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제33회 대산청소년문학상 수상후보 선정 및 문예캠프 참가 안내
대산문화재단의 2025년도 제33회 대산청소년문학상 수상후보로 선정된 여러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수상후보는 하단의 명단에서 본인의 이름과 소속을 확인한 뒤, 7월 11일(금)까지 학생 본인이 직접 재단에 전화(02-721-3202~3)하여 캠프 참가를 신청해주시기 바랍니다.
(통화 가능 시간 : 평일 오전 9시-11시 30분, 오후 1시 30분-6시)
또한 지원서 작성 시 기재한 이메일로 발송드릴 제출서류 양식을 작성하여 7월 15일(화)까지 재단으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안타깝게 수상후보자가 되지 못한 학생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합니다. 부디 더 좋은 기회로 재단과 인연을 맺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안내사항>
① 수상후보가 되었다고 하여 수상이 확정된 것이 아닙니다. 수상후보는 반드시 2박 3일간 문예캠프에 참가하고 백일장을 치러야 합니다. 최종 수상자는 25명 내외로 예정하고 있으며, 변동 가능합니다.
② 부정한 예심통과자나 문예캠프 불참자(요구 서류 미제출자 포함)가 발생할 시 정해진 순서에 따라 후보자로 교체합니다. 개인 신상보호를 위해 후보자 및 후보 순위는 발표하지 않습니다.
③ 문예캠프 참가비는 왕복 교통비를 제외하고는 전액 무료입니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재단에서 금전을 요구하거나, 개인 통장으로 비용 지급을 요청하는 일은 없습니다.
④ AI 사용, 표절, 중복 응모, 기발표작 응모 등의 사실이 있는 학생은 사실이 밝혀질 시 입상을 취소하고 소속 학교(대학 진학 시 해당 대학 포함)와 재단 홈페이지에 해당 사실을 공개하며 향후 대산청소년문학상 참가를 불허합니다. 아울러 재단이 입게 될 명예 훼손에 대해 해당 학생과 학부모에게 배상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제33회 대산청소년문학상 수상후보자(문예캠프 참가자) 명단
중등부 시 부문 * 가나다순
| 성명 | 지역 | 학교(소속 단체) | 학년 | 작품명 |
| 김정은 | 강원 | 용전중학교 | 3 | 사랑을 말하는 방식/ 편지/ 여름의 무게/ 신비주의/ 여기는 삼 학년 일 반 |
| 김태희 | 경기 | 공도중학교 | 1 | 초여름 신소재/ 타트라진/ 인광을 발함(phosphorescence)/ 이빨이 빠졌을 때 우유에 넣는 이유는/ 청사과맛 껌 |
| 박시우 | 경기 | 수성중학교 | 3 | 쟤 공 내 공/ 바위/ 장거리 러너/ 졸업/ 저승사자 |
| 손율 | 경기 | 운중중학교 | 2 | 개기일식/ 후회/ 성단의 끝자락 눈물로 빚은 시/ 바다 깊이 종적을 감추고/ 웃음 |
| 송아인 | 서울 | 목운중학교 | 2 | 훔친 반지/ 운세의 나머지/ 배트에 맞은 새는 다시 날았을까?/ 오후의 고양이와의 면담/ 울창한 벽 |
| 신지민 | 부산 | 부산사직여자중학교 | 3 | 잘그아아 무어야아/ 화를 낸다/ 사과를 땅속에 가두는 방법/ 버섯/ 회초리 |
| 전민서 | 경기 | - | - | 살아있는 것/ 이성있는 원숭이/ 시간/ 여름밤/ 뫼비우스의 띠 |
| 정예지 | 경기 | 삼평중학교 | 3 | 닭싸움이 시작되면 큰이빨톱가오리가 사라진다/ 벌집 놀이터의 역사/ 사라진 놀이터의 역사/ 티니핑/ Hidden in the sand |
중등부 소설 부문 * 가나다순
| 성명 | 지역 | 학교(소속 단체) | 학년 | 작품명 |
| 김가인 | 경남 | 장유중학교 | 3 | 선을 넘어 |
| 김효은 | 서울 | 목운중학교 | 2 | 해상도를 기부합니다 |
| 박현지 | 충남 | 한올중학교 | 3 | 어른의 값 |
| 배시원 | 인천 | 만월중학교 | 2 | 내일을 잃어버린 너에게 |
| 성민진 | 대구 | 새론중학교 | 3 | 살인 예고편을 본 소감이 어떠십니까 |
| 신은수 | 대전 | 충남여자중학교 | 3 | 미치광이들의 나라 |
| 임희원 | 전북 | 태인중학교 | 3 | 존재 |
| 홍시은 | 전남 | 녹동중학교 | 1 | 용과 방주 |
고등부 시 부문 * 가나다순
| 성명 | 지역 | 학교(소속 단체) | 학년 | 작품명 |
| 강예은 | 경기 | 고양예술고등학교 | 3 | 봄밤의 무화과/ 수평선의 열대야/ 4평 사파리/ 별에서 온 편지/ 자작나무 히스토리 |
| 구나은 | 경기 | 안양예술고등학교 | 3 | 가끔 있는 일/ 저녁의 인사/ 미완성/ 대학 병원에서/ 유월 |
| 권민서 | 경기 | 안양예술고등학교 | 3 | 스카이다이빙/ 이소/ 사랑 접기/ 시력 검사/ 해시태그 |
| 권민정 | 경기 | 안법고등학교 | 2 | 견디는 손목은 감정에 가깝다/ 양말들의 심리 상담가/ 캔 한 마리/ 예기 없이 안되는 얘기/ 옥상 보살피기 |
| 김민준 | 부산 | 동래고등학교 | 3 | 7조 테이블 개구리의 유언/ 기억의 지층/ 윤무2/ 추위에 약한 것/ 파도의 박명 |
| 김소율 | 경기 | 고양예술고등학교 | 2 | 지상 낙원/ 가락/ 신발세계/ 입속의 풍경/ 유연성 |
| 김은우 | 경기 | 안양예술고등학교 | 3 | 피망과 파프리카/ 종이 울리기 전에/ 소음공해/ 아카시아/ 에티오피아 |
| 김하몬 | 경기 | 안양예술고등학교 | 3 | 너랑 나 탱고를 추고 있다/ 세탁소라는 집/ 졸음쉼터/ 만우절, 그날 눈이 내렸다/ 한라봉 레시피 |
| 문지은 | 경기 | 별내고등학교 | 2 | 뜬장엔 익숙하지 않아서/ 지렁이는 꿈틀꿈틀 내 마음은 그랑그랑/ 사탕보다 달콤할 거야/ 겨울에는 수박을 먹지 않아/ 무명 배우의 무대 |
| 박민서 | 서울 | 숭의여자고등학교 | 3 | 토마토/ 캐리어/ 삼각형 허물기/ 레코드/ 액자 속 창문 |
| 박은우 | 서울 | 정신여자고등학교 | 2 | 선진화/ 플래시 게임/ 전기장판/ 외롭게 추는 춤/ 괜찮아 보이더라 |
| 서지민 | 경기 | 백석고등학교 | 3 | 아틀란티스/ 양면/ 파과/ 장마 피로연/ 공중전화 |
| 신서연 | 광주 | 조선대학교여자고등학교 | 3 | 농담/ 나는 선생이다/ 사탕/ 사진/ 자물쇠 |
| 심은지 | 서울 | 진명여자고등학교 | 3 | 아침 식사/ 탄산 중독/ 입맞춤/ 괴담집/ 등 |
| 유지원 | 경기 | 고양예술고등학교 | 3 | 옥상은/ 두통/ 달빛/ 아침은 언제나/ 새 |
| 윤강 | 전북 | 무주고등학교 | 2 | 32세기 노아 짝사랑하기/ 매방제산 페어리 테일/ 편련(괜히어려운말을쓰는것조차도)/ 불완전 다이아몬드/ 내 꿈은 마법사 |
| 윤정현 | 경기 | 안양예술고등학교 | 2 | 떠난 자리/ 슬/ 독립 영화제 1막/ 보이스 오프/ 로스트 미디어 |
| 윤혜서 | 경기 | 고양예술고등학교 | 2 | 모씨는 저가형 프렌차이즈 카페에서 창밖 사람 머릿수를 세다가 이런 감상에 빠졌다/ 당고개역 당고집 고양이/ 1n의 숫자송/ 물을 마신다/ 도시 아카이브 |
| 이민서 | 충남 | 온양용화고등학교 | 3 | 적록/ 눈사람의 표적/ 용오름/ 행진곡/ 역방향 |
| 이윤아 | 경북 | 링컨중고등학교 | 2 | 발레리나/ 구겨진 일기장/ 썸머 크리스마스/ 그림자/ 레몬 |
| 이윤종 | 경기 | 고양예술고등학교 | 3 | 아보카도 해변/ 어항의 법칙/ 토마토 키우기/ 심장을 사과처럼 쥐기/ 오븐 |
| 이준서 | 인천 | 인천마전고등학교 | 3 | 이곳은 띄어쓰기/ 여름의 채도/ 무성영화 상영관/ 빈곤의 반댓말/ 클레멘타인 |
| 이현교 | 경기 | 안양예술고등학교 | 2 | 얼룩말은 가축화에 실패한 동물이다/ 계란으로 바꿔치기/ 기초대사량/ 나를 작도해 주세요/ 회전 버튼 |
| 임여원 | 인천 | 박문여자고등학교 | 3 | 종업/ 종속/ 맥주병 심장/ 샤덴프로이데/ 발가락 단두대 |
| 정하연 | 강원 | 북원여자고등학교 | 3 | 선데이위치클럽/ 다른그림찾기/ 유기성/ 00,00/ 추락이 아니라 안기는 중입니다 |
| 하채현 | 경기 | 안양예술고등학교 | 2 | 송현동/ 로스트 스페이스/ 아파트의 남극/ 존중하는 사랑 방법/ 대명사 엄마 |
| 한재성 | 경기 | 향남고등학교 | 3 | 오월의 정류장/ 동물원/ 목공소/ 보물찾기/ 수산시장 |
고등부 소설 부문 * 가나다순
| 성명 | 지역 | 학교(소속 단체) | 학년 | 작품명 |
| 강민수 | 부산 | 성도고등학교 | 2 | 당신의 머릿속에서 꿈틀대는 |
| 강혜원 | 경남 | 효암고등학교 | 3 | 지구력 관찰 일지 |
| 고하은 | 경남 | 물금고등학교 | 3 | 덜 익은 복숭아 |
| 권은채 | 경남 | 창원여자고등학교 | 3 | 짹짹 |
| 김시온 | 경기 | 안양예술고등학교 | 3 | 깃발 잡기 |
| 김하미 | 경기 | 안화고등학교 | 3 | 경아의 경아 |
| 문봄 | 경기 | 새솔고등학교 | 3 |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 |
| 박단비 | 서울 | 서울영상고등학교 | 3 | 알약을 잘 삼키는 방법 |
| 박시언 | 부산 | 동래여자고등학교 | 3 | 카멜레온 해방하기 |
| 박시은 | 경기 | 안양예술고등학교 | 2 | 매머드와 얼음땡 |
| 배유미 | 인천 | 부광여자고등학교 | 3 | 신뢰의 법칙 |
| 신솔비 | 서울 | 송곡여자고등학교 | 3 | 상자 밖으로 |
| 신올레시아 | 인천 | 인천초은고등학교 | 3 | 장인정신론 |
| 양다연 | 경기 | 한국애니메이션고등학교 | 3 | 이프 |
| 양지민 | 경기 | 안양예술고등학교 | 3 | 스프링 오퍼레이션 |
| 오지윤 | 경기 | 안양예술고등학교 | 3 | 검은 산 |
| 이승준 | 경남 | 구산고등학교 | 3 | 종이의 형태 |
| 이지현 | 경기 | 고양예술고등학교 | 3 | Frog |
| 이현서 | 강원 | 유봉여자고등학교 | 3 | 지우지 못하는 것 |
| 정채민 | 경기 | 고양예술고등학교 | 2 | 케이 |
| 정희원 | 경기 | 이산고등학교 | 3 | 해삼 |
| 조애령 | 서울 | 광남고등학교 | 3 | 꼬다리 |
| 조예진 | 서울 | 방산고등학교 | 2 | 구겨진 여름의 안쪽 |
| 최아원 | 경기 | 안양예술고등학교 | 2 | Linked |
| 최현석 | 충북 | 세명고등학교 | 3 | 바야흐로 호질의 시대 |
| 홍유운 | 경기 | 고양예술고등학교 | 2 | 지구보다 일찍 죽고 싶지 않아 |
| 황채윤 | 경기 | 안양예술고등학교 | 3 | 물가에 마주 앉아 밤새 속삭이네 |
시부문 심사평
2025년 제33회 대산청소년문학상 시부문에는 총 573명(중등부 시 161명, 고등부 시 412명)이 응모하였습니다. 응모편수로 보면 한 사람당 5편씩을 응모하였으니 2,865편이 됩니다. 작년에 비해 응모자 수가 1백여 명이 늘어났고 편수도 5백여 편 이상이 증가한 셈입니다. 이를 통해 청소년들이 얼마나 대산청소년문학상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양적인 증가 외에도 응모작의 경향 역시 매우 다양화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타인과의 관계나 사회 문제 등에 대한 청소년들의 시각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가족에서부터 친구, 그리고 소외된 이웃들과 외국인 노동자에 이르기까지 타인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는 시편들이 많았습니다. 아울러 학교 안의 소통 문제, 기후 등의 환경 문제, 인공 지능이나 SF적인 상상력 등을 기반으로 하여 청소년들이 경험하는 사회를 시적으로 표현하려는 태도 역시 늘어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청소년 시의 경향이 응축된 운문 형식보다는 많은 내용을 서사적으로 담으려는 산문시의 형태를 선호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에 따라 긴 시들이 많았고 이야기를 시적으로 구성하려는 다채로운 시도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영화나 노래, 철학적 경향의 텍스트나 각주 활용 등을 통해 자신이 쓰려는 대상을 문화적으로 해석하고 공간을 이국이나 우주로까지 넓히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경향을 운문시보다는 산문시의 선호, 자연과의 직접적인 만남보다는 문화적 해석을 통한 시적 접근으로 정리해볼 수도 있겠습니다.
세 명의 심사위원들은 청소년들이 어른들이 하지 못하는 말들을 자신들만의 언어로 다채롭게 풀어내는 이와 같은 시도들이 실험적이고 참신하다는 점에 동의하였습니다. 그런 한편으로 기성시들이 다루는 산문시의 내용이나 형태와 닮아 있어 비슷비슷한 시편들이 많았다는 점을 지적하였습니다.
온라인 심사부터 대면 심사에 이르기까지 심사위원들은 오랜 시간 응모작들을 읽고 숙고를 거듭해 문예캠프에 함께 할 인원들을 선발하였습니다. 심사 과정에서 아쉬웠던 면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의견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문장과 수식이 유려하고 화려하지만 모호해서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힘든 경우, 타인에 대하여 표현하지만 자신과의 관계 고리를 찾지 못해 자기 연민에 빠진 경우, 긴 호흡으로 말할 때 기성시의 표현을 답습하거나 독창성이 부족해 문장이 어색해진 경우 등. 반면 다음과 같은 경우에 대해서는 심사위원들이 호감을 나타냈습니다. 화자 본인의 이야기를 자신이 느낀대로 솔직하게 말한 경우, 멋부리거나 의미를 모호하게 하지 않고 행갈이도 정직하게 한 경우, 전체 내용 전달보다는 한 장면의 오브제를 다음 문장과의 관련성과 함께 성찰하며 세계를 사유해낸 경우 등. 선발된 모든 시들이 다 이런 기준으로 뽑힌 것은 아니지만 심사위원들이 선호한 시들은 결과적으로 “답습된 기교보다는 다소 투박하더라도 청소년 입장에서 자기 자신의 고유한 생각과 마음을 드러낸 에너지가 넘치는 명료한 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끝으로 아쉽게 문예캠프에 선발되지 못한 중고등학교 청소년 응모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합니다. 심사위원들의 눈에 띄지 못해 탈락된 많은 작품들이 앞으로 그 씨앗을 잘 발아해 더 좋은 작품으로 새롭게 태어날 것이라 믿습니다. 심사위원들 모두는 선발된 학생이나 그러지 못한 학생이나 학교 공부하면서 열과 성을 다해 시를 5편씩이나 써낸 여러분 모두가 대견합니다. 여러분들이 시를 쓰는 한 한국시의 미래는 밝게 열려 있을 것입니다.
소설부문 심사평
올해로 33회를 맞이하는 대산청소년문학상 소설 부문에는 총 460명이 응모했습니다. 중등부가 82명, 고등부가 378명으로 작년에 비해 전체 응모자 수가 다소 늘었습니다. 다양한 매체의 출현으로 10대의 평균 독서량과 문학에 대한 관심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는 진단을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되는 요즘이기에, 이러한 변화는 희망적인 지표로 다가왔습니다. 심사위원 4인은 지난 한 달여간 응모작 전체를 빠짐없이 살피며 중등부 19명, 고등부 59명을 논의의 테이블 위로 올렸습니다. 그리고 교차 검증과 심사 회의를 통해 중등부 8명, 고등부 27명을 문예 캠프 참가자로 최종 선발했습니다. 가족과의 갈등, 사춘기 시기의 우울과 충동, 학교 폭력과 또래 집단 내에서의 따돌림, 경쟁 시스템과 학업 스트레스, 지구 종말과 디스토피아 세계, 외계 생명체와 인공지능 로봇 등 청소년 소설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소재가 어김없이 변주되고 심화된 가운데, 올해는 사회적 문제를 전면화하여 서사화하려는 시도가 눈에 띄었습니다. 이주 노동자, 다문화 가정, 장애인,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를 향한 차별과 혐오 문제뿐만 아니라 정치적 양극화, 그루밍 범죄, 산재 사망 사고 등 시의성이 높은 이슈를 담아낸 작품이 적지 않았습니다. 인간이 쥐, 개구리, 해삼, 유령 등의 비인간으로 변신하는, 이른바 변신 모티브를 활용한 작품들이 어떤 경향성으로 감지될 만큼 도드라졌던 것 또한 올해의 특징 중 하나였는데, 전개 과정에서 인물이 다시 인간으로 되돌아가고자 하는 의지 자체를 보이지 않는 경우도 여럿 있어서 그것이 세대적 징후로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심사 과정 중 반복적으로 저희를 멈춰 세운 것은 과연 이 글이 응모자 본인이 직접 쓴 것이 맞는가 하는 의심이었습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국내 제일의 청소년문학상이라는 본 상의 위상에 걸맞게 올해도 응모작 중 상당수가 심혈을 기울인 듯했고, 특히 남다른 표현력과 사고력, 상상력으로 무장한 작품은 저희를 즐겁게도 하고 괴롭게도 했습니다. 성숙하고 유려한 작품이 자아내는 감탄과 감동이 정확히 어디에서 어떻게 기인하는 것인지 긴장하며 살펴봐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후에 백일장을 진행하기에 학생 본인의 실력을 위장할 수는 없겠으나, 저희는 여러 이견 속에서 공모제의 숙명이자 한계를 실감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단순히 기술적 완성도만 빼어난 작품은 심사위원의 눈을 빠르게 사로잡을 수는 있을지언정 끝내 마음을 움직일 수는 없었다는 것입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일은 누군가 대신 해줄 수 없는 것이기에 자력으로 쓰이지 않은 글은 영혼이 없고 온기가 없는 것처럼 공허했습니다.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청소년문학상은 누가 누가 더 성인처럼 쓸 수 있는지를 겨루는 장이 아닙니다. 기성 문인을 흉내 내는 장도 아니고 기존의 문학적 관습이나 스타일을 답습하는 장도 아닙니다.
올해 심사위원 전원에게 높은 지지를 받은 작품은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비교적 선명히 드러난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작가가 그동안 어떤 고민을 해왔고 어떤 갈등과 성장을 거쳐 지금의 상태에 다다랐는지, 작가가 여전히 무엇으로부터 고통받고 있으며 무엇으로부터 위안받고 있는지, 작가의 현재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글이었습니다(물론 이것이 자전적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소설은 그것을 쓴 사람이 유독 잘 보이는 장르이기도 합니다. 여러 겹의 허구를 쌓아 거대한 세계를 만들고 그 안에서 수많은 캐릭터를 연기해도 작가 자신은, 그것이 찰나일지라도 결국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그러한 신비 때문에 아마도 우리는 소설에 여생을 다 바칠 각오를 하며 헌신하기도 하고, 진저리를 치며 영영 떠나버리기도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허구 뒤에 자신을 꼭꼭 감추는 것이 아니라 허구를 통해 자신을 더욱더 정확히 드러내고자 시도한 작품들, 이런 얘기를 하면 내가 어떻게 보일지를 걱정하고 어떻게 판단될지를 두려워하면서도 조금 더 진실해져 보기를 결심한 작품들. 이러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 이번 심사의 가장 큰 기쁨이자 희망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응모자 여러분에게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200자 원고지 60매 분량의 완결된 이야기를 쓰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누군가는 하고 싶어도 평생 할 수 없는 일이며 여러분은 원하든 원치 않든 이미 특별한 재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는 여러분의 마음이 진실로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면 좋겠습니다. 그냥 써져서 쓰는 글도 좋고 재미 삼아 쓰는 글도 좋고 칭찬받고 싶어 쓰는 글도 좋지만, 지금 여러분에게 가장 절실하고 중요한 것에 대해 써보면 좋겠습니다. 내 글을 어떻게 다른 응모작과 차별화할지를 골몰하기보다는 내게 쓰지 않으면 안 될 만큼 결정적인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소설화하기 위해서는 어떤 시도와 실패가 불가피한지 직접 경험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쓰인 이야기는 미약하더라도 기어코 누군가의 마음에 가닿고 맙니다. 어설프더라도 누군가는 결코 외면할 수 없을 만큼 선명한 빛을 냅니다. 완성도보다 더 중요한 것을 감지해낼 준비가 되어 있는 심사위원들을 믿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여러분 자신을 믿고 여러분만의 이야기를 시도해보시기를. 다시 돌아오지 않을 지금 이 시기에만 쓸 수 있고 써야만 하는 이야기, 유일무이한 여러분을 꼭 닮은 이야기, 그런 이야기를 남겨보는 청소년 시절을 보내시기를. 서른세 번째 대산청소년문학상의 문을 두드려주신 여러분 모두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