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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진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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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내 나이 여덟 살로 접어들던 해의 설날이었던 것 같다. 학교에 들어가느라 긴 머리를 단발로 잘랐다. 바느질을 업으로 하던 어머니가 만들어준 멜빵바지를 벗고 모처럼 치마저고리를 입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젊고 나의 두 동생은 아직 태어나지 않아서 다섯 식구다. 양양읍내의 단 하나뿐이던 은하사진관에서 찍었다. 내 평생, 삶과 문학의 길에서 질기디 질긴 ‘숙제’가 되었던 두 분, 아버지와 어머니. 한 때, 그 산딸기 덤불 같던 두 분의 생에서 내 존재의 빛을 찾느라 몸과 정신은 만신창이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두 분의 삶이 내 생의 다시없는 거름이다. 자궁 속의 양수처럼, 그 안에서 내 문학과 생이 헤엄친다. 이만한 사랑이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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