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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대산창작기금 지원대상자 선정
작성자 운영자
날짜 25.08.12 조회 4837

2025 대산창작기금 지원대상자 및 작품

부문

성명

작품명

김리윤

전망들야생의 눈과 눈 안쪽의 야생49

김석영

과학적 관심49

지관순

버터 사러 가는 길에49

소설

임선우

프랑스식 냄비 요리7

임지지

야크와 나7

희곡

이세희

테디 대디 런(TEDDY DADDY RUN)3

평론

이희우

매력의 경제학14

아동문학

박소이

동시 새우의 꿈50

윤슬빛

장편동화 둥우리

 

심사평

 

<시 부문>

 

폭염이 지속되는 여름날 심사위원들에게 꽤 많은 분량의 투고작이 주어졌다. 대산창작기금의 위상을 잘 알기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 꼼꼼히 읽어갔다. 배우는 마음으로 후배 시인들의 작품을 읽으며 소통과 이해의 노력을 기울였다. 최근 한국 사회의 정치적 대란과 경제적 불안정이 글 쓰는 사람들을 무기력하게 만든 것은 아닌지 우려했으나 오히려 좀 더 인간적인 세계를 탐구하며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길로 매진하는 동력이 되었던 것 같다. 연이은 해외문학상 수상작가의 출현도 그간 우리 문단과 재단이 기울였던 노력의 성과로서 더 많은 사람들이 문학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해주었을 것이다. 예년보다 투고작은 많았다. 396건을 대상으로 한 1차 심사가 지난 6월에 진행되었고 총 9건을 선별하여 재독을 거쳐 7월에 최종심의 및 선발이 이루어졌다. 수준 높은 작품들이 매우 많아 선별이 어려웠으나 그나마 여러 명에게 주어지는 창작기금이라는 사실에 안도했다.

전망들-야생의 눈과 눈 안쪽의 야생49은 젊은 시인의 패기와 실험성을 보여주었다. 다소 추상적 사유가 드러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시인이 구축한 탁월한 이미지와 자기 세계에 대한 집요한 탐구는 남다른 시적 매력으로 다가왔다. 지난한 작업에서 발현되는 독특한 아름다움이 독자를 곤혹스럽게 하더라도 시인의 이러한 천착이 한국시단을 더욱 풍요롭게 하리라 기대한다.

버터 사러 가는 길에49은 일상의 감각을 끌어들여 시로 만들어 내는 섬세함과 진지함이 개성적으로 다가왔다. 새로운 발상과 시적 탄력은 각 편의 시가 결코 쉽게 쓰이지 않았음을 짐작하게 했다. 젊음은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해 가는 용기에 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었다. 이 시인의 작품이 일상의 또 다른 면들을 감각하도록 독자들을 이끌어 주리라 믿는다.

과학적 관심49은 개성적 진술과 독특한 상상력이 두드러졌다. 전체적으로 작품 수준이 고르고 안정적인 면이 믿음직스럽게 느껴졌다. 영호[영혼]에 대한 색다른 탐색은 모호하면서도 힘 있게 다가왔다. 연작과 변주로 이어지는 성실함과 인내심을 끝내 응원하게 되었다. 관계에 대한 성찰을 통해 새로운 시적 지평을 열어가기를 기대한다.

날이 가물어서 농작물을 키우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것이 얼마 전 일인데, 최종 심의를 진행한 날에는 폭우가 내렸다. 해갈을 넘어서는 강수량은 또 어디선가 막대한 피해를 일으킬 것이다. 우리가 알 수 없는 것은 날씨만이 아니다. 인간 본성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현실 앞에서 무력감을 느끼며 쉽사리 희망을 이야기하기 어렵다. 혐오와 차별, 폭력과 전쟁의 나날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다.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는 첨단 기술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킨다. 앞날을 내다보기 어렵고, 자본의 막대한 영향력을 어쩌지 못하지만 여전히 인류의 진보가 아니라 인간성의 성찰이 필요한 때라고 할 수 있다. 부끄러움과 좌절감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설 용기를 우리가 시의 언어 안에서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심사위원 : 김기택 김행숙 이근화

 

<소설 부문>

 

2025년 소설 부문에는 231명의 응모자들이 작품을 전해주어서, 대산창작기금이 등단 10년 이내를 포함한 신진 및 예비 작가들의 확실한 등용문으로 자리했음을 알 수 있었다. 장편소설 보기 좋은가 바오, 단편소설집 야크와 나7’, ‘기르는 사람들6’, ‘창문7’, ‘프랑스식 냄비 요리7’, ‘말을 하자면7’, ‘잠을 깨무는 이6’, 그리고 경장편소설의 볼륨에 가까운 중편소설들이 함께 묶인 성북동, 4’, ‘우리의 날씨5을 본심에서 검토했고, 이 가운데 프랑스식 냄비 요리」 「야크와 나」 「말을 하자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주요 논의의 대상으로 삼지는 못했으나 창문7이 준 기이한 충격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싶다.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상상력, 숨 막힐 정도로 촘촘하며 집요한 문장이 서사의 밀도에 앞서서 소설에 매력을 부여했다. 기대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작가의, 쓰기와 읽기의 곤혹이 동시에 느껴지는 작품들이었다.

말을 하자면7은 편견과 혐오의 구조적인 문제를 직시하며 현상에 대한 다층적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통찰력을 보여주었다. 함께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과의 부딪침 가운데 튀는 스파크 속에서 선명한 문제의식이 빛나는 작품들이었다. 작가가 집중한 의제들은 우리 중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이 시대를 관통하는 것들로서 오늘날의 소설이 지녀야 할 중요한 덕목 가운데 하나를 일깨워주었다.

야크와 나7은 기존의 익숙한 문학적 문법의 눈이 미처 닿지 않은 곳에서 암약하다가 돌연 솟아올랐다고밖에 표현할 길이 없는, 낯설고도 기묘한 끌림을 지닌 작품들이다. 보편적인 서사 전개 방식을 따르지 않으면서도 힘 있고 안정된 묘사가 독립영화의 연작을 보는 것 같은 느낌도 주었다. 독자로 하여금 내가 지금 보고 읽은 것이 무엇인지를 계속 생각하게 만드는 모험적인 텍스트였는데, 그러한 수고를 기꺼이 감당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이 뜻밖의 조우는 가치 있었다.

프랑스식 냄비 요리7은 작가가 이미 완성된 기술적 역량과 자기 세계를 바탕으로 하여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음을 짐작하게 하는 소설들이었다. 다양하게 동원한 장르적 상상력은 주제의식을 탄탄하게 뒷받침하며 끝내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대산창작기금의 취지와 요건 그리고 무엇보다도 문학적 성취도를 다방면으로 고려한 끝에, 올해의 최종 수혜작은 프랑스식 냄비 요리7야크와 나7으로 결정되었다. 귀한 작품들을 응모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책으로 만나게 될 작품들이 기다려진다.

 

심사위원 : 구병모 백가흠 은희경

 

<희곡 부문>

 

2025년 대산창작기금 희곡 부문의 응모작은 58건이었다. 올해 출품된 희곡들에서 눈에 띄는 키워드는 재난’ ‘기후위기’ ‘AI’ 등이었다. 근미래를 시대로 설정한 이 작품들을 통해 작가들이 현재 우리 인류의 위기에 대해 관심이 많고, 창작에 반영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 고무적이었다. 특히 기후 위기를 일상과 긴밀하게 연결하려는 시도들이 인상적이었다. ‘AI’ 소재의 희곡들도 매우 다양한 지평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심사위원들은 1차 응모작에 대한 심사를 거쳐 올라온 2차 심사작들을 두고 숙고를 통해 테디 대디 런3을 최종 지원 대상작으로 선정하였다. 작가는 이 네 편의 작품을 통해 10대 후반의 청소년기를 겪고 있는 주인공들의 정체성에 관한 고민을 다양하게 다루고 있다. 연극에서 잘 다루지 않고 금기시하는 소재인 첫 생리, 장애인의 성, 한국인과 필리피노의 운명을 지닌 이복자매의 정체성 찾기를 재치있고 잘 짜여진 구성으로 다루며 주제를 잘 전달하고 있어 지원작으로 선정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

본심작에 오른 웨이 투 와이키키1초록의 찬란1도 작가의 뚝심을 보여주며 장대한 서사를 구축하여 밀어붙이는 힘에 모자람이 없어 기대되는 작품이었다. 혼자 희곡을 써야 하는 수많은 새벽을 밝힌 모든 응모 작가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정말 좋은 작품들이 많아 행복한 고민을 했던 시간이었음을 밝힌다.

 

심사위원 : 강량원 김민정

 

<평론 부문>

 

이번 2025 대산창작기금 평론 부문 심사는 1,2차 온라인 심사가 이루어진 뒤 대면으로 최종 당선작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이번 응모작은 총 8편으로 대면 심사에서 다뤄진 작품은 취향의 인간35’, ‘인간의 끝에서 시작하기28’, ‘경이의 세계, 시라는 경이25’, ‘매력의 경제학14이다. 이번 평론 심사에서 눈에 띄는 현상은 시 비평이 압도적이라는 사실이다. 최종심에 오른 네 작품집 중 매력의 경제학을 제외하고는 세 작품집 모두 시 비평을 메인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외에 최종심에서 다루지 못한 작품집들도 대개는 시 비평이 중심이었다. 소설이라는 장르가 오랫동안 해 왔던 역할, 즉 당대의 사회문화적, 정치적 담론을 구성하고 유통하고 실천하는 역할을 이제는 하지 못하는, 혹은 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비평의 시 집중 현상이 갖는 의미에 대해 많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네 작품집 중 취향의 인간은 자기 경험에 기반한 사유를 적극적으로 비평 영역으로 끌어오는 방식이 눈에 띄었다. 자기 기술지적(auto ethnographic) 글쓰기의 범주에서 논의할 수 있을 정도로 자기(auto)를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비평 태도가 신선하고 새로웠다.

인간의 끝에서 시작하기는 동물권, 환경, 탈인간주의, 그리고 여성주의 등 최근 문학 비평의 주요 이슈와 테마를 통해 자기만의 비평적 주제를 만들어가는 저력이 돋보인다.

경이의 세계, 시라는 경이는 다른 작품집에 비해 시라는 장르에 대한 이해와 접근이 뛰어나고 작품에 대한 해석 또한 정석적이고 고전적이라는 인상을 주었다. 특히 텍스트 그 자체에 집중하면서 탄탄한 시 이론과 시사(詩史)를 기반으로 작품을 둘러싼 맥락을 짚어내고 있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이 때문에 심사위원들은 최종 당선작을 놓고 꽤 오랫동안 열띤 토론을 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최종 당선작에 선정되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 좀더 자기만의 비평언어에 집중하고 이를 토대로 좀더 과감하게 자기만의 비평지도를 만들려는 야심을 갖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이렇듯 치열한 토론과 논의 끝에 이번 대산창작기금 평론 부문에서 최종 선정된 작품은 매력의 경제학이 되었다. ‘매력이라는 일상적인 단어를 가져와 변화하는 비평 지형과 비평가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전개해나가는 당찬 비평적 포부가 인상적이었다. 전형적인 강단비평 스타일에서 벗어나 비평이 어떻게 대중적인 매혹에 대해 다룰 수 있을 것인지 고민하면서도 특정 작품에 대한 신비평적 접근을 넘어 좀더 다중적인 텍스트 분석을 시도함으로써 비평의 범주를 확장하고 있다. 특정 이론이나 이슈를 쫓는 대신 자기만의 새로운 비평언어를 만들고 있어 앞으로의 비평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이번 심사를 하면서 많이 읽고 열심히 쓰는 평론가가 여전히 많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물론 단평이나 해설에 집중되는 경향도 있어 아쉽기는 했지만 자기 주제를 가지고 본격적으로 싸우는 주제 비평도 많아 최근 한국문학의 흐름을 읽어보는 계기가 되어 반가웠다. 대산창작기금이 젊은 평론가들의 문학적 포부를 펼치고 인정받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도 새삼 고마웠다. 대산창작기금에 응모해 준 모든 평론가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심사위원 : 심진경 최현식

 

<아동문학() 부문>

 

응모작 91건의 작품을 읽으며 요즘 동시의 흐름과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그 첫째는 여전히 동시의 산문화였다. 시에 이야기적 요소는 시적 흥미와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시를 읽었는데 한 편의 동화를 읽은 것처럼 화자(주인공)의 심리, 주변 관계성까지 생생하게 그려진다면 이를 통해 간접적 감정 경험이라는 시 읽기의 즐거움이 배가 될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시어 사용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언어의 과소비현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시의 산문화가 흐름이라면 그 속에서 나만의 변별화된 개성이 살아있어야 한다. 시인의 언어 속에 응축된 철학과 강렬하고도 압도적인 시인의 목소리, 이런 시들이 신진작가를 발굴, 양성한다는 대산창작기금의 취지에도 걸맞은 시라는 생각이다.

둘째는 특정 소재나 환경, 생태, 미래 등을 주제로 엮어 보낸 시들이 많았다. 나름 출판시장을 겨냥한 전략으로 보여지는데 이는 일관된 정서와 통일성이 주는 안정감이 오히려 기시감으로 다가왔다.

최종에서 만난 작품은 모두 6건이었다.

이 중 화분 앞에서52은 짧고 간결하며 재치와 철학이 담긴 시들이 많았다. 그러나 레고처럼 딱 맞춰진 시와 특히 사물에 대한 시인의 수렴적 시선이 독자의 다양한 해석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남겼다.

교훈 같은 건 없을지도 몰라요49은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활달하면서도 거침없는 전개에 자기 긍정적 세계가 읽는 재미를 보태주었다. 그러나 앨리스’, ‘삐삐’, ‘피노키오같은 고착화된 인물들과 할머니로 풀어낸 시들이 새로움보다는 익숙한 이미지로 반복적이고 비슷한 분위기를 보여주는 데 그쳤다는 의견이다. 최종적으로 오소리 감투새우의 꿈을 놓고 논의했다. 오소리 감투는 익살스러움과 유머가 좋았다. 어느 시에서는 통쾌한 해방감이, 어느 시에서는 편안한 위로가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거 꼭 해 보고 싶다, 누가 더 서운한가등에서 작품의 편차가 있고 끝까지 끌고 가는 힘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당선작 새우의 꿈은 잔잔하고 차분하게 전개되는 것이 장점이다. 음식으로 치면 소박한 동네 잔칫상에 오른 음식 같다고 할까? 그런데 촌스럽지 않고 낡지 않고 맛에 깊이가 있다. 그 잔칫상에서 오간 말 같기도 하다. 맥락없이 흘러가는 말 속에 누군가 재치있게 툭 던지면 또 누군가는 그 말을 능청스럽게 받아치는 그런 잔칫상에서 웃기도 하고 깨닫기도 하고 끄덕이기도 하며 나눈 말들 같다.

시인은 한판 뒤집기에 능한 언어 구사를 하고 있다.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고 늘 반대로 뒤집는데 그 마음이 곧 어린이의 마음과 닿아있다. 거기에 새우의 꿈에서 건강함, 김밥에서의 긍정성, 틈바구니에서 솔직하면서도 적극적인 행동들이 더해져 있다. 독자들을 재미있고 즐거운 잔치로 초대할 시집을 기대하며 축하의 마음을 보탠다.

 

심사위원 : 김개미 박혜선

 

<아동문학(소설) 부문>

 

응모작이 다소 늘었으나 심사위원의 눈을 사로잡을 만한 작품이 그만큼 늘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웹툰 혹은 웹툰 기반 드라마의 기류를 탄 작품이 여전히 많았는데 아마도 이런 현상은 좀 더 이어질 듯하다. 또한 심사 내내 동화에 대한 이해가 좀 더 필요하다는 아쉬움, 아동문학 서사의 속성이 답답한 틀에 갇혀 설정만 남은 듯한 응모작에는 안타까움이 컸다. 아동문학 서사에는 어린이라는 존재와 어린이의 삶이 중심에 있어야 하고 청소년 문학 서사에도 마찬가지로 이 대상의 삶과 내면이 탐구되어야 독자의 공감을 끌어낼 것이다.

동화와 청소년 문학을 검토하고 결과적으로 그중 한 분야에서 수상작을 낸다는 점은 아쉬움이다. 우리는 본심에 청소년 문학 작품과 동화를 고르게 올려 진지하게 검토하였다. 역사적 사실 배경에 현대적인 감수성을 입힌 후보작이 빠지지 않고 올라오는 현상은 영화와 드라마의 영향으로 짐작되는데, 이런 작품의 경우 문장의 안정감에 놀라곤 한다. 문장력이란 이야기를 담아내는 훌륭한 조건이므로 여기에 빛나는 상상력과 세계를 보는 새로움이 장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수모 단이 조선 가체 금지령은 여성의 사회 참여가 제한적이던 조선시대의 여성 전문 직업을 조명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1954 스위스 월드컵에 간 소년은 동화에서 흔치 않은 축구 소재가 사실에 근거하여 전개되는 점이 돋보였다. 전쟁 직후 사회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전쟁의 상흔보다는 어린이의 개인적인 욕망을 담아낸 점 또한 인상적이었다.

둥우리는 심사위원들이 동시에 낙점한 수작이었다. 혈육의 성폭행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당위에 치우치지 않고 담담하게 풀어낸 점이 믿음직했고, 서사 도입부에서부터 사건이 이미 시작돼 있음을 은밀하게 끌고 나가는 필력과 감정선이 돋보였다. 가해자가 오빠라는 현실에 스스로 자신을 유배시킨 주인공의 아픔이 충분히 짐작되었고, 개인의 재기와 주변의 따뜻한 배려가 힘겨운 청소년기를 겪어내고 있는 독자들에게 온기를 줄 수 있으리라는 믿음으로 우리는 이 작품을 수상작으로 결정하였다. 이후 더 멋진 작품이 이 작가에게서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심사위원 : 이현 황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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