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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대산문화> 겨울호(통권 34호) 발간
글쓴이 : 운영자 날짜 : 09.11.30|조회 : 14486






특별기고 : 구보, 남조선문학가동맹 평양시찰단 일원으로 북에 가다

- 구보가 사실상 납북되었다는 1950년 정황에 대한 장남 박일영 씨 회고

 

계간 『대산문화』 겨울호

 

▶ 세계의 화제작 : 2009 노벨문학상 수상작 헤르타 뮐러를 바라보는 시선들

▶ 대산초대석 : 최일남 - 최인석 수즉다욕(壽則多辱)을 경계하며

▶ 대작에세이 : 윤흥길 ▶ 나의 삶 나의 문학 : 이경자

▶ 가상인터뷰 : 김동리 - 황충상 무지개를 타고 왔어야지

▶ 시샘(최승호), 단편소설(한창훈), 동화(문부일), 콩트(김이설), 기고비평(임우기) 등

▶ 제17회 대산문학상 『고산자』 등 시, 소설, 평론, 번역 수상작 리뷰

 

-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은 문학과 관련된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고 문학 전반에 걸친 읽을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문학교양지 『대산문화』 2009년 겨울호(통권 34호)를 발간했다.

 

- 이번 호에서는 ‘특별기고’로 「구보, 남조선문학가동맹 평양시찰단 일원으로 북에 가다」를 실었다. 올해 한국 근대모더니즘 소설의 선구자인 구보 박태원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다양한 재조명과 기념사업이 이루어진 가운데 구보의 장남 박일영 씨가 구보가 북으로 가게 된 1950년, 우리 근대문학의 위대한 작가 구보 박태원의 운명을 가른 그 해에 구보와 그의 가족들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상술한 기고문을 보내왔다.

자신과 가족 친지들의 기억, 직접 평양을 방문해서 관계자들을 만나고 자료 조사한 결과 등을 종합한 이 글에서 박일영 씨는 '구보가 친구 따라 강남 가듯 북으로 갔다'는 그간의 월북설을 부인하고 '남조선문학가동맹 평양시찰단'의 일원으로 뽑혀 북으로 갔다고 밝혔다. 이는 정황상 '사실상 납북'되었다고 볼 수 있다. 구보가 단순한 계기로 북으로 간 것이 아니라 선택의 여지가 없던 북한행이었다는 당시 상황을 증명하듯 복잡한 심경 속에 먼 길 떠날 채비를 하던 구보, 미술가동맹 대표로 뽑혀 함께 북으로 가게 된 동생 박문원, 두 사람의 북한행에 필요한 노자를 준비하던 어머니, 서울 수복 후 남은 가족들의 삶 등이 장남 박일영 씨의 열두 살 눈으로 목격한 회고담 형식으로 그려졌다.

 

- 이번 ‘대산초대석’에는 소설가 최일남 선생을 모시고 후배 작가 최인석 씨가 인터뷰했다. 최인석 씨는 「수즉다욕(壽則多辱)을 경계하며」란 글을 통해 오래 살면서 욕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겸손하고 소박하게 사는 작가의 자세를 소개했다. 문학계 어른으로서 큰 명성과 덕망에도 불구하고 많은 자리에 크게 나서지 않고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으며, 본인에게 향하는 엄격한 잣대를 게을리 하지 않아 나갈 때와 들어갈 때를 잘 분간하는 삶을 살아가는 작가의 삶이 이른바 ‘원로’가 지녀야 할 미덕을 보여준다.

 

- 지난 호부터 선보이고 있는 ‘세계의 화제작’ 코너에서는 독일에서 활동하고 있는 번역가 박경희 씨가 「2009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헤르타 뮐러를 바라보는 시선들」을 통해 최근 문단의 화제 작가인 헤르타 뮐러를 소개했다. 대다수가 예상치 못한 노벨상 수상으로 헤르타 뮐러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인 반면 국내에는 제대로 소개되지 않아 누구도 자신 있게 그에 대한 평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이 글은 그간 베일에 가려져있던(?) 올해 헤르타 뮐러 수상자에 대한 궁금증을 다소나마 해소해준다. 그 의외성으로 인해 귄터 그라스의 "저는 개인적으로 아모스 오즈의 수상을 기대했"다는 발언과 평론가 마르셀 라니키츠의 '노코멘트'가 당연히 받아들여지는 상황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당당할 수 있는 여러 작품의 순수한 문학성 및 가치에 대한 변을 실었다.

 

- ‘대작에세이’는 윤흥길 씨의 세 번째 글로 「빚진 게 너무 많은 세대」가 실렸다. 요즘 문단에서 개성이 강하고 독창성이 뛰어난 신인작가를 두고 '누가한테도 빚진 게 없는 작가'라 부르는 것에 빗대어 자신은 동시대 작가뿐 아니라 동서고금의 수많은 선배 작가들, 고전문학과 민담, 전설, 속담에 빚진 채 살고 있으며, 심지어 이 나라 산천초목과 갖은 짐승들, 풍운뇌우 같은 자연현상마저도 그가 작가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가르침과 깨달음을 준 빚쟁이 집단으로 꼽았다. 특히 신춘문예 당선에 얽힌 스승 황순원과의 에피소드는 그의 겸손함의 뿌리를 엿보게 한다.

 

- ‘나의 삶 나의 문학’에서는 『절반의 실패』로 대표적 페미니즘 작가로 손꼽히는 소설가 이경자의 삶과 문학을 담았다. 그는 「들팽이를 사랑하는 죄」를 통해 여자라는 이유로 내쳐지고 들팽이로 자라난 어머니의 삶이 자신의 전생이라는 모습으로 인생을 지배하고 간섭해온 삶을 고백했다. 자신이 ‘거짓 현실’을 쓰는 소설가로 밥을 먹게 된 것은 전생의 허물을 벗고 진실을 만나려는 운명의 생존전략이라고 말하며 이제야 전생의 꺼풀을 어지간히 벗겨낸 기분이며 자신을 이해하고 용서하며 인생을 사랑하게 된 현재의 행복감을 드러냈다.

 

- 소특집으로는 중진 문인들의 건재함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제17회 대산문학상 수상작’을 수상작 선정 경과 및 리뷰와 함께 살펴보았다. 수상작인 송찬호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박범신의 『고산자』, 이광호의 『익명의 사랑』, 브루스 풀턴, 주찬 풀턴, 김기청 영역의 『저기 소리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를 본심 심사위원인 성민엽, 황현산, 권택영, 안선재 교수가 각각 상세한 리뷰를 통해 소개했다.

 

- ‘가상인터뷰’에서는 소설가 황충상이 소설가 김동리와 가상의 대화를 나누었으며 ‘동아시아의 작가들’에서는 중국의 향토와 혁명 등 고난에 대한 서사의 고수인 소설가 옌렌커, 일본의 독특한 성적 상상력으로 기상천외한 소설을 쓰는 작가 마쓰우라 리에코를 박재우, 신인섭 교수가 각각 소개했다.

 

-『대산문화』는 재단의 회원들에게 배포되고 교보문고를 통해서도 판매된다. 구독을 원하는 독자는 전화(02-725-5420), 이메일(daesan@daesan.or.kr) 등을 이용해 신청하면 된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