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문화재단 10주년 기념원고 / 해외 한국문학 연구지원
영국내 한국문학의 요람, 셰필드 대학교
제임스 H. 그레이슨 / 셰필드대 한국학연구소장, 1995년 해외 한국문학 연구지원 수혜
영국 셰필드대의 동아시아학부에서는 1979년부터 한국어 및 한국과 관련된 분야를 가르쳐왔다. 동아시아학부는 유럽지역 언어 이외에 기타 외국어 교육을 장려하는 정부 시책에 따라 일본학연구소 소속으로 1960년대 초에 설립되었다.
한국어는 1979년에 언어학과 일본어 과정의 복수전공시 필수 이수과목의 하나로 처음 개설되었다. 한국어 과정이 설립된 다음 해에 한국의 산학재단으로부터 5년간 지원금을 받아 현대 한국학 강좌가 개설되었고 한국학연구소는 일본학연구소에서 분리되어 단일기관으로 정착했다. 한국학연구소는 1987년부터 한국의 역사, 전통문화, 현대사회, 근·현대 문학 등 한층 세밀화된 한국학 과정을 선보였다. 또한 대학측의 지원과 주영국 한국대사관, 대산문화재단, 교보생명, 한국학술진흥재단, 한국국제교류재단 등의 도움으로 한국학 도서관도 갖추게 되었다. 이 도서관의 장서는 1만2천권이 넘는 분량으로 유럽내 가장 큰 규모의 한국학 관련 도서관이다. 주로 19세기 중반 이후 근대 한국의 경제, 정치, 현대사회와 경영 부문의 책이 많고, 종교, 민속, 근현대 문학 관련 도서도 중요한 자료를 이루고 있다.
1992년에는 한국학연구소에 다섯 개의 4년제 프로그램(한국학 단일 전공 및 일본학과의 복수전공, 언어학, 경영학, 경제학 등)이 개설되어 첫 신입생을 맞았다. 곧 이어 일본학과 한국학 복수전공이 가능한 두 개의 새로운 프로그램도 개설되었다. 한국어와 일본어 두 개의 언어는 다섯 개의 주제로 나뉘어 가르쳐졌고 학생들은 집중적인 언어 훈련을 위해 해당 국가에서 일년을 보내도록 되어 있다. 한국학에 이어 한국에 대한 지역학 연구로서 동아시아의 지역사회학, 1850년에서 1950년 사이의 변화, 정치적 발전, 경제와 사회, 언어와 사회, 영화, 철학적 전통 등의 과목이 생겼다. 이에 따라 한국학 및 한국과 관련된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수는 지난 4년간 한해 평균 1백65명에서 1백70명에 이르게 되었다.
동아시아학부의 프로그램이 사회과학 부문에 집중되어 있기는 하지만 지역학, 민속학, 근현대 문학 등의 과목도 준비되어 있다. 인류학자인 필자는 학부에서 인문학을 정식 과목으로 가르치도록 줄곧 제안해 오고 있다. 작년에 영국정부는 한국문학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학연구소에 5년간 특별지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하였다. 최근까지도 셰필드대의 한국학연구소는 영국에서 한국의 근현대문학을 가르치는 유일한 곳이다. 이 분야에서의 우리의 위치는 한국문예진흥원이 매우 대폭적인 지원을 결정하면서 더욱 확고해졌다. 우리는 셰필드대에서 ‘글로벌 사회와 동아시아 문학 : 근대 한국문학의 번역과 홍보’에 대규모 심포지엄을 개최한 바 있으며 문학관련 주제로 또 다른 심포지엄도 준비하고 있다.
2000년에 졸업한 핀란드 출신의 조안나 엘프빙 황은 근현대 한국문학을 전공하였고 한국학연구소에서 매우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현재 1990년대 한국의 여성문학에 대해 박사학위를 준비 중인 그녀를 보면 우리 연구소에서의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어느정도인지를 알 수 있다. 그녀는 최근 대산문화재단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그녀의 연구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한국에서 조사, 연구할 수 있었다. 필자도 재단의 지원을 받아 『Myths and Legends from Korea 한국의 신화와 전설』이라는 책을 발간한 바 있다. 필자에 대한 지원은 재단이 구전문학의 번역과 해설 작업을 한국의 문학 및 지적 전통의 한 분야로서 인정해준 매우 의미있는 일이었다. 재단이 앞으로도 구전문학 분야를 연구하는 학자들을 많이 지원해주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대산문화재단과 같은 기관들의 지원은 한국의 근현대 문학을 가르치고 연구하고자 하는 해외의 연구기관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필자는 재단이 현대문학의 번역, 연구 작업을 지속적으로 도와주고, 현대사회와 문학에 관련된 심포지엄 등도 적극 지원해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