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순 시인이 시집 『죽음의 자서전』(Autobiographie des Todes)으로 독일 세계문화의 집(HKW, Haus der Kulturen der Welt)이 수여하는 국제문학상(Internationaler Literaturpreis)을 수상했다. 독일 세계문화의 집은 17일 현지시각 오후 7시에 열린 국제문학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수상작을 밝히고 김혜순 시인과 그의 시집을 독일어로 번역한 박술, 울리아나 볼프 번역가에게 공동으로 상을 수여했다.
심사위원단은 만장일치로 김혜순을 수상자로 뽑았다. 심사위원들은 “김혜순 시의 경이로움 속에서 의미는 종종 불가사의함 속에 명확히 드러난다”며 “그 시편들은 리듬을 따라 반복해서 읽을수록 열리고, 이미지는 이미 올바르게 선택한 뒤에야만 비로소 보이게 되는 방향처럼 스스로를 드러낸다”고 평했다.
『죽음의 자서전』은 대산문화재단의 한국문학 번역출판 지원을 통해 독일어권에 소개되었다. 박술, 울리아나 볼프 번역가가 대산문화재단의 2023년 번역지원을, 독일의 명망 높은 문학출판사인 S.피셔 출판사가 2025년 출판지원을 받아 올 2월 출간했다. 2011년 루시엔스트릭 번역상을 수상한 김혜순 시인의 영역 시집 『전세계의 쓰레기여 단결하라』(All the Garbage of the world, Unite! 최돈미 번역) 또한 대산문화재단 번역출판 지원작이다.
‘독일 세계문화의 집 국제문학상’은 매년 독일어로 번역된 현대문학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을 선정해 시상하는 권위있는 문학상이다. 작가와 번역가 공동 수상 형태로 상을 수여해 김혜순 시인과 박술, 울리아나 볼프 번역가가 수상의 영예를 함께 안았다. 총 상금은 3만5천유로(한화 약 5천6백만 원)이며, 작가에게 2만 유로, 번역가에게 1만 5천 유로가 주어진다.
캐나다 그리핀시문학상과 스웨덴 시카다상, 미국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에 이은 김혜순 시인의 잇따른 해외 문학상 수상 소식은 시인과 더불어 우리의 문학이 세계 무대에서 그 깊이와 보편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성과이다. 한국문학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해온 대산문화재단의 활동과 더불어, 이번 수상이 한국문학이 세계인과 함께 읽고 공감하는 세계의 문학으로 자리매김하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