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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단 가는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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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동네 / Acrylic on canvas / 60*90cm / 2005 ©운영자 | |
편집자 주) 동화책 속 그림처럼 감성을 자극하는 작품들을 선보이는 이수동 화가가 윤흥길 소설 「소라단 가는 길」로 탄생시킨 그림 ‘꽃동네’(『그림, 문학을 그리다』(랜덤하우스중앙 刊). 단촐한 형상과 빈 공간, 광활한 자연과 상대적으로 작게 위치한 사물, 사물과 인간의 자유로운 배치 등 화가의 특징적인 화풍이 소설의 녹색 기운을 한껏 살리고 있다.
소라단 가는 길
그는 거추없이 신바람이 나서 숲 속을 사면팔방 헤집고 다니며 키꺽다리 늙은 소나무 둥치를 손으로 어루만지기도 하고 콧방울을 벌룽거리며 숲 냄새를 킁킁 맡아보기도 했다. 일차 정찰을 끝낸 그는 풀밭 위에 벌렁 드러누워 팔 베게를 하고는 암녹색 나뭇가지들이 십시일반으로 힘을 합쳐 가뿐하게 떠받치고 있는 푸른 하늘을 일삼아 올려다보았다.
「소라단 가는 길」, 창비,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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