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한국문학 번역지원과 해외 한국문학 연구지원사업 통합, 시민참여형 한강 문학축제 시작, 계간 《대산문화》 창간 10주년
2009년은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와 신종플루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전 세계를 뒤덮은 한 해였다. 금융위기 여파로 세계경제 전체가 대공황 이래 최대의 시련을 경험했으며, 신종플루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큰 불안을 안겨준 것이다. 20세기 말부터 시작된 디지털 정보통신의 발달과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으로 특징지어지는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특정 지역이나 국가의 문제가 시차에 관계없이 전 세계로 빠르게 퍼져 마치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이는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피부로 느끼게 되었다. 이는 문명 간 대화와 이해, 협력증진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서로 다른 경제적 환경과 문화를 가진 나라들이 서로 소통하고 교류하면서 미래를 함께 가꾸어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 공동의 과제를 안게 된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세 번째 서울국제문학포럼을 예정보다 한 해 늦은 2011년 5월에 개최하기로 결정하고 김우창 교수를 위원장으로 조직위원회를 구성한 것은 이러한 점에서 뜻 깊은 출발이었다. 동아시아의 미래비전을 위한 한·중·일 3국 문화계 간의 지속적인 교류와 소통의 장으로 2008년 서울대회로 출범한 동아시아문학포럼은 2012년 9월 일본 기타큐슈에서 두 번째 대회를 갖기로 하고 3국 간 의견을 활발히 교환하며 준비를 진행하였다.

한국문학과 세계문학의 교류 부문에 적잖은 성과가 있었다. 한국문학 번역지원을 통해 2006년 프랑스에서 출간된 후 프랑스 언론과 독자로부터 크게 찬사를 받은 이승우의 장편소설 『식물들의 사생활』이 프랑스 명문 출판사인 갈리마(Gallimard)의 폴리오(Folio) 포켓판 시리즈로 재출간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었다. 한편으로는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우수한 한국문학을 전 세계 여러 어권으로 보다 널리 보급하기 위해 한국문학 번역지원과 해외 한국문학 연구지원 사업을 2010년부터 한국문학 번역·연구·출판사업으로 통합하여 세계 속에 한국문학이 더 확고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하였다.

국내 사업에서는 재단의 활동이 보다 대중독자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한강을 시민들이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삶의 공간이자 문화예술의 공간으로 만들어 가고자 하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민들이 문학을 보다 쉽고 친숙하게 접하고 즐길 수 있는 문학축제의 장인 <2009 한강문학축전>을 한강 선유도에서 주관하였다. 작가 카페, 문청들의 비상, 걸개문학 100년 전 등 다양한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이 문학축제는 예술과 놀이가 다양하게 이루어지게 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더하였다.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는 부대행사로 구보 박태원의 대표작 『천변풍경』의 무대인 청계천 광장에서 <구보 박태원 탄생 100주년 기념 문학그림전 ‘구보, 다시 청계천을 읽다’>를 개최하여 시민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문학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호응을 얻었다.

대산대학문학상은 8회라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수상자들의 활발한 활동과 풍성한 수상 소식을 전하며 새로운 신진문인들의 등용문으로 위상을 확고히 하였다. 1회 소설부문 수상자인 김애란이 신동엽창작상을, 4회 희곡부문 수상자인 김지훈의 희곡을 무대에 올린 연극 <방바닥 긁는 남자>가 동아연극상의 신인연출상, 무대미술상, 기술상 등을 수상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보이며 한국문단의 새로운 힘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밖에 많은 문학인과 독자들로부터 사랑 받고 있는 문학 교양지 《대산문화》가 2008년 겨울호로 창간 10주년 기념호를 맞았으며 2001년 재단 초청으로 한국과 인연을 맺은 노벨문학상 수상자 르 클레지오의 특별 초청 낭독회와 일본 크로스오버 문학의 대표작가 요시다 슈이치 낭독회가 열려 독자와 언론으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대산-UC버클리 한국작가 레지던스 프로그램 작가로는 시인 함성호가 선정되었다. 더불어 UC버클리 한국학 연구소에서 열린 한국 여성시인 초청행사를 후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