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세계문학으로 주목받는 한국문학, 청(소)년 육성사업의 확대
새로운 밀레니엄을 시작한 지 어느새 7년의 세월이 지난 시점에서 인류는 예상을 뛰어넘는 정보기술의 발전과 세계화, 글로벌 경제체제로의 전환으로 유례없는 변화를 거듭하였다. 경계 없는 교류와 소통 그리고 무한경쟁으로 요약되는 새로운 흐름은 세계질서를 한층 역동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종교, 인종, 지역, 빈부 등을 기준으로 발생하는 갈등과 대립이라는 20세기의 그림자가 여전히 짙게 드리워져 고착화되고 있었다. 창립 이래 한국문학의 발전과 세계화를 일관되게 추진해온 재단은 문학의 본질적 기능 중 하나인 “소통”의 관점에서 깊이 바라보고 사업의 기조로 삼았다. 그것은 좁게는 문학계 내부 간의 소통이고, 넓게는 문학계의 안과 밖, 또 한국문학과 세계문학 간의 소통이었다. 특히 후자의 측면들은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우리문학에서 상대적으로 소홀히 취급받아온 터라 대산문화재단에서는 그만큼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고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

재단이 주최한 오에 겐자부로-김우창 공개대담에서 동아시아 갈등 극복과 바람직한 미래상에 대해 두 대담자가 제시한 방안에는 많은 것이 담겨 있었다. 노벨상 수상작가인 오에 겐자부로는 국가 간 대립을 뛰어넘는 수평적 문화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동아시아 공동체를 건설해야 함을 이야기하였고 김우창 교수는 문화공동체 의식과 새로운 문화적 질서의 창출을 통한 갈등의 치유를 역설하였다. 이를 토대로 재단은 <2005 서울국제문학포럼>에 참가하면서 좋은 인연을 맺은 중국의 대표작가 모옌과 꾸준히 교류하고 교감하면서 동아시아문인들이 정례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틀이자 이 지역의 평화와 미래비전을 모색하기 위한 장으로서 ‘동아시아문학포럼’을 창설할 것을 결심하고 추진하기 시작하였다.

세계문학과의 소통 관점에서 총 17권의 번역서들이 재단의 지원을 받아 해외에서 출간되었고 그 중 프랑스에서 발간된 이승우의 『La Vie Rêvée des Plantes(식물들의 사생활)』과 독일에서 출간된 황석영의 『Der Gast(손님)』, 송기원의 『Menschenduft(사람의 향기)』 등이 현지 언론과 독자들의 호평을 받아 한국문학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혔다.

또한 세계문학의 고전을 한국 독자들에게 제대로 소개하기 위해 시행한 외국문학 번역지원 사업은 성과물이 축적돼 <대산세계문학총서> 50권 발간을 돌파하는 소중한 결실을 맺었다. 이로써 번역문학계의 고질적인 편중 현상을 바로잡고 세계문학의 다양성을 수준 높은 번역으로 접하는 일이 가능하게 되었다.

한국작가와 해외작가 간의 교류도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미국 서부의 명문대학으로 자유와 진보의 산실인 UC버클리와 함께 '대산-UC버클리 한국작가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첫 참가작가로 소설가 김연수를 선정하였다.

작가(문학)와 독자들 간의 소통이라는 측면에서는 교보문고와 공동으로 실시하는 책사랑사업을 대대적으로 확대, 개편하였다. 작가와 독자가 눈높이를 맞추고 격의 없이 소통하는 공간으로 시작된 낭독 공감은 연극배우 김지숙이 낭독자로 참여한 소설가 박완서 낭독회를 시작으로 국내외 작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8회 동안 진행되었다. 문학작품의 배경지와 문화유적지 등을 작가와 독자가 함께 여행하며 소통하는 문학기차여행은 정호승, 이인과 함께 부석사 일원을 방문하는 것 등 4회 시행하였으며 문학과 미술이 상호 소통하며 새로운 상상력을 빚어내는 장으로 2004년 ‘그림, 소설을 읽다’로 시작한 문학그림전은 송기원-이인 전 등 9개의 전시회를 교보문고와 화랑 등지에서 연간 진행하였다.

문화 비전을 갖춘 청(소)년 리더를 양성한다는 목표 아래 창립 이후 각별히 관심을 기울여 온 청소년 육성 사업에도 활발한 움직임이 있었다. 교보생명에서 2002년부터 시행해오던 '대학생동북아대장정' 사업을 동북아시대를 이끌어나갈 청년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개편하여 새롭게 시작하였다. 시의적절한 주제와 문학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스토리텔링기법을 도입한 2006 대학생동북아대장정은 ‘21세기 신 열하일기’를 주제로 삼아 진행되었다. 또한 청소년들의 공연예술에 대한 이해를 돕고 창의성과 문화적 소양을 길러주기 위해 시행하는 전국청소년연극제가 10주년을 맞이한 것도 재단의 큰 성과였다. 연극을 통해 청소년들이 예술 전반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꿈을 펼칠 수 있는 장을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더한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