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인공지능의 승리로 끝난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은 세계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사건이었다. 한편에서는 인공지능 기술로 대표되는 신인류 ‘포스트 휴먼’이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사회 발전의 장을 열 것이라고 예견하기도 했지만, 많은 사람들은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고 점차 세상을 장악할 것이라는 두려움과 걱정을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기대와 우려 속에서도 이 사건은 무엇보다 인간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정의, 곧 인문학적 성찰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진실을 새삼스레 일깨워 주었고, 이는 창립 이래 인문학의 핵심인 문학을 중심으로 공익사업을 일관되게 지속해온 대산문화재단에도 큰 시사점을 던져주었다.
2016년은 재단이 장기적 안목으로 지속해온 노력이 대내외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해였다. 첫째로 재단의 한국문학 번역•연구•출판지원을 통해 영역본이 출판된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가 주요 국제문학상인 맨부커상(現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함으로써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위해 꾸준히 시행해온 번역지원의 가시적 성과를 확인했다. 둘째로 재단이 창립 이래 24년간 창작문학 창달 사업, 한국문학의 세계화 사업, 청(소)년 육성 및 장학 사업, 기획 및 문화공익 사업 등을 통해 한국문학 발전과 세계화에 기여해온 공로를 인정받아 법인으로서는 최초로 제48회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대통령상을 수상하였다. 예술문화를 지원하고 양성하는 사업은 단기적 성과를 바라보지 않고 장기적 안목으로 오랜 시간 꾸준히 지속해야 비로소 소기의 성과를 거두며 빛을 발할 수 있다는 재단의 믿음을 외부로부터 확인 받은 셈이다.
재단의 창작문화 창달 사업 부문에서는 중진과 소장 문인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충실히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시상했다. 대산창작기금에서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에 출생한 젊은 작가들이 자유로움과 실험정신, 그리고 섬세함을 갖춘 작품들을 선보이며 수혜자로 선정되었고, 대산대학문학상에서는 영어학, 영문학, 치의학 등 다양한 전공의 수상자들이 선정되었다. 이들의 활동을 통해 더욱 활기 있고 스펙트럼이 넓어진 한국문학계를 기대하게 되었다. 또 대산문학상 번역 부문을 수상한 젊은 번역가 정민정ㆍ이르마 시안자 힐 자녜스는 향후 스페인어권으로의 한국문학 해외 소개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고취시켰다.
한국문학의 세계화와 국제문학교류 사업 부문에서도 적지 않은 성과가 있었다. 재단의 지원으로 영국, 프랑스, 베트남 등 5개국에서 총 10권의 번역서가 발간되었으며, 페르시아어 번역 지원을 통해 이란에 최초로 한국문학을 알릴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김혜순, 진은영 시인이 프랑스에서, 황정은 소설가가 영국에서 각각 좌담회, 라디오 인터뷰 등을 진행하여 유럽 독자들과 직접 교류하고 한국문학을 세계에 알렸다.
청(소)년 육성 및 장학 사업을 통해서는 미래의 주역이 될 젊은 세대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했다. 특히 재단은 지난 5년간 서울시립청소년문화교류센터(미지센터) 운영을 위탁 받아 ‘인문적 소양과 상생의 지혜를 갖춘 청소년 세계시민 육성센터’를 지향해온 결과, 그 운영철학과 전문성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아 센터 운영을 재위탁할 수 있었다.
연구자 사업에서는 특별히 한불 수교 130주년을 맞아 교보인문학석강-프랑스 석학 초청 연속 강연을 8회에 걸쳐 진행했다. 문학에 르 클레지오, 건축에 도미니크 페로, 생리의학에 프랑수아즈 바레-시누시를 비롯해 디자인, ICT, 우주항공 산업, 로봇산업 분야 등 프랑스의 세계적 석학과 저명인사들이 강연을 펼쳤으며 이를 통해 한국 대중들이 유럽 문화의 본산인 프랑스의 예술과 문화를 접하고 문화적 소양을 증진시킬 수 있었다.
이 외에도 ‘해외문학기행’, ‘수요낭독공감’, ‘길 위의 인문학’, ‘문학그림전’, ‘손글쓰기 문화확산캠페인’ 등의 정례 프로그램을 지속, 확장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 문학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