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밀레니엄이 열리고 10여년이 지난 시점에서 가장 분명해진 것은 세계화가 부인하거나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는 사실이었다. 창립 20주년을 앞둔 재단으로서도 새로운 시대의 역할과 방향성에 대해 깊이 생각하며 사업을 준비하고 시행해야만 하는 중요한 시기를 맞았다.
세계문학과 한국문학이 교류하고 담론하는 장인 <2011 서울국제문학포럼>은 이 같은 차원에서 의미가 깊다. 2000년과 2005년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린 이 포럼은 ‘세계화 속의 삶과 글쓰기’를 주제로 지역과 국가 간의 경계가 급속도로 무너지고 있는 세계화 시대에 문학의 역할에 대해서 깊이 있게 성찰하였다. 르 클레지오와 가오싱젠(高行健) 등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를 포함한 앤드루, 모션, 앙투완, 콩파뇽, 벤, 오크리, 잉고, 슐체, 시마다, 마사히코, 요코, 다와다 등 14명의 해외작가와 구효서, 김성곤, 김우창, 김연수, 김인숙, 박범신, 유종호, 이문열, 이승우, 이인성, 정과리, 정재서, 정현종, 조경란, 최재천 등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31명의 문인들이 참여하여 심층적이고 다양한 세계화 담론의 부재로 인해 오랫동안 목말라하던 문학과 문화계에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하였다. 서울국제문학포럼은 다양성 속에 서로 연대하고 우애하고 또 서로 다름을 존중하는 가운데 공동의 가치와 담론을 찾는 세계적인 작가포럼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재단은 서울국제문학포럼이라는 대형 국제행사를 치르면서도 우리 문학의 창달과 발전에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제19회 대산문학상을 통해서는 소장과 중진 및 원로문인들이 모두 건재하게 활동하는 한국문학의 입체적이고 역동적인 힘을 확인하였다. 대산창작기금은 신진문인의 발굴에 역점을 두고 9명을 수혜자로 선정하였으며, 실험적이고 패기 있는 신진문인의 등용문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한 대산대학문학상도 6개 부문에 수상작을 선정하였다. 특히 첫 장편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을 통해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김애란 작가와 제12회 이효석문학상을 수상한 윤고은 작가 등의 활약은 대산대학문학상이 한국 문학의 젊은 피를 수혈하는 동맥으로서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강한 믿음을 주었다.
문학이 문인들만의 울타리를 벗어나 대중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게 하려는 노력도 이어졌다. 3년째를 맞는 한강 문학축전은 문학마임, ‘문학, 영화 보러 가다’ 등과 같은 일반 시민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코너를 확충하여 대표적인 문학축제로 발전하였다. 연구자는 정호승 김용택 시인과 함께하는 북 콘서트를 비롯하여 다섯 차례의 낭독회를 통해 독자들과 호흡을 나누었으며 삶속에 인문학 현장을 찾는 <길 위의 인문학>은 폭발적인 관심과 함께 우리 사회에 인문학의 가치와 효용성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데 기여하였다.
인문학에 대한 일반 독자들의 관심과 수요를 위해 영문학회와 공동으로 인문학 시민강좌를 열고 <미국을 바라보는 시선 -미국정신 연속 10강>을 개최하여 미국 문화에 대한 비평적 담론을 일반 대중으로까지 확산시켰다. 문학그림전은 탄생 100주년을 맞은 아동문학계의 두 거장 이원수, 윤석중의 동시, 동화를 주제로 한 <고향의 봄을 그리는 소년>을 개최하여 큰 호응을 얻었다.
우리나라의 주역이 될 젊은 세대들을 육성하고 함께 호흡하는 행보도 계속하였다. 대산청소년문학상은 청소년문예캠프를 거친 학생들이 훗날 정식 등단을 하면 격려하고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후원하는 문예창작장학금 제도를 신설하여 역량 있는 청소년들이 훌륭한 문인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꾸준히 응원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하늘과 맞닿은 세계의 지붕 티베트에서 가장 높이, 가장 멀리 비상하라’를 주제로 티베트를 탐방한 <대학생동북아대장정>은 대학생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매년 4만여 명의 대학생들이 참가를 신청하는 대표적인 대학생 리더십 양성 연수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문학의 세계화와 국제문화교류 사업 부문에서도 적지 않은 성과가 있었다. 재단의 지원으로 『The Poet(시인)』(이문열 作)이 독일 최고의 명문출판사 주어캄프에서 발간되었고 『母をお願い(엄마를 부탁해)』가 일본에서 번역되어 영어권 국가에서 시작된 『엄마를 부탁해』 신드롬이 일본에서도 이어졌다. 한편 일본에서 열린 이승우 소설가의 『生の裏面(생의 이면)』 출판기념회를 후원하여 우리 문학에 대한 해외 독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