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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가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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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교실의 남쪽 창문을 보면 그 높이가 절묘합니다.
2학년 아이들은 거의 모두가 뒤꿈치를 들고 까치발로 서야 밖을 내다볼 수 있습니다. 키 작은 아이에게는 창틀에 매달려야만 바깥 구경을 할 정도인 그 창문이 버거웠지요. 그러나 선생님의 입장에서는 만만한 창문이었어요. 아이들을 자습시켜 놓고 팔짱을 낀 채 창밖을 내다보며 한숨을 돌리기에 딱 알맞습니다. 아이들이 말을 안 들어서 속상할 적에도, 백엽상 옆에서 돌고 있는 풍향계를 창밖으로 바라보며 그 속을 달래면 되었거든요.
하지만 지금 민두리 선생님의 심정은 그런 정도로 감당이 안 되는 상태였습니다.
“이런 별난 아이들은 처음이야.”
민 선생님은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선도 활동을 지도하고 나서 교실에 오니, 벌써 아이들이 반나마 와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아침 자습은커녕 얼씨구 내 세상이구나, 하며 마구 장난질이었습니다. 천장에 실내화를 던지는 아이, 책상 위에 올라서서 콩콩 굴려대는 아이, 닭싸움하는 아이들로 교실은 온통 수라장이었습니다.
출입문에서 한 발만 들여놓은 민 선생님이 이맛살을 찌푸렸습니다.
“왜들 이러니? 자리에 앉아라.”
그 소리를 들은 아이들이 눈치를 핼금거리며 슬금슬금 자리로 가서 앉았습니다. 민 선생님은 곧장 돌아서서 밖으로 나갔습니다. 복도의 바깥 창문을 열어 젖뜨렸습니다. 그쪽 응달진 밖을 내다보며 교실이 조용해지기를 기다릴 참이었지요.
교실 안이 잠깐 조용해지는가 싶더니, 이내 아이들이 오르르 몰려 나왔습니다.
“선생님, 어디 가세요?”
눈이 단추 구멍처럼 작은 달기가 맨 앞에 서 있었습니다. 그 둘레에 잠숙이, 철주, 상호가 보였습니다. 그들 꽁무니에서 아리가 고개를 삐죽 내밀었고요.
“가긴 어딜 가?”
“어서 교실로 가요. 공부…해요, 예.”
민 선생님은 피식 웃으며 금방 열었던 창문을 도로 닫았습니다. 팽이처럼 돌아선 아이들이 콩콩 발소리를 내며 교실로 갔습니다. 좁은 문으로 갑자기 몰려들어 서로 먼저 들어가려 했습니다. 그 바람에 뒤에서 밀린 순진이가 엎어지며 책상 모서리에 얼굴이 부딪쳐서 코피가 났습니다.
민 선생님이 순진이를 데리고 보건실에 갔다 왔습니다. 그 사이에 철주가 축구공을 던져 앞창의 유리를 깨뜨려 놓았습니다. 마침 교장 선생님이 그 앞을 지나던 모양입니다. 교장 선생님이 밖에서 유리 조각을 줍고 있는데, 몇몇 아이가 창틀에 매달려서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민 선생님으로서는 민망하기 짝이 없는 광경이었지요. 어쩔 줄 몰라 하는 민 선생을 향해 아무 일 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인 교장 선생님은, 주운 유리 조각들을 손에 들고 쓰레기장 쪽으로 갔습니다.
(중략)
* 본 작품의 전문은 <대산문화> 2008년 봄호를 통해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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