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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예술’의 영화‘산업’으로의 번역- <결혼은, 미친 짓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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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하 감독의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는, 당혹스러울 만큼, 혹은 아주 기분이 짜릿할 만큼 내 원작 소설을 그대로 충실히 반영해내고 있다.
대개의 대사들은 깔끔하게 간추려진 상태로, 내 소설의 대사 그대로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적소에 배치되어 있다. 아마 원작과 가장 다른 차이점이라면, 여주인공 연희가 준영의 옥탑방 전세값을 지불한다는 점 정도일 것이다. 이러한 설정으로 인해 여주인공은 한결 도발적이고도 강한 여성으로 부각되어졌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지 750장 분량의 소설을, 1시간 40분 남짓의 필름으로 옮겨놓는다는 것은, 마치 유화 그림을 수묵화로 옮겨놓는다든가, 피아노 연주를 대금으로 연주한다든가 하는 경우보다 훨씬 더 매체로 인한 강한 변형을 각오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방계인물들이 상당수 축소되었고, 소설 속에서 어쩌면 지나치게 펼쳐지던 사회학적 관찰이나 냉소 등도 거의 생략되었다. 그리고 배경과 인물이 시각적으로 구체화됨으로써 문맥과 행간이 상상력에 기대어 움직이던 소설적 세계가 싱거울 정도로 분명하게 가시화되었다.
하지만 이 정도의 변화는 소설을 영화로 각색할 때 어쩔 수 없는 것들이다. 이러한 변화가 문제라기보다는 도리어 이러한 변형들이 필연적일진대, 그렇다면 이러한 변형의 효과를 최대한 살리는 것이 각색의 과제일 것이고, 그런 점에서 원작과 아주 다른 작품이 나온다고 해서 그것을 불만스러워 할 일도 아니다. 도리어 기대해볼 일이다. (중략)
* 본 원고의 전문은 <대산문화> 2002년 하반기호 지면을 통해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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