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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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 날짜 : 18.12.16|조회 : 433


삶에서 처절한 순간을 직면한 많은 이들이 글을 쓰기로 다짐했을 거라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그들은 엉망진창인 삶 속에서 글을 매개로 희망을 보는 사람들이니까. 박거호 학생의 수상에 모두가 박수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 있겠죠. 우리가 직면했던 그 순간들보다, 이번에 '부정'이라고 일컬어지는 심사, 그리고 그 결과가 더 처절하니까. 삶에서 배신을 느끼고 글을 쓰자 다짐한 이들은 글에 배신을 느꼈을까요, 아니면 삶에서의 더 큰 배신을 느꼈을까요. 이 시스템 안에서 얼마나 더 좋은 글이, 더 절박하고 간절한 사람들이 뒷전으로 밀려났을지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어쩌면 몇몇 이들은 이번 대산 대학 문학상에 작품을 투고하면서 마지막 기회라고 끊임없이 되뇌었을지도 모릅니다. 부정 심사의 가능성이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다면 이제 그만 쓰겠다 그렇게 말 했지만 언젠가는 다시 돌아보고 또 돌아오고 계속 글을 썼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이번 결과는 많은 학생들에게,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앗아갔습니다. 우리가 말로는 이번이 마지막이야 얘기하지만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기회, 그래도 누군가는 내 글을 알아봐 줄 날이 올 것이라는 믿음, 더 나아가 박거호 학생이 일으킨 무수한 폭력 속에서 그래도 살아갈 것이다 다짐했던 피해자들의 순간들을 말입니다. 저는 늘 모두에게 계속 쓰자는 말을 합니다. 하지만 오늘을 두고두고 기억하게 된 이상, 더는 그렇게 말할 수 없을 겁니다. 우리는 이렇게 우리와 비슷한 이들을 붙잡을 만한 이유와 구실 또한 잃었습니다.
 
현재까지 재단 측은 어떤 해명도 입장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조속히 심사 경위를 공개하고 심사위원과 그 심사위원에게 2주 전 해당 소설로 합평을 받았다던 박거호 학생에 대해 입장을 밝혀주세요. 이후에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 또한 명확히 얘기해주십시오. 

희망을 보려는 사람들에게 자꾸만 절망을 안겨주려고 하지 말아주시길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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