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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한국문화 보급의 본거지- 말레이시아국립대학교(Universiti Kebangsaan Malaysi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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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의 젊고 유능한 인재를 양성하는 대표적인 학문의 전당이라 할 수 있는 말레이시아국립대학교는 1970년에 말레이시아 지식층과 민족주의자들이 자국어인 말레이시아어를 강의 언어로 한다는(그전에는 영어로 강의했음) 모토 아래 설립되었고, 이러한 점 때문에 현재까지도 약간의 보수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 학생들 사이에서 우스갯말로 국립(Kebangsaan)을 시골(Kampung)로 바꾸어 ‘말레이시아시골대학교’라 불리고 있는데 이 점 또한 한편으로는 학교의 위치가 콸라룸푸르 시내와 20분 정도 떨어져 있다는 이유와 함께 학교의 말레이시아어에 대한 긍지와 고수 때문이기도 하다. 한편 교수진들의 연령층이 비교적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 가운데, 특히 젊은 교수진들의 연구, 학술활동이 활발해 학교의 보수적인 성향과는 반대로 전체적인 분위기는 진취적이고 역동적임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약 1천1백헥타르의 넓은 캠퍼스에 12개의 단과대학과 3개의 연구소 그리고 4개의 연구센터가 이국적인 푸른 계곡을 따라 놓여 있으며, 이곳에서 5천여명의 교직원과 약 3만여명의 학생들이 활발한 수업과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대학 캠퍼스는 도서관, 학생관, 서점, 슈퍼마켓, 은행, 식당과 같은 학생들을 위한 서비스 시설들이 캠퍼스 중심에 위치하도록 계획되어 있으며, 대학의 중심부라 할 수 있는 본관을 도서관과 학생센터 등 다른 건물로 직접 연결, 비가 오는 날이라도 전 캠퍼스를 편히 다닐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세심한 배려를 하였다.
말레이시아에 한국어 강좌가 개설된 것은 1980년대 초 말레이시아 정부가 한국, 일본, 대만 등을 본받자는 ‘동방정책’을 실시하면서부터였다. 본 대학에서도 1980년 중반부터 교양과목으로서 한국어 강좌가 개설되어 전체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배울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는 약 90여명의 학생들이 강의를 받고 있다. 초창기에는 교육부와 학술진흥재단으로부터 교원과 교재, 언어실습용 테이프 등의 지원을 받았으나, 현재는 필자가 한국어 교재나 관계서적을 구입하거나 직접 교재를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다. 현재 한국어 강좌는 초, 중, 고급의 5개 과정과 실용 강좌로 개설된 관광한국어와 무역한국어 2개의 과정을 포함하여 7개의 강좌가 개설되어 있다.
말레이시아국립대학교에서는 책으로만 한정되어 있던 교내수업을 탈피하여, 한국 사업체 등을 방문하여 학생들로 하여금 한국에 대한 이해를 높이게 하고, 강의 시간에는 인터넷을 통해 한국에 대한 지식을 넓히고 있다. 더욱이 말레이시아에서는 처음으로 ‘한국 가정 체험의 날’을 재(在)말레이시아 대사관의 협조를 받아 개최하여, 1박2일 동안 학생들로 하여금 한국 가정의 문화와 식사 예절을 배우게 하고 한국의 전통놀이 등을 맛볼 수 있게 하였다. 당시 말레이시아 신문과 방송에서 이 행사를 앞다투어 크게 다루기도 하여, 타 언어학과 학생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또한 교내에서는 ‘한국문화의 날’을 개최하여 한국의 전통 춤과 음식, 놀이 등을 학생 뿐만 아니라 교직원들에게도 선보였으며, 개회식에는 총장이 직접 축하인사와 함께 행사를 지켜보기도 했다. 요즘에는 말레이시아 텔레비전에서 한국 드라마가 방송되고 있는데, 학생들의 드라마에 대한 질문들이 수업시간에 쏟아지기도 하고, 드라마 방송시간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다른 교수들의 싫지 않은 불평을 듣고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말레이시아는 해외 수출 산업에 보다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외국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도 점차 높아져 가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본 대학에서는 외국어 전공학생들을 배출할 계획으로 있는데, 한국어도 이제는 교양과목에서 학사 전공과목으로 확대 교육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현재 한국학 프로그램 개발 중에 있으며, 멀지않아 한국과 말레이시아 관계에 일조할 한국학 전공자들이 배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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