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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대산청소년문학상 수상자 선정
글쓴이 : 운영자 날짜 : 14.07.29|조회 : 10690


교보생명과 함께하는




제22회 대산청소년문학상 수상자 선정





시 부문(총 18명)

■ 중등부

금상 : 석지원(충북 탄금중 3)

은상 : 김다현(경북 길주중 3)

동상 : 박이나(서울 예일여중 3), 이지윤(경기 오산원일중 3), 정수라(전남 진남여중 3)



■ 고등부

금상 : 김은빈(경기 일산동고 2), 이희윤(경기 영덕고 3)

은상 : 고은강(경기 안양예고 2), 김경환(경기 고양예고 3), 장성준(서울 경기고 3)

동상 : 윤지영(경남 거제해성고 1), 홍채연(경남 창원명지여고 2), 박권영(경기 삼평고 3),

백민정(광주 전남여상 3), 선현정(서울 이대부고 3), 선혜경(광주 금호중앙여고 3),

안은지(대구 효성여고 3), 안지슬(전북 근영여고 3)



소설 부문(총 18명)

■중등부

금상 : 조정빈(경기 모락중 3)

은상 : 최소휘(서울 창동중 3)

동상 : 최민(대전 대전서중 2), 박민곤(대전 갑천중 3), 서민영(부산 해연중3), 임진서(경기 서현중3)


■고등부

금상 : 류연웅(경기 고양예고 2), 박다정(경북 근화여고 2)

은상 : 장은서(경기 안양예고 2), 이정문(경기 고양예고 3), 임정민(경기 양명여고 3)

동상 : 유희주(충북 충북여고 1), 김선우(서울 경복고 3), 성유경(대구 대구수성고 3),

이슬희(경기 안양예고 3), 이예지(부산 부산국제외고 3), 이헌홍(서울 대광고 3),

지동준(경기 고양예고 3)






* 심사위원

시 부문 : 박형준(시인, 동국대 문창과 교수), 정끝별(시인, 이화여대 국문과 교수), 최서림(시인, 서울과기대 문창과 교수)

소설 부문 : 방현석(소설가, 중앙대 문창과 교수), 윤고은(소설가), 이혜경(소설가), 임철우(소설가, 한신대 문창과 교수)







심사평(시)

장맛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옅은 운무에 휩싸인 태조산, 그 중턱에 자리 잡고 있는 계성원의 풍경 그 자체가 한 폭의 현대적 동양화였고, 이 시대에 어울리는 한 편의 서정시였다. 밤하늘의 별빛이 내려와 박힌 듯한 중학생들의 순수한 눈빛과 해맑은 수줍음은 우리들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씻어주는 계곡물 같았다. 생기 넘치는 호기심과 톡톡 튀는 질문을 해오는 고등학생들의 말소리는 어른들의 일상에 찌든 피로를 풀어주기에 충분했다. 학생들의 창작 열기로 처음 시작부터 마치는 시간까지 문예캠프는 축제의 연속이었다. 예심을 통과한 학생(중등부 10명, 고등부 30명)들은 이미 창작능력이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한 상태라 참가자 모두가 수상자 자격을 갖추고 있었다. 참가자들을 심사하고 지도한다기보다 축하하고 격려하는 모임이었다고 하는 게 적절했다.


학생들이 답변하기 꽤 어려운 질문을 몇 개 던져보았는데 생각보다 깊이 있고 성숙한 답변이 나와 강의실 분위기가 생동감 넘쳐났다. 질문 중 하나는 시를 쓰는 데 가장 중요한 것 하나를 말해보라는 것이었다. “진정성을 가지고 가짜 시를 쓰지 않는 것”, “진심”, “간절함”, “이미지 속에 나를 담는 것” 등 평범해서 오히려 그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참신하게 들리는 말들이었다.


예심에서와 마찬가지로 본심에서도 중고생 및 해당 연령 청소년의 작품에서 기대할 수 있는 최대치를 발견코자 했다. 알맹이는 없는데 수사만 화려한 시, 기시감이 드는 상투적인 시, 기교가 자기 자신의 것으로 체화가 안 된 시보다는 자기 자신의 삶과 경험을 바탕으로 진솔하게 써서 진한 감동을 주는 시, 지금 당장은 미숙하지만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있어보이는 시에다 무게를 실어주기로 심사위원 전원이 의견을 모았다. 그리고 이것은 대산문화재단의 취지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중고등학교 문학교육을 정상화 시키고자 하는 간절한 소망이 담겨 있다. 또한 앞으로의 한국문학을 걱정하는 선배문인들의 염려도 들어있다.


중등부 백일장 시제는 <신호>였다. 작품들은 대체로 생각보다 어른스럽고 성숙하고 사고의 깊이가 있었다. 그럼에도 중학생다운 소박함과 순수함을 잃지 않았다. 자기만의 시각으로 자신과 사회와 세계를 해석하려는 사유의 신선함을 볼 수 있었다. 이것은 시적인 힘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중학생들의 일상생활을 담아내고 포착해내는 시들이 비교적 적었다. 이는 자칫 사유의 힘이 활짝 피어나지 못하고 관념성이나 상투성으로 고착화될 위험이 있으므로 유의할 사항이다. 금상을 받은 작품 「거미줄에 앉은 초승달」에서는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였다. 사소한 일상사를 세밀하게 관찰해내는 능력도 놀라울 뿐만 아니라, 자연의 미세한 움직임에서 시를 발견해내어 언어로 표현해내는 능력이 범상치 않았다. 은유적 방법에 기대어 새로운 서정적 질서를 만들어내는 기술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은상을 받은 「시계 속에 갇힌 아빠」는 시간과 시계와 어른의 일상을 잘 연결시켜 독특한 세상 읽기를 보여주고 있다. 동상을 받은 「백설공주」와 「줄담배」, 「비늘, 뿌리」에서는 중학생다운 천진성과 소박함과 미래적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고등부 참가자들은 투고작 수준의 완성도가 매우 높았다. 백일장 작품은 순발력과 유연성의 수준이 높았다. 그리고 투고작의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백일장에서도 우수한 결과를 내어놓았다. 바람직한 현상이었다. 백일장 시제는 <오후 두 시, 버스정류장, 토마토>세 개를 연결 지어 쓰는 것이었다. 꽤 까다로워서 쓰기에 힘들 줄 알았는데, 다들 너무 잘 써서 놀랐다. 여기에는 기대되는 바와 염려되는 바가 교차된다. 고등부 참가자들이 예비시인으로서 이미 일정 수준의 기량을 갖추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할 수도 있으나 한편으로는 미래를 책임질 예비시인으로서 고등학생들이 기성시인의 언어감각과 표현법, 사고방식을 너무 일찍 습득하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되는 면도 있었다. 미래의 시는 미래세대의 언어감각과 표현방법, 사유방법으로 나타나야 한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등학생 여러분이 처한 지금 여기에서의 일상적 삶에 투철하게 대응하면서 시적 출발을 해야 할 것이다.


고등부에서는 「죽은 안개꽃의 일기」가 금상을 받았다. 사물을 인식하고 시적으로 표현하는 데 있어서 고등학생으로서는 놀라울 만큼의 재능과 내공을 지니고 있었다. 삶의 이면을 보아버린 조숙한 여고생의 인간관계와 내면심리를 섬세하게 잘 포착하고 있다. 또 다른 금상 작품 「양동이에 담긴 달과 별에 대하여」는 반복법에 의한 리듬 외엔 별 다른 기교 없이도 한 편의 좋은 시가 탄생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수작이다. 자칫 진부할 수도 있는 ‘가난’이란 주제를 진술에 가까운 문장으로 경쾌하게 참신하게 처리하는 능력이 돋보인다. 은상을 받은 세 작품 「그믐달」, 「너구리는 너구리 표정을 짓고」, 「손톱」은 일상적인 삶 속에서 시적인 것을 발견하여 감각적으로 구체적으로 형상화하는 훌륭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동상을 받은 작품 「멀고도 깊은 세상에서 온 사냥꾼」 외 7편의 작품을 쓴 수상자들에게도 힘찬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시는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는 모험과 같은 것이다. 여러분의 생기발랄함이 나이 들어도 수그러들지 않기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시의 근본자리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시란 무엇인가. 시는 왜 쓰는가. 이 작품의 존재이유는 무엇인가 따져 볼 때 신선한 열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문예캠프 동안 여러분의 눈빛에서 말소리에서 그 열정을 볼 수 있어서 반갑고 행복했다. 2박3일간의 짧은 만남이 아름답고 긴 인연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심사위원 박형준 정끝별 최서림



심사평(소설)

1. 택배기사, 미용사,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이들 직업군 중에 두 명 이상을 선택할 것.

2. 소설 속에 ‘여덟 시간’이라는 시간적 조건이 반드시 드러나게 할 것.

이 두 가지 요소를 모두 포함하는 소설을 쓰는 것이 이번 고등부 백일장의 내용이었다. 중등부는 1번 항목에서 인물 한 명을 선택한다는 것이 다를 뿐, ‘여덟 시간’이라는 제한된 요건에는 변함이 없었다. 백일장을 위해 청소년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소설 속 여덟 시간에 한참 못 미치는, 짧은 시간이었다. 낯선 장소, 제한된 시간, 긴장감 속에서 조건에 맞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일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백일장 시제가 발표되었을 때 대다수 청소년들의 표정에는 당혹감이 서렸다.


그러나 결과는 모두의 우려보다 한참 위에 있었다. 아니, 놀라웠다고 말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예상 외로 몹시 활달한, 마치 어떤 조건도 주문받은 적 없다는 듯 자유로운 상상력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많았던 것이다. 물론 그 자유로움 역시 이번 백일장이 요구했던 둘 이상의 인물과 여덟 시간을 충실히 구현하고 있었으며, 그렇지 못한 작품들은 감점을 받았다. 청소년들은 대체로 1번보다는 2번 항목을 구현하는 데 더 어려움을 느낀 듯 보였으나, 그렇다 하더라도 전체적으로 고른 수준의 작품들이 많았다.



백일장 심사 역시 응모작과 마찬가지로, 네 명의 심사위원들이 각자 점수를 내고 그것을 모두 합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앞서 말했듯이 애초에 제시했던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 것은 감점요인이 되었다. 비슷한 이야기가 많지 않고 작가의 개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많았기 때문에 심사과정은 몹시 즐거웠다. 학교폭력, 왕따, 자살 등 응모작에서 자주 보였던 낯익은 소재와 패턴은 백일장에서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규정할 수 없을 만큼 폭이 넓은 이야기가 그 어떤 제한도 없었다는 듯 기발하고 힘차게 헤엄치고 있었던 것이다.


예년에 비해 백일장의 수준은 전체적으로 고르고 안정적이었다. 응모작과 백일장 결과를 5:5로 반영해서 수상작을 결정했는데, 두 작품의 점수는 대체로 일치했다. 응모작이 인상적이었던 작가는 백일장에서도 좋은 결과를 냈던 것이다. 고등부 금상은 류연웅와 박다정에게 돌아갔다. 류연웅의 「팝콘전쟁」은 그 발상의 참신함과 발랄한 전개,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대산청소년문학상에서 기대했던 그 지점을 훌쩍 뛰어넘어 매력을 발산한다. 박다정의 「시체관찰일기」역시 날카로운 시선과 청소년의 에너지가 응축된 작품으로, 기성세대와 다른 목소리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중등부 금상은 조정빈의 작품이 받았다. 청소년의 일상 속에서 누구나 알 법한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꾸린 힘이 매력적이었다. 중등부의 백일장 심사에서도 서툴지만 진정 어린 목소리, 구김살 없는 상상력이 거침없이 발휘되는 작품들이 많아서 심사를 떠나 기분 좋은 독서를 경험할 수 있었다.


중등부와 고등부, 응모작과 백일장. 모든 심사과정에서 심사위원들은 기술적인 능력이 뛰어난 작품보다는 남다른 상상력을 발휘한 작품에 좀 더 지지를 보냈다. 문장이나 구성이 다소 허술하더라도 작가로서 문학적 역량을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 말이다. 문학에 있어서 단점의 한계보다는 장점이 가진 가능성을 더 믿기 때문이다.


가장 아껴두었던 말을 이제 꺼낼 시간이다. 수상작과 그렇지 않은 작품 사이에는 아주 작은 차이가 있을 뿐이다. 특히 높은 수준과 활달한 에너지를 보여주는 작품들이 많았던 이번 제22회 작품들이라면 더더욱. 문학캠프에 참가한 것만으로도 모두 그 문학적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청소년들이 상의 무게에 짓눌리지 말고 얽매이지 말고 더 가볍게 차고 올라가기를 응원한다. 그런 반동은 꽤 괜찮은 창작에너지가 된다.


심사위원 방현석 윤고은 이혜경 임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