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마당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예창작과 13학번 17명이 저지른 성폭력에 관한 대자보입니다.
글쓴이 : 대자보 날짜 : 18.12.16|조회 : 1146

우리는 해명하는 대신 서로의 손을 잡고 떨림을 눌러주었다. 불쌍해보이거나 약해보이는 게 비난받는 것보다 싫었으므로, 열심히 학교를 다니고 당당하게 행동했다. 그런 우리를 보면서 누군가는 별 일 아니었구나, 쟤네 멀쩡하네, 하고 생각했을 것이다. 우리는 왜 노력해야 멀쩡해보이는 사람이 되어야 했을까. 그 일이 있기 전까지 우리는 분명히 멀쩡했는데.

아는지 모르겠다. 네가 처벌로 잃어야 한다던 그 많은 것들을, 우리는 가져본 적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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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만 잊었다
―문예창작학과 13학번 남학생 단톡방 사건 관련 피해자 발언

피해자A
나는 잊지 않았다. 그 단톡방 속에서 나는 이름조차 없었다. 괴물, 태백산맥, 렝가, 오크... 너희는 나를 그렇게 불렀다. 나는 렝가가 뭔지 몰라서 인터넷에 검색해봤고, 그게 괴물의 생김새를 한 게임 캐릭터라는 걸 알았다. 술 취한 내 친구를 '덮치고' 싶은데 내가 옆에서 그걸 막는다며 커다란 산맥에 나를 비유하기도 했다. 너희는 대화 중 누군가 맘에 안드는 짓을 하면 그 사람에게 나를 강간하라고 말했다. 그러고 나서는 말이 심했다며 '서로에게' 사과했다. 나에게 '잘해줬다가' 내가 너희를 좋아할까봐 두려워했고, 때때로 너희에게 친절하게 굴었다며 '성격은 괜찮다'는 훈장을 먹이처럼 던져주었다. 문창과에 와서 너희는 내 머리크기와 허리둘레와 몸무게를 합평하고, 여자 동기들을 주어로 야설을 창작하고, 가장 자극적인 발언을 한 사람을 꼽아 '개존경'의 찬사를 수여하는 백일장을 열고, 이런 범죄 행위들이 혈기왕성한 20대 초반 남자들의 전유물이라는 양 '여자에 휘둘리지 않고 동기들마저 그저 강간 대상으로 여길 수 있는' 너희 스스로를 자랑스러워 하며 우정을 쌓았다.


피해자B
모든 걸 기억한다. 내가 치마를 입고 온 날이면 너희는 서로에게 내 손목을 붙잡고 어두운 곳으로 가라고 말했다. 몰래 사진을 찍어서 너희들끼리 공유했고, 짧은 옷을 입은 날이면 내 사타구니의 흔적을 찾겠다고 혈안이었다. 너희 중 한 명의 젖꼭지를 보면 내 얼굴이 생각난다고, 가슴을 만지고 튀면 관계가 진보하지 않겠냐고 성추행을 권유했다. 실시간으로 내 위치를 알렸고 술 취한 나를 데리고 찜질방으로 가는 내 친구에게는 눈치없는 년이라며 꺼지라고 욕을 했다. 나를 집으로 불러 정액 섞인 라면을 먹이라고, 내 팬티 냄새를 맡아보라고, 내 몸을 수색해야 하니 영장을 발부하라고, 내 앞에서 내 좆물받이가 되어줘! 하고 소리쳐보라고, 나를 주인공으로 야설을 쓰겠다고, 그런 명령이나 다짐을 하고는 우리 이 단톡방의 보안을 꼭 지키자며 의리를 공고히 했다. 스무 살이 된 걸 축하한다며 엄마가 사준 예쁜 옷들은 너희의 입강간 속에서 찢겨졌고, 신입생으로 하루하루 기대와 긴장 속에 있던 내 신체와 행동들은 너희의 시선강간 속에서 발가벗겨졌다.

피해자C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그 단톡방에서 내 이름은 그 자체로 조롱과 섹스를 뜻했다. “OO이랑 섹스하고 싶음?”, “OO 사진 보고 하는 행위를 하겠지”라는 말이 너희 사이에서 가장 큰 욕이었고, 내 ‘처녀막’이 얼마나 두껍고 강할지를 들먹이는 것이 너희의 유희였다. 나라는 존재는 지속적으로 성적 대상화되었고 누구도 그것을 제지하지 않았다. 내가 입은 옷은 하루하루 너희의 먹잇감이 되었다. 너희들은 내게 타이트한 원피스를 입은 것이 ‘교만’이며 나의 ‘생존이 곧 죄’라고 말했다. 입고 싶은 옷을 입었다는 이유로 나는 무차별적인 비난과 혐오의 대상이 되어야했다. 너희는 나뿐만 아니라 수많은 여성들의 얼굴과 몸매를 평가했다. 판사는 누구도 쉽게 넘어갈 수 없는 치욕적인 말들을, 너희의 이름과 함께 판결문에 인용함으로써 영영 남겨두었다. 누군가 우리 이 단톡방을 들키면 어떡하냐고 묻자 했던 대답; “지들(학과 여학생들)도 나중엔 갱년기 직전엔 박히고 싶어서 물 질질 흘리고 박아달라고 알아서 벌릴텐데 뭐”. 그러므로 너희의 입강간은 정당한 것이라며 너희는 즐겁게 웃었다. “든 건 없고 안 이쁜애들=아우슈비츠”, “든 게 없고 보슬인데 못생김=연락해라 한달 만나보고 죽일지 버릴지 결정할게”, 이것이 너희의 '일상적인' 대화였다. 너희는 여자를, 우리를 강간하고 죽이는 게 세상에서 가장 즐겁고 쉬운 일인 양 떠들어놓고, 우리가 제시한 처벌은 너무 가혹하다며 우리를 원망했다. 너희들에게 여성이란 인간 이하의 존재였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나는 인간도, 여성도 아니었다. 나는 이 단톡방을 다 읽은 후 소송을 거치는 내내 심한 식이 장애와 대인 기피증, 우울증을 겪었다. 하지만 너희들은 너희에게도 나름의 상처가 있다며, 내 고통에 대해 과도한 망상으로 쓴 소설이라고 말한다.대학 생활도, 내 연애도, 내 스무살도, 내 마음도 찢겨지고 발가벗겨진 채 오늘이 됐다.

방관자N
나는 남자였다. 그래서 너희들은 나를 ‘단톡방 유출자’나 ‘배신자’따위로 불렀다. 나는 단톡방을 나갔고, 너희들은 뒤에서 수군댔다. 일이 터지고 나서도 뻔뻔한 얼굴로 말을 걸어오는 너희들이 두려웠다. 나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으나, 너희들의 말 속에선 모든 게 내 탓이었다. 남들이 나를 보는 시선들이 두려웠고, 내가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주는 존재일까 두려웠다. 늘 길의 끝부분을 따라 걸었고, 마주오는 다른 사람의 눈빛과 표정을 살폈다. 가끔씩 캠퍼스에서 다른 선후배들과 즐겁게 웃으며 나란히 걸어오는 너희를 볼 때면 나를 발견할까봐 얼른 다른 길로 발길을 돌렸다. 내 집을 알고 있는 너희가 찾아와 나를 해코지할까봐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혼자 사는 게 두려워졌다. 내 삶의 모든 게 엉망진창이 되어가는 중에도 강의실에서의 너희들은 즐겁고 건강해 보였다. 내 옆에는 너희가 난도질한 내 친구들이, 피해자들이 있어서 한때 그 단톡방에 속했던 나는 이런 두려움을 숨겨야 했다. 그래서 나는 지금 신경정신과를 다니고 약을 먹는다.

2년 만에 남톡방 사건을 공론화하고 너희를 처음 대면했을 때, 너희는 순종적인 얼굴로 앉아서 우리를 쳐다봤다. 지난 2년 간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미안한 표정이, 교수님들 앞에서는 참 쉽게 나오는 것 같았다. 우리는 너희를 마주보기 위해서 책상 아래로 손을 맞잡고 서로의 떨림을 눌러주었다. 너희는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그치만 단순가담자일 뿐이었다고, 단톡방은 마치 목욕탕의 남탕처럼 남자애들끼리 비밀스럽게 주고 받은 사적 메시지들일 뿐이었다며 '징계가 무겁다'고 토로했다. 단톡방을 몰래 빼낸 우리에게도 잘못이 있다고 했다. 그 말을 한 너의 옆에 앉은 또다른 네가, 우리에게 단톡방을 유출한 당사자였다. 그 사실을 말하자 너희들은 놀랐고 태세를 바꿨다. 한 명은 자신도 고등학교 시절 외모로 인해 놀림을 당한 트라우마가 있다며, 본인의 학교 생활이 우수했으므로 만일 이 징계를 받아들일 경우 다른 가해자들과는 다르게 자신이 "잃을 게 너무 많다"고 울먹거렸다.

나는 아직도 롤 하는 사람이 무섭다. 피씨방에 가면 롤 효과음이 들리는데 그게 무서워서 피씨방에 가지 못한다.
나는 어디서 찰칵, 하는 소리가 들리면 심장이 뛰고 그 공간에 있기 힘들다. 옷을 입을 때마다 너무 짧지 아닐까, 속옷이 비치지는 않을까 한참 거울을 보다가 갈아입고 집을 나선다.
나는 지금도 사람들의 시선이, 남자들의 시선이 두렵다. 살이 쪘다는 이유 하나로, 내가 하는 모든 행동과 입는 옷 하나하나가 그들에게 비난당할까봐 무섭다.
방관자였다는 죄책감으로 법정에서 증언해 준 친구는 우리보다 더 힘든 시간을 지낸다.


우리는 2년 간 학식에서 밥을 먹지 않았다. 학과 행사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아예 휴학을 하기도 했다. 학교를 다녀야 할 때는 조용히 살았고, 너희가 듣지 않는 고학년 수업을 골라들었다. 조용하고 사람이 없는 길로 돌아서 다녔다. 학교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지 않았다. 너희들 중 누군가와 말을 섞어야하면 섞었고, 팀플을 해야하면 했다. 책 잡히기 싫어서 더 열심히 했고, 더 스스로를 검열하며 살았다. 너희는 술 마시고 연애하고 울고 웃고 때때로 우리 얘기를 너네 입맛에 맞게 안줏거리 삼는 동안, 우리는 사람들이 말하는 대학생활을 우리 삶에서 지우고, 대학졸업이 유일한 목표인 사람처럼 학점을 채웠다. 많은 동기, 선후배들은 너희가 나눈 대화의 수위를 몰랐고 너희가 술 마시고 하는 푸념을 믿고 우리를 비난했다. 우리는 해명하는 대신 서로의 손을 잡고 떨림을 눌러주었다. 불쌍해보이거나 약해보이는 게 비난받는 것보다 싫었으므로, 열심히 학교를 다니고 당당하게 행동했다. 그런 우리를 보면서 누군가는 별 일 아니었구나, 쟤네 멀쩡하네, 하고 생각했을 것이다. 우리는 왜 노력해야 멀쩡해보이는 사람이 되어야 했을까. 그 일이 있기 전까지 우리는 분명히 멀쩡했는데.

아는지 모르겠다. 네가 처벌로 잃어야 한다던 그 많은 것들을, 우리는 가져본 적도 없었다.


2016년 11월 3일, 징계가 과하다며 네가 학교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너는 패소했다. 그런데 우리는 별로 기쁘지가 않다. 어차피 뒤에서 너는 또 가련한 피해자가 될 것이고, 예민한 우리가 '소설을 써서' 피해를 본, 그렇지만 다른 남자동기-가해자들을 위해 법적 대응까지 불사한 영웅이 될 테니까. 그런 말을 한 사람들이 #문단_내_성폭력 해시태그가 달린 글에 좋아요를 누른다. 우리는 너희가 잘 사는 모습을 보는 게 고통스러워 sns도 하지 않는데, 너희는, 피해자인 우리를 의심하고 비난하고 가해자를 두둔하며 가해자와의 의리를 과시하던 너희는 그런 알량한 클릭 몇 번으로 정의로워지고 페미니스트가 된다. 너희가 가해자를 두둔하고 학과의 처리 방식이 지나치다고 '여론'을 만들던 때에 우리는 우리의 피해를 입증하느라 밤새 진술서를 쓰고 지인들에게 탄원서를 부탁했다. 그렇게 밤을 새고 학교에 가면 네가 있고 너희가 있었다.



많은 사람에게 피해 사실을 입증했고, 우리의 고통을 설득했고, 그리하여
법원 판결문에서조차
1)이 사건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한 성적표현 및 외모 비하의 정도가 결코 가볍지 않고
2)가해자가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반성하지 아니하였던 것으로 보이며
3)가해 행위는 형법상 모욕죄를 구성하는 범죄행위에 해당될 개연성이 커
4)무기정학이라는 학교 측의 징계가 적절하다고 말하는데도,
우리는 여전히 비난을 예감하고 그걸 감수하기 위해 심호흡 한다. 육체적 성폭력을 당한 것도 아니고 3년 전에 말 몇마디 들은 걸로 왜 저렇게까지 하냐는 너희 물음에 대답하기 위해서 우리는 자료를 모았고 진술서를 썼고 재판에서 증언했으며 승소했다. 이제는 우리가 너희에게 묻고 싶다. 대체 우리를 비난하고 우리에게 고통을 준 너희에게는 어떤 근거가 있는지. 너희의 어떤 자료와 어떤 진술과 어떤 증언이 그렇게 신빙성 있고 논리적이고 적합해서 피해자인 우리를 예민하고 상종 못할 인간으로 단죄하고 판단했는지.
대답할 수 없다면, 지난 3년 간 우리가 그랬듯이, 이제는 너희가 우리를 의식하고 침묵하길 바란다. 우리는 누구도 용서하지 않았고 않을 것이다. 피해자인 우리는 가해자인 너희가 우리만큼 고통스럽게 살았으면 좋겠다. 피해자인 우리는 가해자인 너희보다 당당하고 정당하게 살고 싶다. 너희는 너희가 한 말들을 기억하지 못한다. 우리는 너희가 한 말들의 토씨 하나 잊어본 적이 없다. 우리는 피해자이기를 원한 적 없으나 피해자가 되었다. 너희는 너희의 행위로 말미암아 가해자가 되었다. 우리는 이 자명한 차이를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이후로 우리는 가해자들에게 정당한 제도적 처벌이 이뤄지도록 여러 눈 뜨고 지켜볼 것이며, 앞으로 가해질 우리를 향한 비난에 적확한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다. 우리는 이제부터 정말로 멀쩡해질 것이다.


※본 대자보에 적시한 사건 내용 및 진술 인용은 모두 법정에서 증거로 채택된 텍스트 파일 및 녹취 파일을 기반으로 합니다. 피해자들은 상기 내용의 진실성을 증명할 모든 증거 자료를 가지고 있음을 명시합니다. 피해자들은 학교 측에 이후 일어날 학내 성희롱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중심주의적 해결을 위한 요구안을 제출한 상태이며, 당연하게도, 또다른 우리인 모든 성희롱 성폭력 피해자분들께 지지와 연대를 표합니다.


11월 22일 피해자들에 대한 2차가해가 발생하였습니다.
현재 대다수 가해자들이 가시적이거나 공식적인 징계를 받지 않은 상태이고 피해자들은 해당 사건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주변인들이 감지 가능한 정도의 정신관련질환을 앓고 있습니다. 피해자, 가해자 누군지 명확히 지목하지 않은 채 '걔'라고 지칭하고 '이거때매그래됐나'라고 서술하는 댓글을 보면 피해자들은 본인들에 대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끼고, 자신이 피해자라는 사실이 공동체 내부에 공공연히 밝혀질 수도 있다는 압박을 받습니다. 이런 행위가 대자보에서 피해자들이 대응하겠다고 말한 2차 가해입니다.
그리고 사적인 계기로 피해자가 누군지 알게 되었더라도 그 사실을 공개적 장소에 댓글로 남기는 행위는 전형적인 2차 가해에 해당합니다. 댓글 작성자의 지인 중 하나로 피해자 범위가 좁혀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셔야지요. 피해자들은 가해자들의 실명조차 거론하지 못하는데 피해 호소문 댓글에서 피해자가 누군지 알게되었다는 반응이 나오는 게 맞는 일입니까.
또한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 있어,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피해자와의 경험을 근거로 들어 피해자의 인성을 평가 절하하는 행위는 피해 사실 자체를 축소하고 부정하는 가장 심각한 종류의 2차 가해입니다. 댓글게시자께서는 그 발언이 단톡방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말씀하셨지만, 이런 피해를 입은 피해자에게 이 시점에 '피해자 코스프레'라는 워딩이 어떤 맥락과 행간 속에서 읽힐지를 정말 모르시겠나요?

본인의 댓글로 인해 피해자가 입은 죗값은 치르겠다고 하시어 여기까지만 밝힙니다. 원하신 대로 '신분과 지위'라고 표현하셨던 실명 및 프로필 사진 등 본인임을 유추할 수 있는 모든 정보 가려드렸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관심을 가져주시는 점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피해자들의 고통을 가십으로 소비하지는 말아주세요. 피해자들은 이 대자보를 붙이기까지 3년 간 수많은 최악의 경우를 상상해보고도, 공론화 없이 지나가면 영영 후회할 것 같아서 이번 일을 진행했어요. 피해자들이 안고 가야만 하는 고통은 이미 분명히 존재합니다. 얹어주지 마세요. '본인도 모르는 새' 2차 가해하지 마세요.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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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naver.com/main/read.nhn…

문예창작학과 13학번 남톡방 사건 기사가 떴습니다.
여러가지 사정으로 가해자들의 발언들을 직접 인용할 수 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 세상은 보이는 것 보다 훨씬 더 끔찍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2013년이면 학교에 다닐 때다. 나뿐만 아니라 이 대자보를 읽을 많은 사람들이 학교에 있을 때다. 나는 이 사실을 전혀 모른 채 2년에 가까운 시간을 지냈다. 당연히 몰랐다고 해서 그 일이 나와 관련이 없는 것이 아니다. 피해자들이 내 친구들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러나 그 이전에.
누군가가 누군가를 두고 저런 말을 내뱉는 것이 가능하게끔 내가 일조했음을 알기에, 저러한 발언이 오가는 현장에 있었더라도 문제의식을 못 느꼈을 것이라는 의혹이 스스로에게 들기 때문에, 억울하다는 가해자들의 말을 들으며 가해자들의 억울함에 공감했을지도 모르게 때문에. 하지만 피해자들이 느꼈을 감정은 상상조차 못 했을 것이라고, 생각조차 하지 않았으리라 확신할 수 있기에 그러하다. 그러니까 나는 방관자다.
내가 방관해서 일어난 일에 대한 책임 마저 방관 할 수는 없어서, 방관하고 싶지 않아서 글을 올린다. 당신도 당신이 방관자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에 대한 정말 미미한 책임이라도 다하고 싶다면 이 글을 공유해 달라. 그리고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서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끔 다같이 애써달라.










익명1 18/12/16 [11:1] 수정 삭제
분노하고 연대합니다. 대산문화재단은 이런 만행을 저지른 인간을 수상자로 정녕 결정할 것인가? 재단의 명예를 실추하고 피해자들의 외침을 무시할 것인가? 지켜볼 것입니다.
ㅇㅇ 18/12/16 [04:1] 수정 삭제
진짜 사람이 할 수 있는 짓이 아닌 것 같습니다. 대산 문화재단은 이번 사태에 대해 신속히 수상 취소결정을 내려주십시오. 꼭 올해에 해당 수상자가 없어도 진정한 문학계의 정화와 미래를 위해 충분히 성범죄자가 아닌 다른 우수한 학생들을 내년도에 선정하실 수 있습니다.
ㅇㅇㅇ 18/12/18 [11:1] 수정 삭제
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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