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문학의 역할에 대한 근원적 질문, 재단 비전 실현을 위한 로드맵 수립
21세기에 접어들고 몇 년이 지났지만 나라 안으로는 90년대 말 금융위기의 후유증을 완전히 떨쳐 버리지 못했고 국제적으로는 여전히 분쟁과 재해가 이어졌다. 20세기와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 같았던 인종, 민족, 국가, 종교, 성, 환경, 빈곤 등의 경계와 분쟁은 더 깊어지고 갈등이 표면화됐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10년이 넘는 역사와 성과, 안팎에서의 기대와 요구 그리고 날로 다양하게 활성화하는 사업들 속에서 재단은 인간의 삶과 시대의 거울과 같은 문학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며 재단의 역할과 방향성을 모색하였다.

그 결과 전 세계의 작가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이러한 문제를 함께 공유하고 생각해보는 기회를 갖기로 하고 2000년에 이어 5년 만에 2005년 서울국제문학포럼을 개최하기로 하였다. 평론가 김우창 교수를 조직위원장으로 한 조직위원회를 구성하고 지구촌의 수많은 분쟁과 경계를 극복하기 위해 ‘평화를 위한 글쓰기’를 주제로 정하였다. 아울러 해외 초청대상 작가, 국내 참가작가 등을 선정하고 초청을 추진하였으며 구체적인 행사 준비에 착수하는 등 재단의 역량을 다시 한 번 집결하였다. 또한 창립 10주년을 맞아 수립한 비전을 실현하고 재단과 한국문학의 발전을 위한 로드맵을 수립하였다.

서울국제문학포럼의 준비에 박차를 가하면서도 재단의 정례사업은 차질 없이 계속되었다. 한 세기가 넘는 한국 근대문학의 성과를 정리하고 현대문학의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문학계의 중요한 행사로 확고히 틀을 잡은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는 문화관광부와 서울시의 재정지원을 받음으로써 더욱 풍성하고 다채롭게 진행되었다. 계용묵 박용철 박화성 이양하 이태준 등 일제 식민지 어둠 속에서 민족혼을 일깨운 작가들의 면모를 조명하는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였다. <상허 이태준 문학제>와 문학비 건립을 그의 고향 철원에서 진행하였으며 계용묵전집 발간, 해당 작가들의 서지를 모은 논문집 발간 등이 이루어졌다.

국제사업에서는 한국문학의 효과적인 해외 소개를 위해 주요 언어권의 저명한 출판사들과 제휴하여 한국문학을 체계적이고 안정적으로 소개하는 방향의 정책을 추진하였다. 그 성과로 독역 이혜경 소설 『Das Hous auf dem Weg(길 위의 집)』이 리베라투르상 장려상을 수상하였다. 또한 영어권 최고의 출판사인 랜덤하우스(Random House), 멕시코 최대의 국영출판사인 폰도 데 쿨투라 에코노미카(Fondo de Cultra Economica) 등과 한국문학 시리즈 발간을 협의하였다.

한편 2005년 프랑크푸르트국제도서전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초대된 것에 맞추어 필요한 경험을 축적하고 독일에 한국문학을 소개, 선양하기 위해 프랑크푸르트도서전에 재단의 부스를 개설하고 프랑크푸르트 일원에서 한국문학 낭독회를 개최하였다. 시인 황지우와 소설가 신경숙 두 사람이 도서전 행사장내 인터내셔널센터와 프랑크푸르트 일원에서 세 차례에 걸쳐 낭독회를 가졌다.

한국·멕시코간의 문화교류를 활성화, 정례화 하자는 멕시코 문화부의 제안으로 멕시코작가협회와의 교류도 진행되었다. 지난해 멕시코 작가들이 방한한 데 대한 답방으로 소설가 전상국 이승우, 시인 최승호, 번역가 고혜선 교수 등이 멕시코문학재단, 멕시코시립대, 멕시코작가협회, 메리다 유카탄문화원 등에서 작품낭독회를 가졌는데 멕시코 한인 이민 100주년을 한 해 앞두고 큰 관심을 받았다.

이밖에도 대산문학상 수상작인 이호철의 『Southerners, Northerners(남녘사람 북녘사람)』과 『이호철단편집』의 영역판 출간을 기념한 미국 순회 낭독회와 일역 『金光圭時執(김광규시집)』출판 기념 강연회, 낭독회 등을 후원하였다.

외국문학 번역지원은 <대산세계문학총서>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우선번역대상작품 목록을 언어권별로 작성하여 번역을 적극 권장하였다. 이 결과 새뮤얼 리처드슨의 『파멜라』, 사뮈엘 베케트의 『몰로이』, 한유의 『당송팔대가문초』 등과 같이 문학사적으로는 매우 중요하나 상업성 등의 이유로 우리나라에는 제대로 소개되지 못했던 고전작품들을 대거 선정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