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2026 제34회 대산청소년문학상 수상자 선정
작성자 운영자
날짜 26.08.10 조회 1610

 

 

대산문화재단의 2026년도 제34회 대산청소년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여러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안타깝게 수상자가 되지 못한 학생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합니다. 부디 더 좋은 기회로 재단과 인연을 맺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시 부문> (13)

■ 중등부

- 금상: 엄지율(경기 광교중 3)

 - 은상: 양세영(충남 태안여자중 3)

 - 동상: 안수아(울산 방어진중 1)

 

■ 고등부

- 금: 이세연(서울 송곡여고 3)

- 은상: 김민서(경기 안양예고 2), 김현아(경기 풍덕고 3), 이다경(경기 안양예고 3)

- 동상: 강은제(경기 흥덕고 2), 권민정(경기 안법고 3), 김나연(서울 해성여고 3), 김유경(세종 소담고 2), 김유진(서울 상암고 3), 이현교(경기 안양예고 3)

 

<소설 부문> (14)

 ■ 중등부

- 금상: 김지우(경기 별가람중 3)

- 은상: 박소연(경기 비재학생)

- 동상: 윤태희(세종 반곡중 3)

 

 ■ 고등부

- 금상: 최세하(서울 계성고 3)

- 은상: 박채은(경남 충렬여고 2), 박하윤(경기 안양예고 2), 정다예(부산 사직고 3)

- 동상: 김서현(충북 단양고 3), 김은별(서울 광영여고 3), 김지율(경기 고양예고 1), 이시온(경기 고양예고 1), 전하연(인천 옥련여고 3), 최세은(경기 고양예고 2), 최아원(경기 안양예고 3)

 

 <심사위원>

  시 : 김언(시인, 서울예대 교수), 박소란(시인), 양안다(시인)

  소설 : 김종광(소설가, 서울디지털대 교수), 백가흠(소설가, 계명대 교수), 우다영(소설가), 이신조(소설가, 한양여대 교수)

 

■ 시 부문 심사평


 
34회 대산청소년문학상 시 부문 응모자는 총 723(중등부 209, 고등부 514)으로 예년보다 그 수가 월등히 많았습니다. 한 사람당 5편의 시를 제출했으니 총 3,615편이 모인 셈입니다. 세 명의 심사위원은 한 달여 기간 동안 이들 응모작을 나누어 면밀히 검토했고, 그렇게 1차로 선해진 작품을 한 데 모아 다시금 2차 검토를 진행했습니다. 이후 마지막 대면 회의를 통해 총 35(중등부 8, 고등부 27)의 예심 통과자를 선정했습니다. 언어를 능숙하게 부리는 등 숙련도가 높은 작품이 많았지만, 기술적 숙련도에 우선해 의 직간접적 경험과 그에 기반한 사유를 자신만의 어법으로 진솔하게 형상화하는 면면에 보다 주목했음을 다시금 밝힙니다.

 

예심을 통과한 35명의 학생은 문예캠프(727~29, 충남 천안 계성원)에 참여, 28일 오전 세 시간 동안 백일장을 치렀습니다. 참고로 이번 백일장의 시 부문 시제는 다음의 두 조건을 충족하는 것이었습니다. 첫째, ‘아파트와 오후 두 시를 시의 제목으로 삼을 것. 둘째, ‘잠깐이었다를 시 본문에 세 차례 이상 포함할 것. 조금 까다로운 시제임에 분명하지만, 시를 쓰는 각자의 경험을 떠올릴 수 있는 지극히 구체적인, 그런 동시에 상상이나 환상을 구상할 수 있는 광범한 테마를 제시하고자 했습니다. 또한 다분히 이질적으로 여겨지는 특정 구문을 반복 소화하게 함으로써 시적 순발력과 유연성을 펼칠 수 있는 일련의 틈을 마련하고자 했습니다. 세 시간 동안 열띤 백일장을 치르며 학생들은 저마다의 기량을 발휘했고, 백일장 후 한자리에 모인 작품들을 심사위원들은 꼼꼼히 살폈습니다. 여느 때보다 긴 시간 숙독과 토론의 과정을 거쳤습니다. 예심에서 확인한 이상으로 높은 수준을 보인 시를 여러 편 만날 수 있었고, 이들 다수는 아파트라는 익숙한 현실의 공간을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다른 발상으로 풀어내고자 분투한 작품이었습니다. 반면 아쉬움을 느끼게 한 작품도 많았습니다. 주요 소재이자 배경인 아파트오후 두 시가 별다른 역할을 해내지 못한다거나, 현실의 시공간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며 익숙한 이야기에 머문다거나, 가족과 친구를 위시한 상투적인 관계 및 사건을 얕은 수준으로 덧대어 내세운다거나……. 더불어 시제와는 맞지 않는 내용을 풀어낸다거나 시제를 억지스럽게 해석해 과도한 관념적 포즈를 취한다거나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결국 세 심사위원은 오랜 토론 끝에 의견을 모아 고등부 금상 이세연 학생 등 열 명, 중등부 금상 엄지율 학생 등 세 명을 최종 수상자로 정했습니다. 이세연의 아파트와 오후 두 시아파트를 전혀 색다른 소재인 달걀 한 판으로 전이시킨 점에서 먼저 눈길을 끌었고, 달걀을 주요 장치로 삼아 밀도 있는 내용을 유려하게 전개한 점이 믿음직스럽게 여겨졌습니다. 아파트의 안과 밖을, 나와 이웃을, 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다단한 고민과 불안을 자연스럽게 포개어 우리 삶 전반을 환기하도록 하는 좋은 시라고 판단했습니다. 시제의 모든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점, 시가 다소 급작스레 마무리된 점 등에 대한 우려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나 그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심사위원들은 시가 지닌 독창적 시선과 깊이에 기꺼이 설득 당할 수 있었습니다. 엄지율의 아파트와 오후 두 시아파트라는 공간에 대해 비교적 익숙한 관점을 지니고 있지만 더 좋은 총을 지닌 이들이 더 큰 집에 살았고/ 여우와 늑대와 곰이 빨래가 되어 베란다에 걸렸고/ 아이들은 누가 더 날카로운 입을 기르는지 다투었다등 예리한 표현이 돋보였습니다. 또한 내면의 캄캄함으로부터 점차 빛의 오후로 나아가는 과정이 긴장감 있게 이어진 것은 물론, 도시적 삶의 허약한 양태와 더불어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어떤 가능성이 강렬하게 드러난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밖의 수상작들 모두 제각각 개성과 밀도를 두루 갖춘 우수한 작품이었습니다. 백일장 수상작과 이 작품집을 통해 공개된 예심 선정작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어린 학생들의 기량이라 믿을 수 없을 만큼 놀라운 작품들이 많았고, 그 낱낱을 확인하는 과정은 심사위원들에게도 큰 자극이 되었습니다. 시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문예캠프와 백일장의 경험이 학생들 개개인에게도 좋은 자극제가 되었길 바랍니다. 그리고 당장의 수상 여부보다 중요한 어떤 것이 있다는 사실, 말을 이리저리 놀리며 그럴듯한 한 편을 만들어내는 것이 결코 시의 본질은 아니라는 사실, 그런 중요한 사실들을 하나둘씩 알아간 소중한 기회였길 무엇보다 바랍니다.

  

심사위원_김언 박소란 양안다

 



■ 소설 부문 심사평

 

 2026년 제34회 대산청소년문학상 소설 부문에는 총 612(중등부 174, 고등부 438)이 응모했다. 이는 작년의 응모 인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디지털 환경 속에서 성장한 지금의 청소년들에게도 소설이 여전히 유효한 예술의 양식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4인의 심사위원은 본격적인 심사를 시작하며 여름을 맞이했다. 전체 작품을 살펴보는 한달 간의 1차 심사를 통해 80(중등부 18, 고등부 62)의 작품을 선별한 심사위원들은 다시 한자리에 모여 길고 진지한 논의를 이어갔다. 2차 심사 후 문예캠프에 참가할 34(중등부 8, 고등부 26)이 최종 선발되었다. 지난한 심사를 통과한 34명의 학생은 물론, 작품을 응모한 학생 모두 저마다의 문학적 잠재력을 소중히 가꾸어 나가길 바란다. 더불어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창작이란 주체적 경험을 오래도록 기억하길 바란다.

 

7월 하순의 뜨거운 여름날, 천안 계성원에서 23일 간의 대산청소년문학상 문예캠프가 열렸다. 전국 각지에서 계성원으로 모인 학생들은 긴장과 설렘 속에 심사위원들이 진행한 문학 수업에 참여하고, 절정문학회 선배들과의 교류를 시작했다. 캠프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모두 감성과 지성의 고양을 경험했으리라 확신한다. 무엇보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문학을 꿈꾸는 또래와의 만남과 소통이 가장 뜻깊었을 거라 생각된다.

 

심사위원들은 둘째 날 치러지는 본심 백일장의 시제를 두고 고민을 거듭했다. 하나의 단어나 문장을 제시하기보다 풍부한 상상력을 자극하고 소설적 기본기를 확인하기 위해 여러 조건을 조합해 보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심사위원 중 한 명이 외국의 어느 공원에서 우연히 찍은 사진을 영감의 이미지로 활용하고, 어느 시인이 쓴 문장 중 안녕을 연습하는 일이라는 표현을 추가, 마지막으로 익숙한 장소에서 낯선 장소로 이동한다는 서사적 조건도 덧붙였다. 각자가 예심 작품을 통해 보여준 특유의 개성과 완성도를 동일한 조건으로 진행되는 백일장 작품에서도 드러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입체적 사유와 적확한 문장이 선취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었다. 심사위원들은 전 작품에 대한 면밀히 검토와 숙의를 거쳐 수상자(중등부 3, 고등부 11)를 선정했다.

 

중등부 금상을 수상한 김지우(경기 별가람중 3)바르네의 안녕은 우화의 형식을 빌어 작가의 주제 의식을 명확하게 밀고 나가는 힘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서사 양식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상상력을 자유롭게 펼쳐내는 솜씨가 신뢰와 기대를 갖게 만들었다. 이는 예심 작품인 해파리 청소부를 통해서도 확인되는 지점이었다. 비현실적인 상황을 전개하면서도 단단한 필력으로 문학적 사유를 능숙하게 견지해 심사위원 모두의 고른 지지를 받았다.

 

은상을 수상한 박소연(경기 비재학생)과 동상을 수상한 윤태희(세종 반곡중 3)의 작품 역시 반가운 기대를 품게 만들었다. 이들의 문학적 재능이 독서를 근간으로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 응모 편수가 급증한 중등부 작품들 중 일부는 유감스럽게도 문장을 읽고 쓴다는 작가적 정체성을 형성하지 못한 채, 아이디어 차원의 온라인 콘텐츠적 문법을 창작의 기반으로 삼은 경우가 많았다. 두 수상자의 예심 작품인 탈출모방은 각각 현실 세계에 대한 예리한 문제의식을 중심으로 묘사와 서술을 통해 인물과 사건을 입체적으로 형성하고, 의미 있는 문학적 메시지를 도출하는 소설의 여정을 충실히 따르는 태도를 보여주었다. 이들의 진지한 노력이 보다 높은 차원의 결실로 발전해 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흥미로운 소재와 안정된 문장력으로 수준급의 작품이 많았던 고등부 심사는 한층 더해진 긴장감 속에 진행되었다. 금상을 수상한 최세하(서울 계성고 3)아프리카 코끼리는 덧니가 없다는 은유와 상징을 자연스럽게 활용하며 소설의 구조적 완결성을 추구하는 작가의 지향점이 분명한 작품이었다. 부조리한 세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동시에 풍자의 알레고리를 과감하게 결합시키는 선택이 돋보였다. 이는 예심작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평가와 맥을 같이 했다. 플라스틱 심장 사용법SNS 온라인 문화가 삶 자체와 동기화된 10대들의 분열된 내면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이상과 현실, 진실과 허상의 간극을 탐색하는 소설의 서사는 꽤나 전통적인 것이라 할 수 있지만, 당대성의 세계를 실감 나게 구축해 정교한 짜임새를 갖춰 문학적 메시지로 전달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얼핏 작위적일 수 있는 이중 계정모티프 역시 그러한 리얼리티를 바탕으로 설득력을 얻었다.

 

은상 수상자인 오리 날다의 박채은(경남 충렬여고 2), 떠난다는 것의 박하윤(경기 안양예고 2), 게로의 안녕의 정다예(부산 사직고 3) 역시 예심 작품으로부터 비롯된 신뢰에 부응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주의깊은 관찰력과 섬세한 감수성이 이들의 작가적 재능의 핵심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박채은의 규격 외 인간은 특수한 대상과 조건을 또래 문화와 연결지어 계층적 자의식을 부각시켜 눈길을 끌었고, 박하윤의 무인(無人)은 아파트와 택배를 둘러싼 특유의 사회문화 현상을 통해 현대성의 이면을 사유하게 했고, 정다예는 양과 염소의 시간에서 이주노동자와 도축업 같은 낯선 인물과 소재를 유연하고 세련되게 다루는 남다른 재능을 보여주었다. 수상자들이 시대적 모순을 향한 자신만의 날카로운 시선을 더욱 가다듬어가길 바란다.

 

동상을 수상한 김서현(충북 단양고 3), 김은별(서울 광영여고 3), 김지율(경기 고양예고 1), 이시온(경기 고양예고 1), 전하연(인천 옥련여고 3), 최세은(경기 고양예고 2), 최아원(경기 안양예고 3)의 작품은 독자들로 하여금 생동감 넘치는 문장을 음미하며 소설의 다층적 매력을 경험하게 할 것이다. 신선한 스토리텔링을 향한 열정과 핍진한 문학적 메시지를 쫓는 진정성이 이들의 잠재된 가능성을 한껏 북돋우는 마중물이 될 것이다. 그 새롭고도 과감한 도전에 미리 박수를 보낸다.

 

응모자도, 참가자도, 수상자도 2026년은 오래도록 대산청소년문학상으로 기억될 것이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응모, 참가, 수상은 그 어느 것도 그대들의 최종 결론이 아니다. 응모, 참가, 수상 그 자체에 고착된다면 문학은 제 영토에 결코 그대들을 들이지 않을 것이다. 그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앞으로 그대들이 읽어야 할 글, 그대들이 써야 할 글이다. 그 모든 글은 그대들의 가치관을 뒤흔들 것이고, 땀과 눈물을 요구할 것이며, 혹독하고 경이로운 진실 마주하게 할 것이다. 그리하여 끝내 그대들의 영혼을 아프고 단련시키고 아름답게 빛나게 할 것이다.

 

심사위원_김종광 백가흠 우다영 이신조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