할 것이다. 소설집이나 시집의 해설, 계간 혹은 월간 리뷰 중심의 작품론, 지향점이나 공통점이 부족한 작가들을 모아 엮은 작가론, 반복되거나 익숙한 주제론, 이론이 앞서서 작품이 보이지 않는 메타 담론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우를 바람직한 평론집의 양태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문학평론이라는 것이 현실적으로 볼 때 각 문학잡지나 출판사의 원고 청탁을 받고 쓰는 경우가 많은 문단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단행본으로 출간될 평론집으로서의 색깔이나 개성, 특수성을 살리기 위한 노력이나 실제 수준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무의미하지 않은 것이기에 최소한 의미 있는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종적으로 논의된 두 권의 평론집 중 한 권은 ‘「시, 진리들의 현현」 외 37편’이었다. 문제제기 능력이 돋보이고, 이론을 실제 분석과 맞춤하게 연결시키는 능력도 뛰어났다. 차분하면서도 논리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전달하려는 태도가 귀하게 여겨졌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론의 인용이나 직접 제시가 다소 많았고, 다루고 있는 시인들이 중복되어 평론이 지닌 시야가 한정되어 있는 단점이 탄탄한 기본기나 집중력 있는 문제 제기라는 장점을 능가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다.

지원작으로 결정된 ‘「분노의 날」 외 24편’은 동시대 문학에 대한 문제제기가 적확하고도 강력하다. 젊은 평론가로서의 패기와 애정, 심지어 좌절마저도 절실하게 담아내는 문학적 진정성이 중요한 덕목으로 다가왔다. 문학에 대한 애정이나 문학 작품을 대하는 성실함을 가시적인 수치로 보여줄 수는 없지만,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글들이 대부분이었다. 무엇보다도 글들이 친절해서 지나치게 현학적이지 않고, 분석의 설득력이 있어서 허황되거나 관념적이지 않다. 좀 더 강력하고 논쟁적인 주제론이나 세대론을 기대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혹은 그러지 않은 조심스러움과 균형 감각이 오히려 신뢰감과 기대감으로 다가와 앞으로의 활동을 더욱 기대하게 한다. 이런 기대가 단순한 덕담이 아니라 객관적 평가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 앞으로 한국문학 평론의 밝은 미래를 또 다시 기대해본다.

 

<아동문학 부문>

동시 부문은 전반적으로 일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한 작품들이 많았다. 이 일상에는 자연에 대한 경험도 포함된다. 따뜻한 시선이라 함은 이른바 동심의 눈에서 비롯한 것일 텐데, 때로는 작위적이고 부자연스러워서, 마치 동시인의 반열에 들어서기 전의 작가들이 흔히 오해하듯이 그저 예쁘고 착한 눈을 동심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발상과 시선, 시어가 주는 즐거움 등에 중점을 두어 예심을 거쳐 본심에서 논의한 작품은 6종으로 ‘「낙엽도 집이 있다」 외 51편’, ‘「나는 어쩌라고」 외 52편’ 외, ‘「풀벌레 악단」 외 52편’, ‘「커다란 빵 생각」 외 49편’, ‘「공개 수업」 외 49편’, ‘「폭포」 외 70편’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서 농촌 아이들과 사람들의 순박한 인정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아낸 「풀벌레 악단」(이하 표제작만 언급)과 기발한 상상력이 눈길을 끄는 「커다란 빵 생각」, 리듬감이 뛰어나고 날카로운 경구가 짧고 간결하게 응축되어 있는 「폭포」가 마지막까지 논의의 대상이 되었다. 그만큼 각자의 장점이 뚜렷하여 어느 하나를 고르기가 쉽지 않았으나, 생각의 전환을 꾀하는 참신성이 유독 아쉬운 최근의 아동문학을 고려하여 아이들이 소망하는 세계를 자유분방하고 독창적인 발상으로 그려낸 「커다란 빵 생각」을 당선작으로 하자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동화 부문은 청소년소설을 포함해서 아이들의 생활을 다루는 것에 그치지 않고 판타지, SF, 추리물, 역사물 등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아이들의 생활을 소재로 한 작품들에는 부모의 이혼이라든가 왕따, 장애 등 문제적 상황을 다룬 것들이 많아 소재의 확장이 크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특히 장르문학과의 접목은 또 하나의 가능성일 텐데, 아직 이렇다 할 작품은 눈에 띄지 않았다. 본심에서 논의한 작품은 다섯 편으로 청소년소설에 속하는 단편들을 모은 ‘「발치」 외 5편’과 낡고 오래된 한옥이지만 우리 집이 생기며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 『아버지의 집』, 유기견과 엄마가 집을 나간 아이의 이야기 『검둥개 럭키 1, 2』, 일상의 이야기면서도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흥미진진한 단편 모음 ‘「단지」 외 5편’, 귀농 가족의 이야기 『만개의 눈』이 그것이다. 서두의 흡입력은 있으나 후반으로 갈수록 주제의식이 사라진다든가(『만개의 눈』), 재치 있으면서 담백한 묘사가 장점이지만 다른 한편 이야깃거리가 풍부하지 못해 밋밋한 느낌을 준다거나(『아버지의 집』), 이미 많은 동화에서 다룬 소재를 다시 한 번 반복하는 것에 그친다(『검둥개 럭키』)는 지적을 넘어 끝까지 논의의 대상이 된 작품은 「발치」(이하 표제작만 언급)와 「단지」였다. 두 작품 다 익숙한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흥미진진한 서사를 구사할 수 있는 역량이 뛰어났고, 개성과 매력을 겸비한 캐릭터를 창출해낼 수 있는 가능성들을 보여주었다. 많은 논의 끝에 최근 아동청소년문학에서 흔히 보이는 아동 또는 청소년들의 ‘닫힌’ 자족적 세계를 넘어설 가능성과 주제의식을 보여주는 「발치」를 당선작으로 올리기로 의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