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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중에 걸맞은 충실한 운영 요망돼-주요 출판사 홈페이지 탐방

편집자 주) 21세기의 한국에서 모든 길은 인터넷으로 통하는 듯하다. 사회 각 부문에서 인터넷을 이용한 정보대중화의 물결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문학 분야에서도 인터넷을 통한 독자층 확대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모색이 진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대산문화>에서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주요 문학 관련 사이트를 3회에 걸쳐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는데 지난 호의 문학 일반 사이트에 이어 이번 호에는 주요 출판사 홈페이지를 둘러보기로 한다.

  보통 사람들이 출판사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이유는 그 출판사에서 출간되는 책에 대한 정보를 알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러나 널리 알려진 대형 출판사의 경우 독자들은 그와 같은 일차적인 욕구를 넘어 한차원 높은 수준의 정보, 즉 일종의 문학 포털 사이트와 같은 역할까지도 기대할 것이고, 또 이들 대형 출판사들이 우리 문학계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을 고려하면 독자들의 이런 바람이 큰 무리나 욕심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같은 점을 염두에 두고 민음사, 문학과지성사, 창작과비평사, 문학동네 등 대표적인 문학출판사의 홈페이지가 이런 기대를 얼마나 충족시키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민음사의 경우 출판사의 명성에 비해 홈페이지 운영은 비교적 평이해 보였다. ‘새책․새소식’, ‘시와 소설’, ‘학술 총서’, ‘논픽션’, ‘계간 세계의 문학’, ‘작가를 찾아서’ 등으로 나뉘어져 있는 사이트 구조나 인터넷 특유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해주는 게시판이나 독자의견란이 없는 점 등이 이런 느낌을 들게 했다. 또 대부분의 출판사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는 근간 도서 안내 코너가 없는 점도 특이했다. 민음사에서 출판되는 책들에 대한 장르별 소개 이외에 ‘작가를 찾아서’라는 코너가 눈길을 끌었는데 민음사에서 나온 해당 작가들의 책과 작가별 상세연보, 또 작가별 연구서 목록 등이 나와 있어 관심있는 독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주고 있었다. 그러나 ‘한국 시인’(7명), ‘외국 시인’(5명), ‘한국 소설가’(5명), ‘외국 소설가’(8명), ‘한국 학술․논픽션 저자’(3명), ‘외국 학술․논픽션 저자’(2명) 등으로 분류돼 있는 대상 작가들의 수가 부족하고 또 그 선정기준이 모호해 이에 대한 출판사 측의 친절한 안내가 아쉬웠다. 전반적으로 단순한 책 소개 외에 독자들의 정보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의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되었다.

  문학과지성사의 홈페이지는 ‘새로 나온 책’, ‘곧 나올 책’, ‘스테디셀러’, ‘시인선’, ‘명작소설선’ 등으로 출간 도서들을 소개하는 것은 타 출판사의 홈페이지와 큰 차이가 없었으나 책이름, 저자, 색인어 등으로 나눠 도서 검색을 할 수 있게 하고 또 상세검색란을 마련해 총서명, 발행연도, 간행빈도, 수록논문 제목 등으로도 검색을 가능하게 해 이용자들의 검색 편의를 높인 점이 돋보였다. 또 저자검색란을 별도로 마련해 문지에서 책을 출판한 모든 저자들을 가나다 순으로 배열, 검색할 수 있게 한 점도 눈에 띄었다. 또 이런 도서 검색과 관련한 편의 외에도 작가 갤러리 코너를 마련, 문지에서 책을 낸 바 있는 주요 작가들의 캐리커처를 감상할 수 있게 한 점도 색다른 흥미를 제공해 주었다. 문지 홈페이지에서는 온라인 회원으로 가입한 이용자들에게 도서 검색, 책과 관련한 홈페이지 서핑, 온라인 도서 구입 및 재고 도서 등의 할인 구매 등을 할 수 있는 혜택을 주고 있었다.

  창작과비평사의 홈페이지는 충실한 구성과 이용자들의 활발한 의견 개진, 그리고 편집인인 백낙청 교수의 적극적인 관심 표명 등으로 그간 여러차례 화제를 모은 바 있었다. 그 명성에 걸맞게 창비의 홈페이지는 그 자료의 충실함과 방대함, 다양한 구성 등에 있어서 두드러진 바가 있다. 우선 분야별 책 소개 위주에서 탈피해 ‘창비에 대하여’, ‘웹메거진’, ‘독자마당’, ‘창비통신’, ‘창비책방’ 등의 다양한 코너로 홈페이지를 구성한 것이 돋보였다. 웹메거진은 11월 18일 현재 17호까지 업데이트가 돼 있는데 ‘초대에쎄이’, ‘낭송시집’, ‘다시 읽는 명작’, ‘시사파일’ 등으로 다채롭게 구성돼 있어 네티즌들에게 좋은 읽을거리를 제공해 주었다. ‘독자마당’은 이용자들의 자유게시판인데 올라오는 게시물의 수나 수준이 상당해서 그간 창비 게시판을 통해 이루어졌던 많은 논쟁들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짐작케 했다. 그외 독자서평란을 따로 마련해 창비에서 출간된 책들에 대한 감상을 올릴 수 있게 했다. 창비 역시 온라인 휘원으로 가입한 이용자들에게는 계간 『창작과비평』 전자책 최근 4호를 무료 열람할 수 있게 하고 종합도서목록 및 창비와 관련된 각종 소식들에 대한 안내메일을 받아볼 수 있는 특전을 주고 있었다.

  문학동네 또한 ‘계간 문학동네’, ‘한국문학’, ‘세계문학’, ‘어른들을 위한 동화’, ‘산문집’ 등으로 출간도서들을 분류해 홈페이지를 구성한 것은 타 출판사와 큰 차이가 없다. 문학동네 홈페이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e-book 코너가 별도로 마련돼 있다는 것이다. 문학동네에서 출간된 소설 중 독자들의 호응이 좋았던 책들을 위주로 컴퓨터 상에서 다운로드 받아 감상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가격은 3천～4천원대로 일반 도서 가격의 절반 정도 수준이다. 아직은 e-book에 대한 독자들의 호응도가 그리 높지 않고 e-book을 통해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의 수도 많지 않지만 이같은 점만 개선된다면 출판사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전망이다. 또 ‘문학동네 전집’란에서는 문학동네에서 전집을 출판한 작가들(박완서, 김승옥, 이제하 등)의 작품을 온라인상에서 직접 구입할 수 있게 했고, ‘미디어리뷰’란을 별도로 마련해 문학동네에서 출간된 책들에 대한 언론 기사를 일목요연하게 찾아볼 수 있게 한 점도 눈에 띄었다. 문학동네에서는 온라인 회원으로 가입한 이용자들에게 ‘2002년 문학동네 신인작가상 당선작’을 무료로 배포하고 있었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주요 출판사의 홈페이지를 둘러보며 느낀 점은 무엇보다 온라인 이용자들을 유인할 수 있는 매력적인 요소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물론 출간된 책들에 대한 소개는 대체로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충실했지만 일부의 경우를 제외하면 도서 안내 이외에 굳이 그 출판사의 홈페이지를 방문할 필요를 느끼지 못할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서두에서도 말했다시피 주요 작가들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해설, 문학계의 주요 소식이나 이슈에 대한 상세한 정보 제공 등의 보다 폭넓은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이들 주요 출판사들의 위상을 고려할 때 어쩌면 당연하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들의 홈페이지 운영에 대한 보다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자세와 함께 독자들의 지식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고 문학에 대한 관심을 유발할 수 있는 새롭고도 다양한 콘텐츠의 개발이 절실한 시점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