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도화 아래 잠들다
2000년 발표된 첫 시집 『내 혀가 입 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에서부터 여성성에 대한 시들을 꾸준히 발표해 온 젊은 여성시인 김선우가 두 번째 시집을 발표했다. 이 시집에서 시인의 여성성에 대한 관심은 더욱 깊고 넓어져 여성성이 여성의 전유물을 넘어 생명체의 원초적 본성으로까지 그 세계가 확장돼 있다. 시집 곳곳에서 이야기되고 있는 엄마나 언니의 오줌·월경·생리혈·양수·자궁 등의 "짜디짠" 이미지들은 시인에게 단순한 몸이나 생리현상이 아니라 생명을 낳고 소비하고 재생하면서 우주를 이루는 성스러운 공간이 된다. 스님인 언니의 영향 때문인지 가부장적 억압의 해체라는 기존 여성시들의 전투성을 훌쩍 뛰어넘어 불교적 정서를 짙게 내포하고 있는 것도 이 시집만의 특징이다. 절망적인 일상 속에서 피어나는 생의 약동성을 개성있게 드러냈다는 평을 받으며 2001년 수혜작으로 선정되었다.
시 | 사춘기
1999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김행숙의 첫 시집 『사춘기』는 기존의 서정적 어법과는 거리가 먼, 그렇다고 규율의 파격이나 전투적 자의식 같은 의도적 실험성과도 거리가 먼 독특하고 낯선 시적 진술로 독자들을 당혹케 한다. 시인은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시에 대해 "1인칭이 지긋지긋하고 자의식 과잉이 지겹다. 내 시는 어떤 계보에도 속하지 않는 별난 것이라는 평을 받곤 한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해석하려 하지 말고 감각적으로 읽어달라"고 말하고 있다. 시집에는 해설을 쓴 이장욱의 표현을 빌리자면 "독백인 듯 대화이고, 대화인 듯 독백"이며 "하나의 의미로 완강하게 모이는 것 같다가도, 문득 흔적도 없이 흩어져" 버리는 72편의 시가 수록돼 있다. 독특한 개성으로 환셩과 현실을 접목해 인식과 감각의 날카로움이 돋보였다는 평을 받으며 2000년 수혜작으로 선정되었다.
시 | 산벚나무의 저녁
지난 2001년 여행 겸 공부을 위해 미얀마를 6개월여 동안 방문한 적이 있는 장철문이 당시의 체험을 노래한 시들을 묶어 시집을 펴냈다. 평소 불교를 비롯한 동양 사상에 큰 관심을 기울여 온 시인의 시답게 서두르지 않고 차분하게 세상을 관조하는 산책 같은 시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시집에는 미얀마 시편 이외에도 먼저 세상을 떠난 두 형과 어머니, 아내 등 시인의 개인사와 관련된 49편의 시가 5부로 나뉘어 수록돼 있다. 단아한 형식미와 사물에 대한 섬세한 관찰력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으며 2001년 수혜작으로 선정되었다.
평론 | 푸줏간에 걸린 고기
지난 1995년 『문학동네』로 등단한 신수정의 첫 번째 평론집이다. 섬세하면서도 정치한 평문으로 명성이 높은 저자의 활발한 글쓰기를 감안하면 상당히 뒤늦은 셈인데 그만큼 첫 평론집에 공을 들였다는 증거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평론집은 저자가 90년대 문학의 징후적 작가로 규정한 작가들을 분석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1부 90년대 문학론, 2부 작가론, 3부 작품론, 4부 리뷰 형식의 글들로 구성돼 있으며 현장비평을 하되 끊임없이 문학사적 맥락을 의식하는 자세를 보여주었다는 평을 받아 1998년 수혜작으로 선정되었다.
소설 | 나쁜 여자, 착한 남자
소설 『결혼은, 미친 짓이다』로 작품성과 대중성 양면에서 모두 큰 성공을 거두었던 이만교의 첫 번째 소설집이다. 주제의 진지함을 추구하면서도 소설적 재미를 놓치지 않는 그의 소설답게 인간의 본성, 특히 자본주의적 욕망의 적나라한 실상을 경쾌하면서도 냉소적으로 묘사했다. 이야기는 재미있지만 다 읽고 나면 앙금이 남는 것은 사람들이 '절대 선(善)'으로 믿고 있는 것들에 작가가 보내는 차가운 시선 때문일 것이다. 한 회사의 독신 상사와 두 부하 여직원과의 기묘한 관계를 그린 표제작 「나쁜 여자, 착한 남자」를 비롯 4편의 중편과 2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돼 있다. 독특한 표현과 해학 넘치는 서술방법으로 현대인의 불안을 그려냈다는 평을 받으며 2001년 수혜작으로 선정되었다.
아동문학 | 아빠, 업어 줘
가족간의 사랑이라는 다소 진부한 주제를 진실성 있게 독자들에게 전달한 역량이 돋보이는 이옥수의 장편동화가 출간되었다. 어려운 가정 환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초등학교 2학년 은수의 이야기가 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1992년 한국문인협회 작품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으며 등단한 저자의 첫 창작동화이다. 각 등장인물들의 개성이 뚜렷하고 주인공 은수의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에 아이다움이 잘 살아 있다는 호평을 받으며 2002년 수혜작으로 선정되었다.
평론 | 불온한 정신
1992년 등단 이래 주로 90년대 시인들의 작품을 애정어린 시각으로 섬세하게 분석해 온 김춘식 평론가의 첫 평론집이다. 그간의 활동상을 반영하듯 90년대 시단에 관한 성실한 보고서라고 할 만한 이번 평론집에서 저자는 90년대를 불우한 현실에서도 시인들이 "불온한 자존심"을 앞세워 자신의 진정성과 다양한 생존 전략을 표출해 낸 시기로 파악한다. 이 평론집으로 저자는 제 4회 젊은평론가상 수상자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산만해지기 쉬운 현장 점검의 여러 시각들을 하나의 독자적 체계를 세워 진지한 모색을 보여주었다는 평을 받으며 1999년 수혜작으로 선정되었다.
아동문학 | 바보우물
인간 사회의 축소판인 아프리카 밀림과 동물에 대한 생생한 묘사가 압권인 「태양이 떠오르는 그 너머로」 등 7편의 동화가 수록된 구민애의 첫 동화집이다. 저자의 정확한 문장구사력은 2003년도에 국어문화운동본부가 주최하는 '올해의문장상'을 수상한 것으로도 유감없이 증명되었다. 화가 이은천의 컬러 삽화를 곁들여 어린이들의 흥미를 더욱 유발하고 있다. 문장이 간결 정확하며 절묘한 반전과 긴장감 있는 진행으로 어린이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다는 평을 받았으며 2001년 수혜작으로 선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