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10년 역사의 무게와 권위 - 제 10회 대산문학상 수상작 발표 |
| |
우리나라의 문학상은 3백여개에 이르고 있으며 그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대산문학상은 이처럼 많은 문학상들 속에서 문인들이 꼭 받고 싶어하는 대표적인 문학상으로 손꼽힌다. 다른 문학상과는 달리 시, 소설, 희곡, 평론, 번역 등 5개 분야에서 수상작을 선정하고 분야별 3천만원씩 총 1억5천만을 상금을 시상하는 종합문학상이라는 외형적인 측면도 있지만 작품상으로서 문학계의 인정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올해는 지난 93년 대산문학상을 제정한 이래 꼭 10회째가 된다. 더불어 재단 창립 10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에 수상작 선정은 한층 더 조심스러웠고 많은 논의가 오갔다. 재단은 1회부터 지난 해 9회까지 시행해 온 추천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예심 기간을 두배로 늘렸다. 보통 1년을 주기로 하는 다른 문학상과 달리 우수한 문학작품을 충분히 논의하기 위해 2년간 발표된 작품들을 심사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예심 기간을 연장함으로써 심사위원들이 보다 자세히 작품을 검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8권의 시집이 본심에 올라온 시부문은 『화개』(김지하 作), 『김포 운호가든집에서』(고형렬 作), 『아무도 울지 않는 밤은 없다』(이면우 作) 등 세 작품이 최종적으로 논의되었고, 민주화 운동 후유의 시대의 울적과 긍정을 직절적이고 열정적으로 역설과 모순을 통해 표현한 『화개』가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소설부문 본심에 올라온 작품은 모두 9편이었으며 심사위원들은 김원우씨의 중단편집 『객수산록』을 집중적으로 논의한 끝에 수상작으로 선정하였다. 작가, 교수, 은행지점장으로 구성된 작품의 화자들이 종횡무진의 입담을 통해 사람살이의 복잡한 켯속과 정경을 끌어들이며 수없이 잔가지를 치고 얽히면서 이 시대의 풍속과 의식, 삶을 지배하는 무용의 정열의 실체를 그려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희곡부문은 본심에 올라온 7편의 작품 대부분이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어서 앞으로 희곡 분야의 전망을 밝게 했다. 심사위원들은 「물 속에서 숨 쉬는 자 하나도 없다」(박근형 作), 「불티나」(김태웅 作), 「돐날」(김명화 作) 등 세 작품을 마지막까지 집중적으로 논의했는데, 세 작품 모두 수작일 뿐만 아니라 이미 공연을 통해서 연극성까지 입증된 작품들이었다. 결국 장시간의 논의 끝에 「돐날」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는데, 「돐날」은 일단의 386세대들이 학교를 떠나 사회에 진출한 지 10여년이 된 오늘을 시점으로 그들이 얼마나 도덕적으로 추락했고 인간적으로 파괴되었는지를 적나라하게 도해한 작품인데 이제까지 한국의 근현대사나 사회적 현안들, 또는 시대정신을 다룬 희곡들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평론부문은 모두 8권이 본심에 올랐는데, 사이버 공간의 도래 속에서 전통적인 '종이문학'이 새로운 대중문화에 의해 습격되는 세태를 점검한 『디지털 욕망과 문학의 현혹』(김주연 作), 연령과 파벌 등을 통틀어 20여명의 소설가들을 광범위하게 다룬 『우리 소설과의 대화』(김윤식 作), 풍부한 이론적 배경을 바탕으로 한국문학의 현장을 충실히 포괄한 『놋쇠하늘 아래서』(윤지관 作) 등 세 작품이 집중적으로 검토되었다. 이중 박학과 열정으로 각 작가들의 독자적 세계를 때로는 거시적으로, 때로는 미시적으로 접근하면서 그 문학사적 맥락과 개인사적 문맥을 함께 다룬 『우리 소설과의 대화』가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영어권 2편, 불어권 4편, 독어권 4편, 스페인어권 3편 등 13편이 본심에 올라온 번역부문은 불·독·스페인어권에서는 마땅한 수상작이 없어 영어권의 두 작품이 집중 거론되었다. 『Strong Winds at Mishi Pass 미시령 큰바람』(김성곤·Dennis Maloney 譯, 황동규 作), 『Everlasting Empire 영원한 제국』(유영난 譯, 이인화 作) 두 번역서 모두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었으나, 수많은 영문 한국사 서적을 참고하고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조선조의 직제, 당파, 학문, 기타 문물과 물품 등을 뛰어난 영문으로 옮긴 『Everlasting Empire』가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특히 희곡부문 수상자 김명화는 역대 대산문학상 수상자 가운데 원년 소설부문 수상자 이승우에 이어 두번째로 젊은 나이로 수상의 영예를 안아 신선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부문별 심사위원은 시부문 이문재 정효구 최두석(예심) 김우창 신경림 황동규(본심), 소설부문 구효서 서영채 이승우 임규찬(예심) 서정인 오정희 유종호(본심), 희곡부문 김철리 서명수 홍원기(예심) 김윤철 이강백 임영웅(본심), 평론부문 김태현 이광호 최혜실(예심) 김병익 최원식 홍기삼(본심) 번역부문 김동윤 김재혁 이승재 홍경주(예심) 민용태 서지문 안삼환 이동렬(본심) 등이 맡았다.
시상식은 재단 창립 10주년 기념식을 겸해 11월 29일(금) 오후 6시, 세종문화회관 대연회장에서 개최된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