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새로운 세계질서 속에서 달라진 동아시아의 위상과 함께 여전히 동아시아 내부에 존재하는 과제를 확인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2007년 이후 한중, 한일 문학교류와 이를 바탕으로 한 동아시아문학포럼의 창설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온 재단에 2010년은 의미 있는 한걸음을 내디딘 한해였다.
2년 전 서울 대회에 이어 일본 기타큐슈에서 열린 <2010 일중한 동아시아문학포럼>은 한국과 중국, 일본이 중심이 되는 동아시아가 갈등을 딛고 어떻게 공동의 미래와 비전을 찾아 나아갈 수 있는가를 생각하는 중요한 자리가 되었다. ‘동아시아 문학은 어디로 향하는가’를 주제로 이틀간 열린 포럼과 3국 작가 낭독회, 참가 작가들의 선집 발간, 공개대담, 영화상영 등으로 진행된 일본 대회는 동아시아의 갈등 극복 그리고 공동의 평화와 가치 모색뿐만 아니라 언어와 국가의 경계를 뛰어넘어 현대사회에서 문학과 문화가 지니는 중요성을 웅변해 주는 자리가 되었다.
아울러 재단은 세계문학과 한국문학의 대교류의 장으로 세 번째를 맞는 <2011 서울국제문학포럼>을 준비하였다. 동아시아문학포럼이 이웃 국가들과의 관계 속에서 삶과 가치를 살피는 자리라고 한다면 서울국제문학포럼은 전 지구적인 관점에서 인류와 사회 그리고 문학에 대해, 특히 세계화와 인간 공동체에 대해 폭넓으면서도 심도 깊게 성찰 하는 장으로서 각각 의미를 부여하고 준비를 진행하였다.
2010년의 성과 중 하나로 세계문학과의 새롭고 균형감 있는 교류를 위해 2001년 『트리스트럼 샌디』를 첫 권으로 문학과지성사와 함께 야심차게 시작한 <대산세계문학총서>가 21개국의 16개 언어로 쓰인 문학작품 100권을 펴내는 이정표를 남긴 것 또한 꼽을 수 있다. 문학사적으로 중요하지만 상업성 부족, 난해함 등의 이유로 소개되지 못한 숨겨진 명작들을 완역, 직역, 초역을 원칙으로 소개해 왔으며 발간도서의 80%가 국내에 처음 선보인 작품들이었다. 특히 근대 일본이라는 창을 통해 받아들인 기존의 세계문학의 틀에서 벗어나 우리의 시각과 능력으로 직접 세계문학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프랑스와 중국을 대표하는 문예지 《유럽》과 《쭤자(作家)》에서 재단의 지원으로 각각 한국문학특집호를 발간한 것도 값진 성과였다.
2009년 시민참여형 문학축제로 첫 선을 보인 한강 문학축전은 재단과 서울시 한강사업본부가 3년간의 MOU를 체결하였다. 한강 문학축전은 작가카페, 한강 시축제와 같은 시민과 문인이 하나가 되는 축제마당, 초등학생 청소년 가족이 함께하는 한강문학상, 이상 문학그림전과 문학도서전과 같은 배움이 있는 문학의 섬 선유도를 지향하는 콘셉트로 진행되었다.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는 안막 안함광 이북명 이상 피천득 허준 등을 ‘실험과 도전, 식민지의 심연’이라는 주제 아래 조명하였다. 특히 근대문학사에 가장 주목받는 아이콘이기도 한 이상을 주제로 <이상 탄생 100주년 문학그림전 - 이상, 그 이상을 그리다>를 교보문고 광화문점과 한강 문학축전에서 진행하여 많은 호응을 받았으며 금아 피천득 선생을 기리는 <피천득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 세미나>를 국제펜클럽 한국본부와 공동주최하였다.
낭독공감에서는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헤르타 뮐러(Herta Muller)와 일본 작가 가타야마 교이치(片山恭一)를 초청하여 세계문학의 생생한 육성을 접할 수 있게 하였으며 이문열, 최승자 낭독회 등을 통해 독자들과 교감하였다. 또한 삶에 자양분을 제공하는 인문학이 일상생활 속에 스며들게 하는 문화운동으로 교보문고, 국립중앙도서관 조선일보가 주최하는 <길 위의 인문학>을 후원하여 16회 동안 진행하였으며 전국독서토론대회, 문화여행 등을 진행하였다.
재단의 20년에 가까운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활동의 성과로 신창재 이사장이 세계적인 명품브랜드 몽블랑이 시상하는 “제19회 몽블랑문화예술후원자상”을 수상하는 경사가 있었다. 예술가가 아닌 후원자에게 주는 이 상은 11개국을 대표하는 나라별 예술계 인사 3인 씩으로 구성된 33인의 국제 심사위원단의 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하는데 신창재 이사장은 ‘대산문화재단을 통하여 우리 문화의 근본이라 할 수 있는 문학의 발전을 도모하고 올바른 문학정신을 정립하여 새로운 시대의 비전을 제시한 점’을 인정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