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10주년인 2002년을 맞아 재단은 지향점을 분명히 하고 그 선택에 따라 역량을 보다 집중하기로 하였다. 우선은 성과를 정리하고 새로운 발전을 모색하는 전환점으로 삼고 그동안 재단이 시행해온 공익사업을 발전적으로 계승하여 각 사업의 특성을 전문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였다. 대외적으로는 재단에 대한 문화계와 일반의 높아 가는 기대에 부응하면서도, 유례없는 저금리와 불안한 경제상황 등의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면서 재단 운영과 공익사업 발전을 지속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꼽혔다.
이에 사업의 내실을 기하는 측면에서는 수혜자 만족도 제고, 사업의 체계화와 전문화를 더하기 위해 문학인 창작지원을 ‘대산창작기금’으로, 해외 한국학 연구지원은 ‘해외 한국문학 연구지원’으로 명칭을 변경하였고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를 정기화하여 더욱 활성화 시켰다. 한국문학 번역지원은 출판지원제도 신설 및 번역지원금 상향 조정 등으로 번역자들을 격려하였으며 동시에 한국문학 해외 소개와 세계화를 위해 언어의 영향력, 파급효과 등에 있어 매우 중요하지만 90년대 중반 이후 많은 문제를 드러내고 있는 영어권의 번역 지원사업과 국제문학교류 사업 등을 통해 힘을 기울였다.
창립 10주년 기획 사업으로 시행한 ‘대산대학문학상’은 예상을 뛰어넘는 대학생들의 참여와 뛰어난 작품 발굴로 문단에 또 하나의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었다. 재단이 주최하고 창비(당시 창작과비평사)와 공동주관한 대산대학문학상은 시(시조), 소설, 희곡 및 시나리오, 평론 등 4개 부문에 걸쳐 당선과 가작을 각 1명씩 선발하고 당선은 상금 5백만 원, 가작은 2백만 원씩 시상하였고 수상자들을 유럽과 아시아 등에 문학기행을 보내 안목과 견문을 넓히도록 함으로써 문학에 뜻을 둔 청년들의 의욕을 북돋았다. 대산대학문학상은 1백86개 대학의 1천1백11명이 응모하였고 작품의 수준 또한 매우 높아 일간신문 신춘문예 못지않은 성과를 거두었다.
문단 안팎으로 큰 호응을 얻어 정례화 된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의 대상 작가는 김상용 김소월 나도향 정지용 주요섭 채만식이었다. 재단과 한국작가회의(당시 민족문학작가회의)는 ‘식민지의 노래와 꿈’을 주제로 암울한 식민지시대에 서정성을 발견하는 등 새로운 희망을 일구어낸 6인을 기념하는 문학심포지엄을 개최하였다.
재단은 세계인의 축제인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한국문학과 한국문학의 소개 현황을 알리기 위해 한국문학번역원과 공동으로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한국문학 번역서 전시회>를 개최하였다. 이는 한국을 찾은 많은 외국인뿐만 아니라 내국인들로부터도 호평을 받았다. 또한 12월에는 교보빌딩 1층에서 대산문학상 수상작과 재단의 지원을 통해 나온 도서 및 각종 인쇄물과 자료, 원로문인들의 육필 축하메시지 등을 전시하는 <재단 창립 10주년 기념전시회>를 열었다.
국제문학교류는 한국문학 해외진출에 가장 중요하지만 성과가 미흡하고 90년대 중반 이후 침체에 빠진 영어권에 한국문학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소개를 활성화하기 위해 힘을 기울였다. 1차적으로 미국 서부지역에 한국학과가 개설된 하와이대, 버클리대, UCLA, 남가주대, 애리조나주립대 등 5개 대학을 한국 작가들이 방문하여 작품낭독회와 세미나, 독자와의 대화 등을 갖고 현지 문학인들과 교류하였다.
제10회 대산문학상은 추천 제도를 폐지하고 예심 기능을 크게 강화하였다. 예심 기간을 2개월 이상으로 대폭 확대하여 보다 꼼꼼한 분별과 책임 있는 논의를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시 부문의 김지하, 소설과 평론 부문의 김원우 김윤식 등 중량감 있는 중진들의 수상과 함께 희곡 부문에 37세의 소장 극작가 김명화가 수상자로 선정되어 화제가 되었고 번역 부문은 유영란 번역 『Everlasting Empire(영원한 제국)』이 수상작이 되었는데 이는 영어권에서 오랜만에 수상작이 나온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한편으로는 재단 10년의 성과를 정리하며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비전을 수립하였다. 1년여에 걸쳐 재단 임직원과 자문위원, 문학계의 여론 수렴 등을 거쳐 재단의 핵심목적과 핵심 가치를 찾아 정의하고 ‘문학을 지원하는 세계적으로 신망 받는 재단’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수립하였다. 이는 지난 10년 동안 "우리문학의 발전을 위한 사업", "한국문학의 해외 소개 및 세계문학과의 교류 사업", "청소년과 일반인들에게 문학과 문화에 대한 꿈을 심어주는 사업"을 펼쳐온 바탕 위에 21세기를 주도적으로 이끄는 가장 전문화되고 신뢰받는 문화재단이 되고자 하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