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장기화로 과거에 경험해 보지 못한 혼돈과 예측 불가능성이 가득한 한 해였다. 코로나19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만남이 어려워지고 이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비대면 시대가 열렸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를 앞당겼다. 이러한 빠른 변화 속에서 우리는 직접 만나며 관계를 형성하던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성을 회복하는 것과 코로나19 이후의 디지털 대전환을 준비해야 하는 두 가지 과제를 안게 되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재단은 우리 문화의 힘을 믿으며 그 중심에 있는 문학의 위상을 넓히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오면서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노력했다. 온·오프라인을 병행하여 최소한의 대면 행사를 이어가면서 온라인으로 행사 영상을 생중계로 송출하며 보다 많은 사람이 재단 사업을 접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공모 사업의 온라인 접수 시스템을 구축했다. 대산청소년문학상은 사상 초유의 온라인 문예캠프를 진행하였으며, 국제문학교류는 국가 간 이동을 하지 않더라도 온라인상에서 세계작가와 독자가 직접 대화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또한, 교보인문학석강은 분야별 강연 영상을 온라인에 업로드하여 시민들이 편한 시간과 장소에서 다양한 인문학적 지식을 접할 수 있도록 하였다.
재단은 변화에 대처하면서도 고유의 사업 분야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내었다. 2020년 한 해 동안 한국문학의 번역지원 사업을 통해 6개국에서 총 16작품이 출판되는 등 변역물의 해외 출판이 왕성하게 이루어졌으며, 이 가운데 하성란 작가의 『BLUEBEARD'S FIRST WIFE 푸른 수염의 첫 번째 아내』가 미국 《퍼블리셔스 위클리》 선정 ‘올해의 책 TOP10’에 오르며 한국 문학이 세계인에 서가에 자리 잡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산문학상은 번역 부문에서 스페인에서 손꼽히는 저명한 출판사를 통해 출간된 『Kim Ji-young, nacida en 1982(82년생 김지영)』(조남주 作)을 선정하여 한국문학이 현지에서 어떻게 수용되고 호응을 얻고 있는지 확인하고 평가하였다.
탄생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에서는 일제 강점기 중한글 말살 정책이 시행되는 엄혹한 시기에 우리말과 글로 작품 활동을 이어가며 우리의 삶과 정신을 지켜낸 1920년생 작가들을 기렸으며, 한국에서 가장 사랑 받는 시인 중 한 분인 김소월 시인의 등단 100주년을 기념하여 ‘소월시 100년, 한국시 100년’ 시그림전을 개최하는 등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초유의 상황 속에서도 인간을 탐구하는 기초 예술의 가치를 보다 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도록 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